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싸면 역으로 속는다, 액세서리에서 덤터기

사진마을 2017. 07. 04
조회수 3762 추천수 0

 
[카메라 뭘 어떻게 살까]
  

음식 인물 여행 맞춤형 따로 없고
제조사별로 품질도 엇비슷
입문-중급-전문가급 따른 차이뿐
  
병행수입품은 본사가 보증 안해
고장 나면 수리비 20% 더 들어
  
보디와 렌즈 외 곧잘 놓치는
생각지 못한 비용이 20만원 정도
  
메모리카드 충전기 등 액세서리
너무 깎으면 병행수입품 슬쩍
 
미러리스가 DSLR보다 대세로
가볍고 흔들림 적은 게 강점
  
표준-망원 렌즈 두 개 버겁다면
18~200㎜ 렌즈 고를 수도

 

photo01.jpg » 지난달 11일 충남 서천군에서 열린 한산모시문화제 행사장에 모여든 사진가들이 다양한 자세로 축제를 찍고 있다.

 

 

얼마 전에 사진철학과 관련해 깊이 있는 강의를 두 시간 넘게 하고서 질문을 받았다. 첫 질문이 나왔다. “카메라는 뭘 사면 되나요?” 청중 사이에 가벼운 웃음이 번져나왔지만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성의 있게 답변을 해드렸는데 질문자는 못내 아쉬운 표정이었다. 그래서 기자가 직접 지난 3일 서울 남대문에 있는 한 카메라 가게를 찾아가 주로 초보자를 위한 카메라 구입 안내기를 쓰기로 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페친들의 질문을 모았고 이를 바탕으로 가게 사장님과 인터뷰했다. 그 내용을 질문, 답변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가족, 음식, 인물, 여행에 맞춤형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카메라와 렌즈가 따로 있을까?
 “그런 것은 없다고 봐야 한다. 카메라라면 무겁고 가벼운 것, 비싼 것과 싼 것, (연사 속도나 셔터 반응 속도, 자동초점 반응 속도 등이) 빠른 것과 비교적 느린 것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렌즈는 기본적으로 초점거리에 따라 광각, 표준, 망원 계통이 있으며 가까운 것을 확대해서 찍는 접사렌즈 정도가 있다. 하늘에 뜬 달처럼 아주 멀리 있는 대상을 찍으려면 600㎜ 같은 초망원렌즈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 외 따로 음식을 찍는 데 유리하거나 인물을 찍는 데 유리한 렌즈란 없다. 어두운 곳에서 유리한 밝은 렌즈(조리개 수치가 작을수록 밝으며 비싸다)가 있으니 실내의 인물이든 행사든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음식 사진을 잘 찍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으나 상업적으로 찍는다면 전문가의 영역이니 별도의 조명이 필요할 것이다. 일반인은 거기까지 신경 쓸 일이 아니다. 캐논의 경우엔 80D 계열이면 스폿측광이 가능하니 작은 부위를 기준으로 노출을 잴 수 있어 정확한 노출이 가능하고 생생한 음식 사진을 찍는 데 유리할 것이다. 예산에 맞는 것을 사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뭘 사야 하는지 이야기해주면 좋겠다. A사가 좋은가? B사가 좋은가?
 “제조사별 차이는 거의 없다. 같은 제조사 안에서 입문자용, 중급용, 전문가용에 따른 기능의 차이는 분명히 있다. 연사의 속도, 고감도 상황에서 노이즈 정도, 보디의 소재 등에서 차이가 있다. 입문자용 디에스엘아르(DSLR)라면 브랜드 중의 하나 예를 들어 캐논의 800D와 18~55㎜ 렌즈 세트의 경우 85만~90만원 선에서 구입할 수 있다. 여기서 한 단계 더 욕심을 낸다면 80D와 18~135㎜ 세트가 있다. 170만원 선이다. 더 나아가 크롭보디에서 가장 고성능으로는 7DM2를 많이들 선호한다. 초당 10컷의 연사가 된다. 소비자들이 곧잘 놓치는 대목은 그 외에 생각지 못한 비용이 20만원 정도 들어간다는 점이다. 메모리카드, 추가 배터리, 렌즈 후드, 필터, 가방까지 장만하려면 그렇다. 간혹 표준렌즈에 망원렌즈까지 두 개를 사야 하는지, 혹은 두 개를 사려면 무거워서 불편하지 않을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18~200㎜ 렌즈가 있다. 보디를 포함하면190만원 선이다. 제조사별로 유사한 급의 보디와 렌즈가 있음을 잊지 말라.”


-남대문이나 충무로 같은 곳에 직접 카메라를 사러 가려는데 (바가지를 쓸까 봐) 두렵다. 그냥 인터넷으로 사도 되는가?
 “먼저 웹으로 시장조사부터 하라. 원하는 브랜드와 원하는 가격대를 정하고 검색한다. 최저가가 너무 낮은 것이 있을 것이다. 맨 아래의 가장 싼 것은 한 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장사는 봉사가 아니라 이윤 추구니까 남아야 한다. 너무 싼 것은 이상할 수도 있어서 적절한 비교 대상이 아니다. 10만~20만원 차이가 나겠지만 맨 밑에서 열 번째 정도를 선택하여 가격을 알아보고 가게를 방문한다. 검색한 가격과 비슷하게 대략 가게에서 맞춰준다. 소비자들이 잘 모르는 문제는 보디와 렌즈 외에도 살 것이 있다는 점이다. 너무 싼 것만 원하면 (가게에선) 보디에서 손해 보고 메모리카드나 다른 것에서 속일 수도 있다. 큰 카메라의 경우 너무 깎으면 충전기를 병행수입품으로 바꿔 줄 수도 있다. 중국에서 병행수입한 충전기가 예를 들어 1만5천원이라면 정품은 6만5천원이다. 메모리카드도 천차만별이다. 너무 싸게 사면 역으로 속는다. (가게 주인의 입장이긴 하지만) 적절한 마진은 인정해줘야 한다.”


-중고를 구입한다면?
 “초보라면 정품을 사는 것이 좋다. 믿을 수 있는 가게를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인터넷을 보면 가격 차이가 대단히 큰데 정품과 병행수입(정품)이란 것이 동시에 존재한다. 병행수입은 개별 업자가 수입한 것으로 정품이긴 하지만 수입업자가 보증해주는 것이다. 본사가 직접 관리하는 정품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서비스센터에 갔을 때 병행수입(정품)은 수리비가 20% 정도 더 든다. 서비스센터에서 맨 먼저 보는 게 시리얼번호다. 다 알아보고 그렇게 조치한다. 병행수입은 무상보증기간도 대부분 없다. 사실 1~2년 안에는 고장이 잘 나지 않는다. 3~4년 지나면 수리할 일이 생긴다. 살 때 싸게 샀지만 수리비에서 결국 돌아온다. 중고를 살 때도 꼭 시리얼번호를 확인하라. 이것이 새 제품이었을 때 정품이었는지 병행이었는지 제조사 홈페이지에서 다 확인할 수 있다. 그러니 업자들이 고객을 속일 수도 없고 미리 확인하면 속지도 않는다. 진열품, 리퍼 이런 것은 그냥 중고라고 생각하라. 인터넷 최저가만 봐서는 안 된다.”

-산 지 오래되어서 초점도 잘 안 맞고 흐릿하고 그렇다. 수리가 좋을까? 새로 사야 하나?
 “가지고 있는 카메라나 렌즈를 직접 봐야 구체적인 상태를 알 수 있다. 원론을 말한다면 디지털카메라는 새것을 사서 망가질 때까지 써도 감가상각을 못 쫓아갈 정도다. 플래그십(제조사별 최고 제품)도 생존주기가 4년이 안 된다. 4년이 지나면 3분의 1 가격이다. 잘 받아야 절반밖에 안 된다. 갖고 있는 장비가 디지털 계열이라면 교환할 때 (저마다의) 중고값을 받을 수 있겠지만 3분의 1도 힘들다고 생각해야 한다. 대체로 새로 구입하는 것이 낫다.”

 

photo03.jpg » 지난달 10일 서울 창신동 절개지에서 동호회원들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절벽마을을 찍고 있다.

-요즘 미러리스가 유행인 것 같다. 어떤 차이가 있는가?
 “지난해 한국 시장에서 미러리스가 디에스엘아르보다 더 많이 팔렸다. 또한 한국에서만 보자면 캐논과 니콘의 경쟁이 아니라 캐논과 소니의 경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미러리스의 등장과 함께 카메라 시장의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전 연령대에 걸쳐 고르게 미러리스로 이동하고 있다. 미러리스의 초기엔 기존 방식의 디에스엘아르에 익숙한 연세 드신 분들이 미러리스의 외형이 낯설기도 하여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매장에서 고객들의 반응을 보면 작년까지도 “신뢰가 잘 안 간다”는 소리가 간혹 나왔다. 뷰파인더로 보던 분들에게 미러리스는 익숙지 않았다. 이젠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가벼워서 더 적합하다는 인식이 생겨서 미러리스로 넘어간다. 디에스엘아르의 경우엔 배터리 포함해서 카메라 무게를 1㎏으로 보고 70~200㎜ 렌즈가 1㎏보다 좀 더 무거우니 합하면 2㎏이 넘는다. 이거 목에 걸면 무리가 올 수밖에 없다.

 흔들림이 적다는 것이 최고 강점이다. 장노출을 하려면 미러의 진동에도 신경이 몹시 쓰이는데 미러리스는 그게 해소되었다. 단점이라면 교환 가능한 렌즈가 아직 다양하지 못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초기엔 광학식 뷰파인더와 전자식 뷰파인더의 차이를 거론했는데 이제 거의 해소가 되었다. 물론 아주 미세한 지연 현상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소수의 사람들에겐 미러리스는 아직도 전문가용이 아닐 수도 있다.”
 

-스마트폰으로 다 찍을 수 있는데 굳이 큰 카메라가 필요한가?
 “화질이 다르다. 에스엔에스(SNS)에 올리거나 자기들끼리 소통할 때는 스마트폰으로도 충분하지만 그걸 뛰어넘으려면 큰 카메라가 있어야 한다. 센서 크기가 작아서 그렇다. 배경을 흐리게 한 사진을 찍고 싶다면 밝은 조리개를 쓰거나 망원렌즈를 쓰거나 촬영거리를 좁혀야 하는데 더 중요한 것은 센서의 크기다. 센서가 커야 가능하다.”
 

-반사렌즈에 대해 관심이 있다. 어떤가?
 “반사렌즈는 망원인데도 크기가 작고 가볍다는 장점이 있다. 500㎜, 800㎜, 1000㎜ 등의 반사렌즈가 있다. 많이 나가는 것은 삼양렌즈 500㎜ 반사인데 가장 가성비가 좋다. 거치대, 후드 다 포함해서 35만원 안쪽이면 된다. 미러리스용 반사렌즈도 있는데 300㎜ 반사렌즈의 무게가 315g밖에 안 된다. 초점을 수동으로 잡아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반사렌즈는 빛망울(보케)이 대단히 예쁘게 나온다는 매력이 있다.”
 

-중형 디지털카메라와 필름카메라의 화질을 비교한다면 어느 쪽이 더 좋은가?
 “5000만 화소짜리 중형 디지털카메라도 여럿 나왔다. 이제 디지털의 화질이 필름을 뛰어넘은 지 오래되었다. 공모전 같은 곳에선 필름으로 찍은 사진은 다 떨어진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다. 그런데 아직 필름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다. 고화질 디지털은 너무 짙은 화장품처럼 부자연스럽다는 주장이 있다. 필름은 자연미인이라는 것이다. 센서가 좀 큰 중형 디지털카메라 보디하고 렌즈 2개 하면 8천만원 선이다. 최근에 어떤 분이 그만 쓰겠다고 팔아달라고 왔는데 2천만원에 겨우 거래시켜 드렸다. 몇 년 사이에 6천만원 날리는 것은 심하지 않을까. 차라리 플래그십 디에스엘아르를 쓰고 200만~300만원 정도 날리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글 사진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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