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연의 예술 ‘렌즈구름’ 순간포착, 마치 UFO

곽윤섭 2010. 03. 12
조회수 30924 추천수 1
기상사진공모전
기기묘묘한 찰나의 선물…상상력의 원천
‘합성한 것 아니냐’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
 
 
사본 -01 하늘의전령사2_최우수상 copy.jpg
       ▲ 최우수상, 양필호 <하늘의 전령사>.
 
 
2010년 기상사진 공모전 심사에 다녀왔습니다. 저를 포함해 기상전문가와 사진전문가 등 모두 다섯 분의 심사위원들이 고심 끝에 당선작을 골랐습니다. 기상사진공모전은 지난 1984년부터 해마다 기상청이 주관해온 행사입니다. 올해엔 모두 1,646점의 작품이 출품되었고 1차 심사를 거친 100점을 놓고 지난 4일 50점의 입상작을 선정했습니다. 최우수상은 남극에서 렌즈구름의 생성장면을 포착한 양필호씨가 출품한 ‘하늘의 전령사’로 결정되었고 그 외 우수상 2점, 장려상 4점, 그리고 입선작으로 43점이 최종결정되었습니다.
 
기상청은 입상작을 3월 23일부터 28일까지 경기도 과천시에 있는 국립과천과학관 1층 어울림 홀에서 2010년 세계기상의 날 기념행사와 연계하여 전시회를 열 계획이며 기상청 홈페이지(www.kma.go.kr)를 통해서도 소개되며 전국의 5개 지방기상청에서도 지역별로 잇따라 전시회를 열 예정이라고 합니다.
 
사본 -02 거미줄에 핀 상고대_우수상 copy.jpg
       ▲ 우수상, 민병아 <거미줄에 핀 상고대>.
 
사본 -03 해무현상_우수상 copy.jpg
       ▲ 우수상, 김광호 <해무현상>.



최우수작 ‘하늘의 전령사’는 ‘SF영화’…23일부터 과천과학관 전시
 
기상현상이란 대기 중이나 지상 또는 지상의 물체 위에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는 것으로 육안으로 볼 수 있거나 귀로 들을 수 있는 현상들을 말합니다. 비, 눈, 우박, 서리, 안개, 용오름 등은 물과 관련된 현상이며 황사, 연무, 회오리바람 등은 먼지 현상으로 분류됩니다. 또한 무지개, 햇무리, 신기루, 채운 등은 빛의 반사, 굴절, 회절, 산란 등에 의한 광학적 현상입니다. 그 외 대기중의 전기현상으로 인한 번개, 극광 등이 있습니다.
 
참가 사진들을 살펴보니 구름, 얼음과 관련된 사진들이 가장 많았습니다. 눈을 들어 하늘을 보거나 발 아래 땅을 살펴서 찍은 사진들입니다. 최우수상을 받은 남극의 사진은 지리적으로 먼 곳이지만 그 외 대부분은 주변의 공간에서 찾아낸 것들이 많았습니다.
 
심사의 기준은 작품성, 희귀성, 기상홍보 효과 등이었습니다만 몇 작품들은 심사위원들이 공통적으로 감탄하면서 골라냈습니다. 최우수상을 받은 ‘하늘의 전령사’는 말 그대로 우주에서 지구를 시찰하러 날아든 비행선같이 보이는 멋진 사진이었습니다. SF영화에서 이런 모양의 우주선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사람의 상상력은 자연에서 비롯된 것이 많다는 것을 다시 실감합니다. 이 사진의 구름은 렌즈운이라 부르는 것으로 바람이 강하고 대기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큰 산의 후면에서 주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우수작 ‘거미줄에 핀 상고대’도 언뜻 그물주머니처럼 신기
 
사본 -06 한강의 결빙_장려상 copy.jpg
       ▲ 장려상, 정백호 <한강의 결빙>.
 
41 천지의 회오리_입상 copy.jpg
       ▲ 입선, 임병고 <천지의 회오리>.
 
우수상 중 하나인 민병아씨의 ‘거미줄에 핀 상고대’는 올해 1월 춘천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상고대란 겨울철 날씨가 맑은 밤에 기온이 섭씨 0도 이하일 때 대기 중에 있는 수증기가 승화되어 차가워진 물체에 붙는 현상입니다. 나무에서 주로 이런 현상을 볼 수 있는데 거미줄에 이런 상고대가 맺힌 것은 흔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언뜻 그물주머니처럼 보였고 신기했습니다. 저 거미줄의 주인장은 난감했겠습니다. 곧 녹겠지만 당분간은 먹이활동을 접어야겠습니다. 그 외에도 기기묘묘한 사진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심사위원들이 ‘합성한 것 아니냐?’라는 의구심을 가지게 될 정도였습니다.
 
지진, 태풍 등 대규모 재해도 자연이 일으킨 것입니다. 하지만 이 기상공모전에 등장한 모든 아름답고 신기한 장면들도 모두 대자연이 인간과 지구에 선사한 예술작품들입니다. 어떤 현상은 몇 초에서 몇 십분 사이에 소멸하여버립니다. 구름이나 얼음이나 모두 찰나에 변화하거나 사라져버리고 결국 먼지나 수증기, 물로 바뀝니다. 순간을 찍는 것이 사진의 숙명임을 생각하면 기상현상만큼 흥미진진한 소재가 또 어디에 있겠습니까? 지금부터 주변의 자연현상을 살펴서 기록해두었다가 2011년 기상사진공모전에 한번 도전해보시기 바랍니다.

09 천둥번개를 동반한 국지성집중호우_입상 copy.jpg
       ▲ 입선, 신민철 <천둥번개를 동반한 국지성 집중호우>.
 
46 대관령의 폭설_입상 copy.jpg
       ▲ 입선, 정종혁 <대관령의 폭설>.


곽윤섭기자 kwak1027@hani.co.kr


■ 2010 기상사진공모전 수상작 더보기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List of Articles
강의실

[미션 강의실 시즌2] 세상 모든 것의 또 하나의 이름 ‘꼴’

  • 곽윤섭
  • | 2010.03.25

<제6강> 얼굴 사람도 동물도 차도 제각각…세월 따라 변모 잘 드러나지 않는 뒷태에 되레 ‘생얼’ 없을까 사람의 머릿부분에서 앞면을 얼굴이라고 ...

취재

양심 버리는 곳

  • 곽윤섭
  • | 2010.03.24

점심을 먹고 서부지원 뒷길을 걸어나오다가 담장에 꽃을 걸어둔 것을 발견하고 카메라를 꺼내들었습니다. 꽃도 한 송이가 아니라 화환처럼 장식을 ...

강의실

[미션 강의실 시즌2] 들이거나 내치는 소통 여닫이로 ‘안-밖 두 얼굴’

  • 곽윤섭
  • | 2010.03.18

<제5강> 문 닫힌 문-열린 문, 나오거나 들어가는 장면 달라 문 넘어 문, 또 넘어 문, 문…, 생의 마지막 문은? 1990년대 중반에 이탈리아 로마에...

취재

대자연의 예술 ‘렌즈구름’ 순간포착, 마치 UFO

  • 곽윤섭
  • | 2010.03.12

기상사진공모전 기기묘묘한 찰나의 선물…상상력의 원천 ‘합성한 것 아니냐’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 ▲ 최우수상, 양필호 <하늘의 전령사>. 2010년 ...

강의실

애정과 섬세한 관찰력이 관건

  • 곽윤섭
  • | 2010.03.11

[1~4강 클리닉] ▣ 1강 길을 찍어라 그림자가 만드는 길, 그리고 인생의 길 최옥선님과 김옥희님의 사진을 선정합니다. 두 분 다 길의 중의적 ...

강의실

경계하는 앙칼진 몸짓, 애정을 담아 다가간다

  • 곽윤섭
  • | 2010.03.04

<4강> 고양이 눈동자서 풍기는 ‘묘한’ 매력, 쉽게 안잡히는 애인같아  골목, 자동차 밑… 마음 다친 길냥이들 누가 만져 줄까 어떤 테마를 정해...

취재

깐깐한 사진가들과 안동 갑시다

  • 곽윤섭
  • | 2010.03.03

하니포토워크숍 2기 18일부터 안동에서 열려 이갑철 신미식 임종진 등 강사진 ‘거물’ 한겨레가 주최하는 하니포토워크숍 2기가 오는 3월 18일부터 ...

강의실

[미션 강의실 시즌2] 장소·지위·마음 따라 일과 쉼이 머물고 떠나고

  • 곽윤섭
  • | 2010.02.26

<제3강> 의자 임자 따로 있기도 하고, 앉으면 주인이기도 하고 나무토막·깡통이면 어떻고 맨바닥이면 어떠한가 지난해 연말 아도비사에서 주최한 포토...

강의실

[미션 강의실 시즌] 끊고 막는 담은 필요 악일까 악의 필요일까

  • 곽윤섭
  • | 2010.02.18

<제1강> 벽 옛 돌담은 꼬불꼬불, 지금의 콘크리트는 일직선 우리 삶에 금 그은 모습, 또 그 안과 밖은 어떨까 영화 ‘거룩한 계보’를 보면 운동...

강의실

[미션 강의실 시즌2] 세월은 가도 풍경은 남아 삶이 흐른다

  • 곽윤섭
  • | 2010.02.11

<제1강> 길 가야할 길, 가지 말아야할 길, 가지 않은 길… 선 따라, 형태 따라 느적느적…정이 따라온다 지난해 11월 말에 사진강의실 시즌1을 끝...

강의실

사진강의 개설 안내

  • 곽윤섭
  • | 2010.02.09

다음주 토요일 2월 20일부터 새로운 강의를 시작합니다. 기존에 해왔던 사진클리닉 수업은 지난 1월 말에 17기를 졸업시켰고 잠시 휴지기를 가집니...

취재

사진의 주인은 '찍힌 사람들'

  • 곽윤섭
  • | 2010.02.03

주영욱 인도에서 찍은 사진을 되돌려주러가는 주영욱씨 전문 사진작가가 아닌 주영욱(49·한국마크로밀코리아 대표)씨는 4일 인도 바라나시로 사진전을...

취재

낯선 땅에서 빛으로 쓴 시, 마음 찰칵

  • 곽윤섭
  • | 2010.01.29

사진전 연 시인 박노해 중동 분쟁지역 돌며 찍은 4만 컷 중 37장 전시 가까이 더 가까이, 아이들 울음소리까지 쟁쟁  1991년 3월12일 ‘노동의 ...

취재

‘버려졌기에’ 아름다운 대륙 눈앞에서 영화로…

  • 곽윤섭
  • | 2010.01.18

‘다큐멘터리 사진 전설’ 살가도의 아프리카전 리뷰 2012년 전시 ‘살아남은 자연’ 제네시스 미리 맛봐 대형 프린트 100장엔 ‘사회 문제’ 섬세하...

사진책

윤미네 집-복간

  • 곽윤섭
  • | 2010.01.07

<윤미네 집>구매하러가기 복간된 '윤미네 집' 전몽각선생의 사진집 '윤미네 집'이 20년 만에 복간됐다. 지난 1990년 전몽각씨의 동명사진전 '윤미네...

전시회

박노해 첫 사진전 ‘라 광야’전

  • 곽윤섭
  • | 2010.01.06

이라크, 레바논, 팔레스타인 등의 첨예한 분쟁 현장에서, 인류 문명의 시원지 알자지라와 쿠르디스탄에서, 카메라를 든 ‘사진가 박노해’를 만납니...

전시회

세바스티앙 살가도 ‘아프리카’전

  • 곽윤섭
  • | 2010.01.06

▲ 루에나시 교외의 학교. 학생 각자가 의자 대용의 물건을 가지고 온다. 앙골라, 1997. 다큐멘터리 사진계의 살아있는 전설인 세바스티앙 살가도...

취재

제사상에 김치? 아차! 족집게 편집자에 ‘꾸벅’

  • 곽윤섭
  • | 2010.01.05

한겨레 섹션 ‘건강 2.0’ 사진취재 후기 (3) 부랴부랴 후보정…자칫 ‘대형사고’ 터질뻔 같은 값이면 맛있게, 예쁜 그릇 빌려 ‘찰칵’ 9월1일치엔...

취재

내 이름은 이혜수, 한국사람입니다

  • 곽윤섭
  • | 2009.12.31

이 사진과 글은 사진가 이기태씨의 작품입니다. 아래쪽에 이기태씨에 대한 소개글이 있습니다. [포토스토리] ‘과거 자신’ 돕는 이혜수씨 베트남...

취재

모유 먹이는 엄마 찍으러 갔다가 ‘대략 난감’

  • 곽윤섭
  • | 2009.12.18

한겨레 섹션 ‘건강 2.0’ 사진취재 후기 민망함도 잠시, 4명의 엄마와 아기 절묘한 포즈 손 사진, 그래픽으로 어수선 ‘편집 위해서라면…’ 8월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