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적인, 비정상적인

사진마을 2018. 04.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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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 개인전 ‘또 다른 도시(Another City)’가 서울 충무로 갤러리브레송에서 열리고 있다. 4월 14일까지. 이번 전시는 김동진의 지난해 전시 ‘버스-희망공간’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본인이 말했다. 9일 갤러리브레송에 들러 사진을 둘러보고 김동진 작가와 인터뷰를 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김동진 작가는 사진과 무관한 직장에 다니면서 취미로 사진을 찍어왔다. 그러다가 진지하게 사진을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 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했고 지난해에 졸업했다.

 -대학원을 마치고 나니 사진공부에 대한 갈증이 해소가 되었는가?
 “어느 정도는 그렇다. 대학원도 하고 지난해와 올해 사진전시를 하게 되니 이제 내가 가야할 길이 보이는 것 같다.”
 
 -지난해 전시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거리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이걸 찍는 이유가 뭔가?
 “서민들의 일상을 찍는 것이다. 왜냐하면 나도 서민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보는 모습, 흔히 보는 서민들은 항상 즐겁거나 편할 수는 없다. 삶은 불편하기 일쑤다. 그럼에도 그 안에서 행복을 찾는 것이 우리네 삶이다. 이번 전시가 지난해 ‘버스-희망공간’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하는 것도 그런 뜻이다. (이번 전시는) 박탈당하고 소외당한 서민들의 일그러진 모습들이 더 강해졌다. 나의 메시지가 더 강해진 것이다.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할 수 있을까? 이번 전시에 걸린 사진 속 인물들은 모두 우리의 이웃이다. 조금 불편하게 보일 수도 있다. 이 모습들은 나를 포함한 우리의, 우리 시대의 자화상이다. 내가 저기에 있다. 내가 거리에 있다.”
 
 -직장에 다니면 사진은 언제 찍는가?
 “아주 가벼운 카메라를 하나 들고 다닌다. 출근길에 늘 카메라를 손에서 놓지 않는다. 주말에는 제대로 찍으러 다닌다. 걷는 것을 워낙 좋아한다. 구포시장, 자갈치, 국제시장, 다대포, 송정 등을 걷는다. 열차도 타고 버스도 타고 돌아다닌다. 서면에서 만덕까지 걷는다. 직장에 다니면 생활기반이 안정적이 되어서 나의 사진 작업이 더 순탄하다. 생활도 못하면 사진에 몰두하기가 더 어려울 것이다. 지금의 생활에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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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 작가가 직접 쓴 작가노트를 전량 옮겼다. 그의 생각이 잘 드러난다.


 
 세상에 정상과 비정상이 있을까? 우리는 이 정상이고 비정상인 삶을 명확하게 구분 지을 수 있을까? 우리가 생각하는 정상적인 세상은 어떤 세상인가? 세상은 아름답고 따뜻한 삶을 원하며, 올바른 사회를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아름답고 따뜻한 모습을 좋아한다. 세상의 모습에서 아름답고 따뜻하고 정상적인 모습을 보려고 한다. 또한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거나 언행을 하면 이상한 사람으로 마녀사냥 하듯 몰아붙인다. 이뿐만 아닌 소외, 외면, 박탈, 무관심으로 우리 사회는 자신의 생각과 다르면 비정상이라는 이중적 태도로 비정상은 사회에 존재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 한다. 비정상은 우리의 다른 모습이지 우리가 배척하고 외면하여야 할 대상이 아니다. 사람의 성격은 제각각 다르다. 그렇다고 하여 그 사람이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없다. 그 사람이 나와 성격이 다르다고 하여 외면하거나 소외시켜서는 곤란할 것이다. 우리의 서로 다름으로 우리가 함께 어울려 가야할 서로인 것이다. 우리의 생김이 서로 다르지만 같은 인간으로서 함께 어울려 살아가듯 말이다. 사회는 서로 다름이 섞여 만들어가는 세상으로 다르다고 하여 차별하고 배척한다면 정상적인 사회는 비정상적 사회를 전염병처럼 만들어 갈 것은 자명한 사실일 것이다. 정상과 비정상이 서로 포용하고 서로 다름이 어울려가는 사회가 우리가 지향해야 할 올바른 태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따라서 비정상은 소위 정상이라고 하는 일방적 태도가 낳은 산물의 한쪽일 것이다. 프랑스의 철학자 블레즈 파스칼은“피레네 산맥의 이편에서는 진리가 저편에서는 오류가 된다”라고 말하였다. 자신의 잣대로 남을 함부로 재단하고 평가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이것이 정상과 비정상의 서로 다름이고 차이일 것이므로 우리 사회는 비정상을 통해 정상이라고 믿는 비정상을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나는 버스와 지하철, 열차 등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며, 도시와 시장, 해변 걷는 것을 좋아한다. 그 이유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국제시장과 자갈치 시장을 포함하는 남포동 일대와 다대포와 해운대, 송정 등 해변, 영도, 구포 등 부산을 상징하는 장소와 대중교통이 주요 촬영 공간이 되었다. 이곳에서 세상의 진실된 삶과 소통하기 위해 도시를 걷고 세상과 만나며 다녔다. 도시를 걷고 세상과 만나는 현실은 즐거우리라 생각했지만 그 반대의 사회와 마주했던 kdj001.jpg마음은 아팠다. 따라서 우리들의 일그러진 얼굴처럼 현대인의 광기로 그려진 반대의 삶을 다루는 슬픈 현실과 직면해야 했다. 화려한 앞모습에 가려진 익살스럽고 재미있는 피에로처럼 포장되어 살아가는 사회의 감추어진 얼굴을 드러내어야 했다. 결국 가려지고 소외되고 상처 입은 세상을 비추는 작업이 되었다. 그동안의 사진들은 우리 주변의 모습에서 흔히 볼 수 있거나 스쳐 지나가는 일상적 모습이다.
 
 사회를 정상적인 모습보다 비정상적인 상황에 관심을 두고 작업하였다. 정상이 비정상을 지배하는 구조로 인해 발생하는 소외, 외면, 박탈, 욕망, 갈등 등 사회의 비정상적인 모습을 비추고자 하였다. 이는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이중적 태도와 정상이라고 하는 일방적 갑질 형태가 낳은 결과물의 산물이다. 흑백의 논리도 좋지만 그것은 언제까지나 건강한 사회를 위한 논리일 때 필요할 것이다. 그 흑백의 논리에 의해 희생되어지는 다른 한쪽에 대한 배려 또한 필요하다. 우리는 하나의 구성원이지 다른 존재가 아니다. 그 구성원을 이탈시키는 행위와 논리는 자기의 이익과 권리만을 쫓는 또 하나의 권력이란 일탈행위 일 수 있다. 사회에 전염병으로 만연해 있는 비정상의 모습에 관심을 두면서 정상이라고 말하는 세상의 이면을 생각하게 하고 싶었다.     김동진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사진/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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