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와 마음, 씨줄과 날줄로 짜 ‘찰칵’

곽윤섭 2010. 0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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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포토워크숍] 
최우수작 류정호 씨, 우수작 박언형 이강훈 씨
 
한겨레신문사가 주최한 제 2기 ‘사진가 등용 하니포토워크숍’이 지난 3월18~21일 경상북도 안동에서 열렸다. 캐논코리아 컨슈머 이미징과 경북미래문화재단, 안동시, 한미문화예술재단이 후원한 이번 워크숍은 2009년 제 1기 뉴칼레도니아워크숍에 이은 두번째 행사이다.
 
이번 워크숍은 ‘안동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테마로 진행되었으며 총 39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루었다. 참가자들은 서울에서 열린 두 차례의 사전강의를 들은 뒤 안동 현지에 도착해 군자마을, 병산서원, 퇴계종택, 도산서원, 하회마을 등 안동이 자랑하는 옛 문화유산을 둘러보며 안동의 고택이 보여주는 선과 아름다움을 촬영했고 안동포타운, 풍산한지마을에선 안동포와 한지 등 안동 특산물 제작 과정에 초점을 맞춰 사진에 담았다. 워크숍이 끝난 뒤 각자 10장씩의 사진을 포토스토리 혹은 하나의 테마로 묶어 제출했다.
 
심사는 3월30일부터 1주일 동안 모두 2차례에 나눠 최봉림 한미 사진문화 연구소 소장 등 7명의 심사위원에 의해 엄격하고 공정하게 진행됐다. 그 결과 최우수작에 류정호씨(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의 ‘안동포, 따뜻한 마음의 씨실과 날실로 엮어지다’가 선정되었고 우수작엔 박언형씨의 ‘동상이몽’, 이강훈씨의 ‘전통을 이어가는 사람, 김말남씨’가 뽑혔다.
 
시상식 및 전시회는 5월16일 서울 신사동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캐논플렉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하니포토워크숍은 7월에 제 3기, 10월에 제 4기 행사가 계속 이어진다.
 
곽윤섭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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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갑철 선생님을 직접 뵙고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기대감, 사진만을 위해 온전히 마음을 쏟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 그리고 그 기간 동안 사진에 몰입해서 아드레날린이 나오는 흥분을 느끼고 싶어서 참여했습니다.
 
2박3일의 짧은 기간이지만 이갑철 선생님께서 사진 찍는 모습을 뵐 수 있었고, 예상치 못했던 이재갑 선생님의 근사한 강의와 새로운 분들의 새로운 사진과 생각을 보는 것만으로도 제게는 이미 충분히 의미 있고 즐거웠던 하니포토 워크숍이었습니다. 3일간의 포만감에 더해 상까지 받게 되어 화사한 봄날처럼 가슴이 설렙니다.
 
다큐멘터리 사진이란 것이 존재하는지도 모르고 놀이 삼아 참가했던, 이미지프레스 워크숍에서 기록의 소중함과 그 가치를 알려주신 이상엽 선생님.
 
무의미한 셔터 누름에 지쳐 사진을 그만두려 할 때, ‘달팽이 사진골방’ 수업을 통해 흩어진 관념으로만 존재하던 사진에 대한 저의 생각을 한 곳에 모을 수 있도록 깨우쳐주시고 계속 사진을 이어갈 수 있는 힘을 주신 임종진 선생님.
 
제게 처음 사진을 가르쳐주시며 “보여주려 하지 말고 보는 연습을 하고 마음으로 찍으라”며 사진의 기술이 아닌 사진의 마음을 가르쳐주신 이태훈 교수님.
 
그리고 워크숍 기간 동안 짐짓 근엄한 표정을 지으셨지만, 사진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감추지 못하시고 아낌없는 조언을 주신 곽윤섭 선생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하니포토 워크숍에서 주신 상을 저에 대한 다짐의 계기로 삼아 자신에게 올바르고 솔직한 사진, 마음으로 찍는 사진을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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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예리한 빛·파격 앵글, 일상 극적 승화
적절한 노출-정확한 포커스-기록성 두루 갖춰

 
안동에서 열린 제2기 하니포토워크숍 참가자들은 뉴칼레도니아의 제1기생보다 안정되고 고른 사진 역량을 보여줬다. 개성적인 구도, 빛에 대한 감각, 메시지의 호소력 등에서는 여전히 적지 않은 개인 차이를 보였지만, 거의 모든 출품작은 적절한 노출, 정확한 포커스를 놓치지 않았고, 다큐멘터리 사진의 요체인 기록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낯선 이국취미에 빠지기 쉬운 해외촬영의 맹점이 사라졌고, 다큐멘터리 사진에 대한 사전교육이 효과적으로 작용했다.
 
8명의 심사위원은 총 38명의 참가자 중에서 9명을 선정한 뒤, 100점 만점의 배점표에 따라 개별 채점을 했다. 배점 항목과 배당 점수를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테마 수행도(20), 다큐멘터리 사진 이해도(10), 독창성(10), 10장 사진의 연결성(10), 표현력(10), 구도(10), 라이팅(10), 전시의 적합성(20). 만약 최우수작과 우수작의 점수 차가 10점 안팎이면 최종 재심사를 할 예정이었지만 박빙의 경합은 없었다. 최우수상은 류정호씨의 <안동포. 따뜻한 마음의 씨실과 날실로 엮어지다>로, 우수상은 박언형씨의 <동상이몽(同床異夢)>과 이강훈씨의 <전통을 이어가는 사람, 김말남씨>로 결정되었다.
 
류정호씨는 예리한 빛의 감각과 파격적인 앵글, 그리고 소품과 공간을 통해 주인공의 삶을 요약하는 치밀함을 동원하면서 삼베를 짜는 할머니의 일상을 극적으로 승화시켰다. 박언형씨는 전통과 현대의 충돌, 상업화에 종속되는 유교의 본향을 사물들의 뜻밖의 병치, 예기치 못한 카메라의 시선으로 포착하는 탁월함을 보여줬다. 그러나 두어 장의 사진이 이러한 시각적 강렬함을 약화시키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강훈씨는 한지를 만드는 여인의 하루를 겸허하고 차분한 시선으로 기록하는 다큐멘터리의 미덕을 보여줬지만, 전율하는 사진적 언어가 결여되어 있었다. 한정아씨의 과 이종훈씨의 <안동의 선(線), 선(禪)>은 수상의 점수에 근접했지만, 새로운 메시지의 부재와 일관성의 결여로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리고 기초반의 이형주씨와 나형균씨는 스토리반의 수작들과 경합하는 기염을 토했다.
 
다큐멘터리 사진은 무엇보다도 주제와 소재의 집중성과 일관성이 중요하다. 다큐멘터리 사진은 예술사진의 걸작주의를 추구하지 않는다. 일관성과 집중력을 통해 나온 여러 사진을 통해 공감의 문맥, 전율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다큐멘터리에도 낱장의 걸작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여러 장이 모여서, 더 나아가 사진집이 되어서 비로소 독자와 관람객에게 말을 걸고 그들의 의식을 일깨운다. 훌륭한 다큐멘터리 사진가는 새로운 시선의 일관성을 거의 평생 동안 유지한다. 소재의 집중성도 강박 관념적이다. 이를 통해 그들은 세상을 바라보는 또 다른 관점, 세계를 인지하는 새로운 태도를 자극하고 태동케 한다. 보다 일관되고 집중력 있는 다큐멘터리 사진으로 풍성할 제3기 하니포토워크숍을 기대해본다.
 
최봉림 (사진비평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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