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송도 카파도 못 찍는 아줌마들의 힘

곽윤섭 2011. 06. 03
조회수 12075 추천수 0

 30대 이상의 여성만 참여한 공모전, 생활이 팔딱팔딱

 좋은 사진 어떻게 찍나? 나만의 다른 사진이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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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영

 

 앙리 카르띠에 브레송이나 로버트 카파가 다시 살아서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결코 찍을 수 없는 사진들이 있습니다. 카메라를 다루는 기술, 사안을 바라보는 예리한 통찰력, 순간을 놓치지 않는 순발력 등만 따지자면 브레송과 카파 외에도 걸출한 고수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고수들도 이런 사진은 찍을 수가 없습니다.

 대우건설의 주택문화관 <푸르지오밸리>가 4일부터 가족의 소중한 일상을 담은 사진전을 개최합니다. 전시되는 사진은 <푸르지오밸리>쪽에서 지난 두 달 동안 진행했던 ‘2011 주부 사진 공모전’에서 당선된 사진들입니다. 공모전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은 ‘30대 이상의 여성’ 딱 한 가지였습니다. 어느 공모전이나 마찬가지이지만 초반엔 참가자의 숫자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공모전 참가를 위한 사진 찍는 요령에 대한 강의를 했고 “사진이 얼마나 쉬운지” 설명했습니다.

 

전문가 사진과 생활사진가 사진 섞어놓고 골라보라 하면


 사진 강의에선 전문작가의 사진과 생활사진가의 사진을 비교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필자가 찍은 사진과 필자가 가르친 수강생들이 찍은 사진, 전국 곳곳에서 보내온 독자들이 찍은 사진을 섞어서 보여주고 고르게 하는 것입니다. 결론은? 당연히 못 골라냅니다. 이름을 보여주기 전에는 파악할 수가 없습니다. 다음으론 좋은 사진이 어떤 사진인지에 대해 토론을 해봅니다.
 [과연 우리는 어떤 사진을 좋은 사진이라고 부르고 있는가? 혹시 한국에서 손꼽히는 아무개 선생의 사진이라고 하면 무조건 좋다고 추종해오진 않았는가? 포털사이트의 사진갤러리에서 1면에 걸어두거나 ‘오늘의 사진’에 뽑히면 무조건 좋은 사진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는가?]
 그랬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이제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그럼 정말 좋은 사진은 뭐란 말인지 묻습니다. 30대 이상의 여성(주로 주부)들을 모신 강의라고 해서 더 쉽게 말하진 않았습니다. 늘 하듯 같은 눈높이로 설명했습니다. 전몽각선생의 ‘윤미네집’을 예로 들고 김기찬선생의 ‘골목 안 풍경’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한겨레신문 사진마을 렌즈세상에 올라온 전국 각지에서 생활사진가들이 찍은 사진들을 보여줍니다. 한 번의 예외도 없이 어느 곳에서나 수강생들이 가장 맘 편하게 생각하는 사진은 생활사진가들의 작품이었습니다. 이제 강의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좋은 사진은 없습니다. 남들과 다른, 나만의 사진이 있을 뿐입니다. 남들과 다른 사진을 찍는 방법은 가족, 친척, 친구, 이웃을 찍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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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진

 


 공모전에는 총 497장의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대부분 사진들은 자신의 집에서 아이들을 찍고 조카를 찍고 이웃집에서 놀라온 꼬마들을 찍은 것입니다. 제가 1차 심사를 한 뒤 주최 쪽에서 최종 20장을 선별했습니다. 20장에 들지 못한 사진 중에서도 재미있고 따뜻한 것이 많았지만 늘 그렇듯이 뽑히고 뽑히지 않은 사진의 차이는 아주 작습니다. 단지 20장으로 규정을 해둔 탓이므로 뽑히지 못한 사진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모든 사진들에 각각 저마다의 고유한 이야기가

 

 박혜진님의 ‘형제’엔 빡빡머리 동생과 형이 등장합니다. 카메라를 들이대니 장난꾸러기 형이 동생의 머리에 발을 얹었습니다. 장진석님의 ‘남매의 사진찍기 놀이’는 놀라운 순간포착과 생생한 표정이 살아있습니다. “작은 애가 더 귀엽다고 했더니 큰아이가 자기도 잘할 수 있다며 포즈를 취했는데 찍고 나서 보니 옆에 있는 둘째의 표정이 들어있었다”고 사연을 보냈습니다. 김현숙님의 ‘에구 힘들어’도 걸작입니다. “온 가족이 할머님 생신 날에 함께 식사를 마치고 막내딸을 찾고 있는데 어디 숨어있는지 이리저리 살피는 중, 테이블 밑에서 두 손으로 잡고 올라오면서 천사의 미소를 지었다”는 사연입니다.
 나머지 모든 사진들에도 각각 저마다 고유한 이야기가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브레송이나 카파가 살아 돌아와도 이런 사진은 못 찍습니다.
 
 전시는 15일까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푸르지오밸리 갤러리에서 열립니다. 갤러리에선 늘 커피가 무료로 제공됩니다. 일요일과 공휴일은 문을 열지 않습니다. 02-556-5218~9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kwakcli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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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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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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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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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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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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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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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하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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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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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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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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