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사진상 접을까 한다....

곽윤섭 2015. 10. 15
조회수 10174 추천수 1

최민식사진상 주최했던 협성문화재단 인터뷰

"상 폐지쪽으로 가닥, 심사 과정 결과 문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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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오후 ‘최민식사진상’을 주최한 협성문화재단의 담당 차장과 통화를 했다. 수상작 공개, 상의 존속 여부 등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았다.

 -지난 6월에 ‘최민식사진상’을 발표했는데 아직 상을 받은 사진 작품 공개가 되질 않고 있다. 정확히 표현하면 상 발표 뒤에 포토닷, 국제신문 등을 통해 8장의 사진이 소개되었는데 포트폴리오 26장의 공개가 되질 않았다. 사진을 보고 싶은 사람이 많을 것 같은데….
 “발표할 생각이 없다. 포토닷과 국제신문에 나간 사진 외에는 전혀 발표할 계획이 없다. 게다가 시상식 날에 작품 전체를 슬라이드 영상으로 만들어 다 보여드렸다. 시상식에 오신 분들은 다 봤다. 만약 다 보고 싶다면 상을 받은 최광호작가 본인의 의사에 달렸으니 거기다 확인해봐야 한다.”
 
 -‘최민식사진상’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상을 존속하거나 폐지하거나 어떤 결정을 하고 있는 것인가?
 “내부적으로는 접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재단의 웃분들께서도 그렇게 생각한다. 공동주최를 한 국제신문과 상의를 할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우리는 좋은 의도로 상을 만들었는데 일이 이렇게 되어서 마음이 좋지 않다. 11월 정도 안에는 최종결정을 할 것이다. 최민식사진상을 접게 되면 젊은 작가들을 위한 새로운 방식을 모색하려 한다. ‘최민식사진상’이름이 아닌 다른 방식이 될 것이다.
 
 ‘최민식사진상’은 국제신문과 협성문화재단이 공동으로 주최한 것이니 두 곳에서 논의하고 결정한다는 뜻이며 최민식선생의 이름이 걸린 대목은 전적으로 최선생의 가족(아들)의사에 달렸으니 유족의 양해가 없으면 주최 쪽에서 고집할 수가 없다는 뜻이다. 최민식상은 접고 젊은 다큐멘터리사진가를 후원하는 새로운 제도를 만들겠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최광호작가가 상을 받은 것에 대해 논란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그런 이야기에 응할 생각이 없다. 나는 전문가가 아니어서 전문가들에게 의뢰했다. 심사위원 결정은 내가 했지만 추천은 포토닷에서 받았다. 심사는 공정했다고 생각한다. 본상에 응모한 30명의 작품을 내가 다 봤다. 수상자 선정에 문제가 없다고 본다.
 
 -최선생의 가족(아들)을 만났다고 들었다.
 “그 아드님들이 ‘최민식상에 관여하겠다. 역할을 달라’고 하더라”
 
 -현재 심정은?
 “좋지 않다. 안 좋은 이야기가 더 많지 않으냐? 결과적으로 보면 성의를 다했다. 과정이나 결과를 통틀어 우리는 아무런 의심도 없다. (협성재단의) 회장님도 최광호의 수상에 대해 뿌듯해했다. 경찰에서 조사를 하고 갔다. 내가 알기로 최광호작가도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이게 뭔가……. 돈 써가면서 열심히 했는데…….”
 
 -심사평을 본 적이 있는가? 본상 최광호작가를 선발하고 최종적으로 안성용작가가 낙선한 것에 대한 심사평이 짧을 뿐 아니라 성의가 없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도 심사평 읽었다.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게 궁금하면 심사평은 정주하교수가 썼으니 거기다 물어볼 일이지 내게 묻지 마라”
 
 협성재단과 통화를 마치고 정주하교수에게 문자를 보냈다. 신분을 밝히고 통화가 가능한지 타진했다. 잠시 후 전화가 걸려왔고 학교업무 때문에 바쁘다고 했다. 업무가 다 끝난 다음에 통화하면 좋겠으니 언제쯤 전화를 걸면 되겠느냐고 물었더니 그냥 짧게 당장 하라고 했다.
 
 -두 가지 묻고 싶은 게 있다. 하나는 최민식사진상 논란에 대한 심사위원장의 입장이며 다른 하나는 심사평을 쓴 사람으로서 그 내용이 너무 짧고 부실하다는 지적에 관한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걸 지금……. 지금 인터뷰하는 것인가?”
 -그렇다. 전화로 인터뷰하는 중이다.
 “일면식도 없는 관계인데 이렇게 불쑥 전화로 인터뷰를 할 수 있는가?”
 -답을 안 하시겠다는 뜻으로 이해해도 좋은가?
 “그게 아니라 불쑥 전화해서…….”
 -바쁘시다면 업무가 끝난 다음에 천천히 전화를 드리겠다고 했는데 지금 말하라고 해서 질문을 했다.
 “나중에 하자. 나중에. 이런 이야기는 나중에 내가 공식적으로 입장을 표명할 계획이 있다.”
 -언제쯤 끝나시나. 일이 다 끝난 다음에 전화 드리겠다.
 “나중에”
 
 통화가 끝났다. 이제 전체 그림을 그려볼 때가 되어간다.
 
 1. 심사평을 누가 썼는지 정확히 모르고 있다 오늘 알게 되었다. 정주하교수가 썼다 한다.
 다시 한번 인용해서 보여드린다.
 
 긴 시간, 같은 장소, 애정 어린 시각, 열심히 작업-안성용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견해
 긴 세월, 몰두해온, 끈기 있는 작가-최광호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견해
 
 위 두 표현의 차이가 무엇인지 나는 여전히 알 수 없다.
 상을 발표한 것이 6월, 이광수 교수가 최초 문제제기를 한 것이 7월이고 지금은 10월 15일이다. 그동안 ‘쌩까고’ 무시해왔으면서 공식 입장을 표명하겠다니 또 기다릴 순 있지만 별 관심도 없다. 무슨 말장난을 할지 짐작도 된다.
 
 2. 최광호씨의 수상작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것에 대해서도 이해하기 어렵다. 사진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알 수 있게 ‘공모’를 했고 사람에 대해 상을 준 것이 아니라 포트폴리오에 대해 상을 주었다면 우리 모두는 상을 받은 사람의 사진을 볼 권리가 있다. 어떤 폐쇄된 동아리에서 회원 친목 도모를 위한 솜씨 자랑을 했다면 자기들끼리 보고 끝내도 좋다. 그게 아니라면 어떤 의미에서든 수상작은 공개해야 한다. 1회 때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주최 쪽에서는 사진전시나 사진도록 제작 같은 것을 통해 여러 사람에게 알릴 생각을 하지 않고 문을 닫아버렸다. 상을 줘놓고 수상작을 감춘다는 것은 말이 아니다.
 
 퓰리처상이나 NPPA, WorldPressPhoto, MPW에 들어가서 스토리부문 포트폴리오를 보라. 전 작품이 다 공개되어있다. 사람의 이름을 딴 상을 찾는다면 그 유명한 ‘로버트 카파 메달’이나 ‘유진 스미스 기념 재단’을 보라. 다 공개되어있다. 응모자 숫자는 유동적이니 10장이 안되는 것도 있고 40장이 넘는 것도 있다. 수상작은 몇 장을 출품했든 다 보여준다는 것이 핵심이니 2014년엔 10장이 안된다고 트집 잡지 말 것이다.
 
 http://smithfund.org/recipients/2014-joseph-sywenkyj
 http://smithfund.org/recipients/2013-robin-hammond
 http://smithfund.org/recipients/2011-krisanne-johnson
 
 https://www.opcofamerica.org/awards/03-robert-capa-gold-medal-award
 
 협성문화재단에선 최민식사진상에 최광호씨를 뽑은 게 부끄럽다는 뜻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이건 사실상 직무유기다. 지금이라도 협성재단은 수상작을 모두 공개하라.
 
 3. 협성재단관계자의 입장은 간단한 것이다. 좋은 일이라 돈 쓰고 시간도 들였고 운영과 심사과정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주변에선 안 좋은 소리가 많이 나온다. 화가 난다. 최민식사진상은 접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협성에선 이제 최민식이란 타이틀 없이 젊은 다큐멘터리사진가들을 위한 뭔가를 준비하겠다. 이 정도로 정리하고 나면 협성문화재단은 이제 최민식이란 이름과 결별을 선언한다고 봐도 좋겠다. 글쎄 국제신문이든 협성문화재단이든 3년에 걸쳐 상을 두 번 주고 나서 잡음이 일어나니 상을 접는다고 한다. 최민식선생의 이름에 누를 끼친 것에 대해선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이에 대해 누가 답을 할 것인가?
 
 4. 최광호씨가 상을 받은 ‘최민식사진상’ 본상부문의 공모자격엔 ‘다큐멘터리 전업사진가’라고 분명히 규정되어있다. ‘다큐멘터리가 무엇인지’에 대해 논쟁을 하자는 것은 부질없다. 설치작업도 하고 설치작업으로 개인전도 여는 최광호씨는 다큐멘터리사진가가 아니다. 최광호씨의 작업에서 설치작업을 다 빼고 나머지만 본다고 하더라도 다큐멘터리사진가라 부르기 어렵다. 그게 다큐멘터리라면 세상에 다큐멘터리 아닌 것이 없고 굳이 최민식선생의 이름을 따서 상을 만들 이유도 없었다. 그래서 이제야 그걸 깨달은 협성문화재단에서는 최민식선생의 이름과 상관없이 ‘젊은 다큐멘터리사진가’위한 제도를 만들겠다고 하는 모양이다.
 
 5. 좋은 교훈을 얻었다. 협성문화재단에서 젊은 다큐멘터리사진가를 위해 뭔가를 만들게 되면 그 ‘다큐멘터리’의 규정은 전에 없던 새로운 것이란 교훈이다. 설치작업도 하고 이벤트도 찍을 수 있어야한다. 절대로 피해야 할 것은 최민식선생처럼 고리타분하고 힘든 다큐멘터리작업이다. 그런 사진으론 협성문화재단이 주는 상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2015년 한국에서 다큐멘터리사진의 새로운 규정을 만났다.
 
 6. ‘최민식사진상’을 새롭게 탄생시킬 노력이 필요하다. 협성문화재단과 심사위원들이 망쳐버린 최민식의 명예를 회복시켜야할 것이다. 상이 제정되면 3회가 아니라 ‘제1회 최민식사진상’으로 다시 태어나야한다. 역대 수상자의 이름이 상의 권위에 누가 되는 일은 막아야 할 것 아닌가?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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