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이혜수, 한국사람입니다

곽윤섭 2009. 12. 31
조회수 9762 추천수 7
 
 
이 사진과 글은 사진가 이기태씨의 작품입니다. 아래쪽에 이기태씨에 대한 소개글이 있습니다.
 
[포토스토리] ‘과거 자신’ 돕는 이혜수씨
베트남서 시집와 고생만…이혼 뒤 순댓국장사 
이주노동자 언어 장벽 허물며 마음 소통 도와
 
 
 
경기도 수원 화서동에서 화서순대국 식당을 운영하는 한국사람 이혜수(35).
 
이혜수씨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태어난 베트남계 한국인이다. 한국에 온 지 15년이 됐다. 물론 국제결혼을 해 한국으로 왔다. 그녀의 결혼 생활은 순탄하지 않았다. 믿고 결혼했던 한국 남자는 경제적 능력이 없었다. 그녀에게 돌아온 것은 폭력과 경제적 부담감뿐이었다. 이내 합의이혼을 했다. 지금은 딸 혜림이와 함께 수원에서 살고 있다. 전세로 살고 있는 그녀의 집은 이층이다. 1층에 순댓국밥 식당이고, 둘은 2층 ‘베트남의 집’이라는 주거생활을 겸한 사무실이다.
 
화서순대국은 일용직노동자 한국인들의 쉼터다.
 
순대공장에 다니던 게 인연이 되어 순댓국밥 식당에서 일했다. 억척스럽게 일하며 한국사람의 입맛과 한국말을 익혔다. 그런 경력으로 지금은 직접 순대와 김치 등을 만들어 이혜수식 순댓국밥집 ‘화서순대국’을 운영하고 있다. 맛은 한국의 맛 그대로다. 맛있다는 이유로,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손님이 많다는 이유로, 지역 주민들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곤 한다. 그렇게 2~3년이 흘렀다. 생계수단인 순댓국밥집을 찾는 이들 역시 생계형 일용직 노동자가 대부분이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사람들이 한 잔의 막걸리를 마시는 쉼터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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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순댓국식당도 2층 집도 약자들의 ‘쉼터’
 
베트남의 집은 이혜수의 꿈이다.
 
그녀의 꿈은 개인적이기보다 사회적이다. 과거 자신에게 늘 필요로 했던 것들을 남들에게 나누는 일을 하고 싶다. 과거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돕고 싶다. 한국말이 서툴렀을 당시 가장 필요로 했던 건 언어표현 능력이었다. 한국말을 못해서 오는 수많은 오해와 갈등을 겪으며 한국말을 빨리 잘 배워야겠다고 느꼈다. 돈을 벌러 일하러 가야 하는데 아이를 맡길 곳이 없었던 상황을 생각하면 아찔하기까지 하다.
 
이혜수씨는 수원 화서동 성당 이주노동 사목 엠마우스(EMMAUS)에서 1주일에 3번 한글교실을 돕고 있다. 2차례는 국제결혼 이주여성을 위한 통역을 하고, 주일인 일요일에는 베트남 초급반 한글교실에서 역시 수업을 돕는 통역을 한다. 통역은 이혜수씨가 꿈을 실현하는 무기다. 수원종합고용안정센터에서 1주일에 2번 베트남 구직자들과 사업장을 엮어주는 취업상담을 하고 있다.
 
그녀의 꿈은 현실이 되고 있다.
 
그녀가 사는 전셋집 ‘베트남의 집’을 통해 그녀의 꿈의 일부를 알아차릴 수 있다. 소소하지만 행복한 꿈이다. 책상 하나뿐이다. 창문에는 ‘이주여성문화’란 글자가 쓰여 있다. 그의 꿈이 그것이다. ‘베트남의 집’은 국제결혼을 해 이주해온 여성들과 일하러 한국에 온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소박하고 조그만 쉼터다. 일하고 싶어하는 이주여성 주부들을 위한 보육 지원 혹은 탁아시설을 겸한 이주여성 복지센터를 만들고 싶다.
 
사진, 글 / 이기태
 
이기태: 대학에서 시를 전공하고 낯선 향기를 담아 그 향기를 사진으로 전하고자 하는 사람입니다. 현재 EPA(european pressphoto agency) 사진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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