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환의 사진전 ‘Dawn of Paris’가 춘천시 우두동 카페 인더드림에서 6월 3일부터 6월 18일까지 열린다. 현재 한겨레 웹진 사진마을에서 이창환의 한비 단비 이야기(http://photovil.hani.co.kr/special/624447)를 연재중인 이창환 작가는 2012년 3월에 첫 개인전 ‘바라나시(Varanashi)’를 열었고 이번이 두 번째 개인전이다. 보내온 작가노트를 전문 소개한다.
작가노트 이창환
제가 파리를 여행한 것은 2016년 10월에서 11월 사이입니다. 친구의 초대로 파리 근교에서 3주간 머물렀습니다. 아내와 당시 18개월 된 우리 쌍둥이들과 함께 여행을 했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여행을 하다 보니, 사진 찍는 것이 정말 쉽지 않습니다. 카메라를 손에 들고 눈을 부릅뜨고 다녀도 놓치는 장면이 많은데, 아이들을 돌보고 있으니 카메라를 꺼내는 것조차 어려울 때가 많았습니다. 아이들 사진은 열심히 찍었습니다만, 무한히 아름다운 파리를 충분히 카메라 담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새벽”이었습니다. 아내에게 양해를 얻어 새벽 4시나 5시쯤 일어나 혼자 파리를 돌아다니다가 아침식사시간 전에 돌아왔습니다.
신데렐라의 마음이 십분 이해가 되었습니다. 해가 마법 같은 아침 햇살을 파리에 뿌리면 저는 서둘러 집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그래도, 제게는 정말 행복하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새벽의 코발트 빛 하늘과 고요한 거리, 차가운 공기와 안개에는 상쾌함이 농축되어 있었습니다. 낮에는 시민과 관광객으로 가득 차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파리는 새벽에 조금 더 정제된 매력이 있습니다. 아주 오랜 세월동안 사람들의 발길로 길든 도로, 세련미를 잃지 않으면서 늙어가는 오래된 건물들, 도시가 예쁘게 보이도록 잘 설치된 조명들, 또 거기서 일상을 살거나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 이 모든 것들에 청명함이 더해져 아름다운 파리의 새벽이 제 앞에 펼쳐졌습니다.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저는 파리와 사랑에 빠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