
태백 맞선과 백령도의 첫 데이트에 이은 두 번째 데이트.
희열에 들떠 구름과 바람을 탔던 그 기분은 이어질 수 있을까?
구두를 닦고 양치질도 공들이며 정성껏 준비하는데 문득 엄습하는 불안감.
남도음식에 넘어가 이번의 만남이 이태백 달놀이가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인지 기대인지 헷갈리는 이 기분은 뭔가.
그렇지 않아도 좀 부실한 행색이 당신께 부담이 되던데
주지육림 속에서 나의 다양한 잿밥 욕심이 연사로 자동 노출되지는 않을까?
당신의 완벽한 데이트 장비 일습과 단정한 차림새
지나가던 새들도 불러 모으는 청량한 웃음소리를 떠올리면
난 뭐, 니꾸사꾸는 등산용이지
키가 크냐 지혜가 깊냐 머리숱이 많냐,
쓸데없는 코털은 또 왜 이리 빨리 자라고 ㅜㅜ
동행하는 사람들이 많았을 때는
부끄러운 낯짝을 묻어 은폐할 수나 있었는데
열여덟 명이 뭐냐, 열여덟 명이.
1착입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