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늦은 밤 컴퓨터를 켰다. 사진에 맛을 들이고나서부터는 늘 있는 일상이다. 블로그를 열자 바로 눈에 들어온 것이 신미식 작가님의 블로그 글이었다.
‘6기 한겨레 포토워커숍 참가자 모집.’
눈이 번쩍 띄었다. 그동안 참가하고 싶어도 전업주부로 사는 나로서는 며칠씩 집을 비울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서울에서 1박2일 코스가 아닌가. 망설임 없이 신청을 했다.
주제는 서울의 공원이었다. 10장의 사진에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잘 전달해야 한단다. 그동안 한 장 한 장의 단편적인 사진만 찍어오던 나에게는 너무나 어렵게 느껴지는 숙제였다. 어느 공원으로 가야할지부터 어려웠다. 결국 워커숍 당일 곽윤섭 기자님이 계신 북서울꿈의숲 공원으로 갔다. 공원에는 상쾌한 가을 햇살이 반짝였고, 견학 온 학생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무엇을 찍어야 하지? 우선 눈에 많이 띄는대로 찍었다. 그런데, 찍어 놓은 사진들은 그냥 스쳐지나가는 모습일 뿐, 나 스스로도 내가 무슨 얘기를 하는 지 알 수가 없었다.그래서 아이를 찍어주는 엄마의 모습만 찍어보기로 했다. 하지만, 난 이 주제에도 더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멀리서 몰래 훔쳐보듯이 후다닥 찍었다.
저녁 사진리뷰 시간, 신미식 작가님은 피사체에 더 다가가지 못한 단점을 콕 집어내셨다. 내 사각의 틀 속에는 불필요한 것들이 너무나 많이 들어가 있었고, 피사체 자체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었다. 모든 선생님들이 강조하시는 ‘피사체에 한 발 더 다가가라’는 명제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걸음마를 시작하는 아이가 곧 뛰어다니게 되듯이, 나의 걸음마도 한 발 내디딘 느낌이다.
신상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