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기 춘천 한겨레포토워크숍 우수상 소감/ 김원
가벼운 마음으로 참가한 워크숍이었고 끝까지 참석하지도 못했는데 수상자라고 하니 쑥스럽고 민망하기 그지없다. 물론 감사한 마음이 앞선다. 수많은 사진들이 넘쳐나고, 수도 없는 사진가들이 사진을 찍지만 정작 사진의 역할이 없어진 것 같아 사진을 찍을 때마다 내 사진에 대해 고민하곤 한다. 책을 읽으면서도 마찬가지이다. ‘김수영을 위하여’에서는 ‘내가 찍는 사진의 단독성과 보편성’을, ‘투명사회’에서는 ‘사진의 직설보다는 은유’를,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에서는 ‘말이 필요없는 사진의 공감’을 수없이 되뇌었지만 카메라를 손에 들면 마음이 급해지는 것을 보면 아직도 사진의 길은 먼 것 같다.
솔직히 춘천에서는 마음 편하게 사진을 찍었다. 오랜만에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다른 사람들은 어떤 느낌으로 어떤 사진을 찍는지가 궁금해서 참가한 워크숍이었다. 춘천역 앞 미군 부대 흔적, 넓은 호수, 자전거 타는 관광객, 오래된 시장과 재개발될 낡은 기와집, 도시 속 농촌을 살아가는 토박이 노인들, 이런 직설을 상징 속 은유로 불러내어 말이 필요없는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나만의 사진은 어떤 것일지 머릿속에 고민이 되었지만 손과 발은 그저 앞서갈 뿐이었다. 그래도 내 사진에서 춘천의 모습이 조금이라도 보였다면 다행이라 생각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김원(48ㆍ회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