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가 있는 풍경-8월 테마평

곽윤섭 2014. 12. 08
조회수 7063 추천수 0
테마평 공유합니다. 주말을 이용해 강의를 하고 있는 사진강좌 <곽윤섭기자의 사진클리닉>의 졸업생들이 진행하고 있는 테마에 관한 짧은 평입니다. 2014년의 테마는 ‘여행’입니다. 1월-역, 혹은 정류장, 2월-길, 어디로, 3월-누구랑 가니? 4월-거기서 만난 사람들, 5월-좀 쉬어가기, 6월-먹고 마시고 춤추고 노래하라, 7월-날씨 왜 이래? 까지 진행했고 8월엔 <카메라가 있는 풍경>을 진행했습니다.


13.jpg » 13번: 이달의 사진 중에서 가장 좋다. 누군가에겐 이곳도 여행지일 수도 있겠지만 이 사진을 찍은 분에겐 그냥 여행지가 아니었을 것이다. 어쨌든 카메라 처리도 잘했고 노래자랑을 하는 어르신과 카메라의 관계가 심히 복잡하여서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 이 정도는 되어야 카메라의 의미가 깊어지는 것이다. 이거 고르느라고 고심한 흔적이 눈에 선하다.

 

 

 

이번 테마는 너무나 쉬워서 표를 던지기도 쉬웠을 것이다. 평을 쓰기도 쉬워서 다행이다. “카메라가 있는 인상적인 모습”을 원하고 있다. 다시 말해 사진에 카메라가 들어있으면 무조건 다 테마에 적합한 것이다. 자! 이렇게 말해놓고 보니까 뭔가 함정이 있을 것 같지 않은가? 테마 평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우리 회원들은 모두 알고 계신다. 쉬워서 어려웠다. 21번 한 장 빼고는 모든 사진에 카메라가 들어있다. 1번 사진에도 2번 사진에도 카메라가 들어있다.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거냐면 여행지가 있고 카메라가 있는 도식적인 사진들이 많았다는 뜻이다. 그래서 21번이 오히려 돋보였느냐면 그렇진 않다. 카메라가 없는 ‘카메라가 있는 풍경’이라면 정말 멋지겠는데 내 식견으로는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어쨌든 도식적이지 않은 사진을 찾는데 주력했다. 한 가지 더 할 말은 앞의 테마들에서 여러 번 반복해서 말했던 것으로 인생 자체를 여행으로 간주한 사진들이 다른 달의 테마에선 있었는데 이번 테마에선 그냥 여행지에만 머무른 사진이 대부분이란 점이다. 이 또한 아쉬웠다.

 

 

1.jpg » 1번: 테마 상관없이 잘 찍은 사진이다. 안정감이 있고 볼거리도 있고 위트도 있다. 그렇지만 한 표를 던지진 않겠다.  

 

2.JPG » 2번: 카메라가 있는 풍경이다.

 

3.JPG »  3번: 전과 동. 그렇지만 소재가 제시하는 힘이 있다. 졸업이라고 해봤자 오라는 곳이 없는 요즘 세태를 생각하면 안쓰럽기 짝이 없다. 그렇다면 테마 해석을 잘 한 사진이냐면 역시 그렇진 않다. 이번 테마의 핵심은 카메라라는 것을 중의적으로 처리할 수 있느냐는 대목인데 그게 약하다. 카메라는 무엇인가? 기록하는 도구, 기념하는 도구, 젊은이들의 장난감등이 될 수 있다. 거기서 한 발짝 더 나가면 답이 나올 것이다.

 

 

4.JPG »  4번: 역시 카메라가 있고 풍경이 있다.

 

 

5.jpg » 5번: 위트가 있다. 뭘 찍고 있는 것일까?

 

 

 

6.JPG »  6번: 우리는 카메라를 보고 있는 사람의 눈을 보고 있다.

 

 

7.jpg » 7번: 별 재미가 없다. 순서를 정한 것이 누구의 탓이라 할 것까지는 아니지만 앞 사진들에서 계속 카메라와 풍경이 있다 보니 지겹다.

 

8.jpg »  8번: 다행히 여기서 조금 신선했다. 찍고 찍고 찍는다. 돌고 돌고 도는 인생이라 좋다.

 

 

 

9.JPG »  9번: 사진 속에 카메라가 있을 뿐, 카메라가 있는 풍경은 아니다. 그래도 다른 사진과 달리 강아지와의 교감이 있어서 좋긴 했다. 카메라로 교감하는, 그러니까 이 인물이 카메라로 강아지를 찍고 있다면 더 낫겠다.

 

 

10.JPG » 10번: 이번 테마가 쉬웠다는 이야기가 함정이었음을 이제 여러분들도 인식하기 시작한다.

 

 

11.JPG » 11번: 10번과 비교해서 조금 더 솜씨가 있을 뿐이지 더 이상은 없다.

 

 

12.jpg » 12번: 아꼈던 한 표를 여기 던진다. 사진이 뭐라고 저렇게 애를 쓰는지. 뒤의 한자를 보니 중국임을 알겠다. 동방명주 쯤 되나? 시선을 끄는 데 성공했다.

 

 

 

14.jpg »  14번: 윗부분을 잘 처리했으면 훨씬 나았을 것이다. 스마트폰을 든 저 무시무시한 손가락이 눈을 찌르는 강한 사진이었다.

 

 

15.JPG » 15번: 평범하다. 사진촬영대회에서 볼 수 있는 수십, 수백 명의 카메라군단 사진이 있었다면 한 표를 던졌을 것인데 이건 그냥 쉽다.

 

 

 

 

16.JPG »  16번: 불투명한 반영체를 통해 찍은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 신비주의라는 것이 보통 쓰는 명분인데 글쎄 별로 신비롭지 못하다.
 

17.jpg » 17번: 이번 테마의 함정을 읽었기 때문에 이렇게 고심했을 것이다. 고심했으나 극복해내지는 못했다.

 

18.jpg »  18번: 이해한다. 조금 더 크게 찍었으면 좋았겠다.  

 

 

19.jpg » 19번: 시선을 끌기는 끄는 카메라가 있는 풍경.
 

 

20.jpg » 20번: 여러모로 잘 찍었다. 여행지에서 발견한 카메라풍경으로는 거의 최상이 아닐까 싶다. 찍는 사람, 찍히는 사람, 카메라의 역할 등을 모두 고려했고 한 표를 던진다

 

 

 21.jpg
 21번: 서문에서 말했던 의문의 한 수. 만약 창문 너머로 이 광경을 찍어 프레임처럼 만들었다면 사진 속에 카메라가 없었어도 괜찮았을 듯.
 

22.jpg » 22번: 역시 어떤 창문 너머로 찍은 것 같은데 그렇다면 이유가 있어야 한다. 단순히 “차에서 내릴 수가 없어서” 이렇게 찍었다면 실망스럽다.

 

곽윤섭기자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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