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보도자료에 관하여

곽윤섭 2014. 12.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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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에 관하여

2014년 온빛상 5장 사진을 보고 느낀 점

 

 

이글은 사진과 관련된 미술관, 갤러리의 홍보담당자와 그 외에도 사진과 관련된 홍보일을 하는 분들을 위해 쓴다. 홍보와 상관이 없더라도 사진에 관심있는 그 누군가가 읽더라도 별 문제는 없다.
 
 사진전시가 열리게 되면 해당 갤러리나 미술관에서 글과 사진을 이메일로 보내오거나 웹하드에서 다운받을 수 있는 아이디와 핀넘버를 보내온다. 글 보도자료는 이력, 작가노트, 추천사, 평론 등으로 구성된다. 사진전시이므로 사진이 가장 중요하다. 전시가 개막하면 가서 눈으로 보고 판단한다. 전시기간이 짧거나 지역에 있거나 하는 경우엔 전시가 열리기 전에 미리 기사를 쓴다. 그러자면 사진을 봐야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것도 가능한 한 많이 봐야한다. 사진을 안보고 사진전시 소개를 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 물론 예외가 있어서 기존에 알려진 작가가 기존에 알려진 전시를 다시 한다면 굳이 사진을 다 볼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의 사진전시가 12월에 DDP에서 열리는데 풍경중심이라곤 하지만 상당부분 내가 미리 알고 있는 작품일 것이다. 미리 알고 있고 검증이 된 상태라면 굳이 많은 사진을 소개할 필요가 없다. 지난달에 막을 내린 랄프 깁슨의 전시도 마찬가지다. 한국 사진가도 같은 잣대를 적용한다. 기존에 알려진 사진가가 알려진 사진을 전시한다면 굳이 미리 사진을 받아볼 필요가 없다. 기존에 알려진 사진가라도 완전히 새로운 작업을 한다면 사진을 보고 기사를 쓰는 것이 맞다. 맞는게 아니라 사진을 안 보고 판단하는 것은 기자의 도리가 아니다.

 지난해에 온빛사진상을 받았던 성동훈씨의 글과 사진작업을 종이 한겨레에 소개했다. 종이는 제약이 있으니 온라인 한겨레의 사진마을에는 사진을 더 많이 소개했다. 작가였던 성동훈씨의 허락을 받았다. 한겨레 방침상 종이 한겨레는 원고료가 지급되고 온라인은 따로 원고료가 없다. 늘 사진가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 어쨌든 성동훈씨의 경우엔 적은 금액이지만 한겨레로서는 소중히 마련한 원고료를 지급했다. 온라인 사진마을에 사진을 게재하고 난 뒤에 사단이 났다. 온빛의 한 사진가가 나에게 불쑥 전화를 해서 사진을 내리라고 했다. 그래서 작가 본인의 동의를 받았다고 했더니 일단 끊었다. 그리고 이번엔 작가 성동훈이 나에게 전화를 했다. 자기가 중간에서 난처하니 사진을 내려주면 좋겠다고 하였다. 처음의 사진가가 성동훈에게 전화를 했던 모양이다. 그래 본인이 내려달라니 내렸다. 온빛의 뜻인지 온빛 회원 전체의 뜻인지 여전히 궁금하다. 어쨌든 온빛의 일부인지 전체인지의 방침은 사진을 3장만 제공할 터이니 그걸 가지고 기사에 참고하라는 것이었다. 불가능하다. 지난해의 결론은 무엇이냐 하면 아주 바보가 되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온빛상 수상자의 기사를 소개한 매체 중에 한겨레처럼 크게 소개한 곳이 있었다고 생각하는가? 톱기사로 크게 실었던 것은 한겨레밖에 없다. 그리고 온라인 사진마을에 소개했다가 나보다 나이도 어린(미안하다. 나도 한국사람이다 보니 나이를 들먹이게 되는구나. 사실 나이 상관없다) 사진하는 사람에게 쌍욕 들은 것도 한겨레의 곽윤섭밖에 없다. 세상에 뭐 이런 경우가 있나 싶었는데 페이스북에 두 번 인가 글 올렸다가 주변의 지인이 “대응하지 마세요. 대응하면 더 이상해져요”라고 하기에 그만 뒀다. 
 
 어떤 기업이나 단체에서 공모전을 해서 입상작을 발표할 때 만약 한 장이라면 한 장만 소개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런데 만약 포트폴리오를 받아서 심사했고 입상작이 포트폴리오 전체의 완성도를 따져서 뽑힌 것이라면 전체를 다 봐야 한다. 기사를 쓰는 나도 다 봐야 하고 기사를 읽을 독자도 볼 권리가 있다. 만약 포트폴리오가 15장인데 그 중에 석 장의 사진만 좋아서 입상작으로 선정되었다면 그건 심사를 발로 한 것일텐데 실제 그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핵심은 이렇다. 온빛에서 올해에는 다섯 장을 보냈다. 전체가 몇 장인지도 온빛의 보도자료엔 나오지 않는다. 보내온 다섯 장이 앞 부분의 도입인지 중간의 전개인지 아니면 마무리인지 알 길이 없다. 이렇게 하여 나더러 온빛사진상 수상자와 수상사진을 소개하라면 나를 바보로 취급하는 일이다. 또한 독자를 바보취급하는 일이다. 
 
 처음에 밝힌 것처럼 이 글은 온빛만을 위한 글이 아니다. 앞으로도 나에게 이메일이나 웹하드 주소를 알려줄 미술관, 갤러리, 그리고 사진 유관기관의 홍보담당자들께선 보도자료는 보도를 청하는 글이라는 것을 아시고 부디 글을 쓰는 나나 나의 독자들을 무시하지 않길 바란다. 사실 그동안 사진마을에서 소개한 사진전이나 사진집의 경우 내가 사진을 3장보다 더 요구했을 때 큰 마찰이 있었던 경우는 거의 없었다. 전시 규모가 크다면 10장도 보내오고 규모가 작다면 5장이라도 넘어갈 수 있다. 그런데 온빛의 경우는 사진상 수상에 관한 보도자료다. 그렇다면 나와 나의 독자는 상을 받을만한 사진인지 아닌지 판단할 권리가 있다. 물론 심사하신 분들을 표적삼아서 드리는 말씀은 아니다. 그럴 생각 전혀 없다. 다만 이런 작품이 이런 상을 받는구나…. 라고 볼 수 있게 해달라는 뜻이다. 그에 대해 적극 찬성하든 반대하든 그것은 나와 나의 독자들의 권리다. 지난해 최민식 사진상의 경우 특별부문 여섯 명의 사진을 10장에서 15장까지 전량 소개했다. 여섯 명 모두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그 중에서 종이 한겨레에 실려서 원고료까지 지급한 분들은 몇 안된다. 사진마을에 기사가 올라가고 본인들의 포트폴리오 전체가 다 올라갔기 때문에 여섯 분이 나에게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하나같이 다 고맙다고 했다. 상식적이지 않은가? 여기서 착각하지 말아야하는 것은 내가 고맙다는 인사를 받겠다는 뜻이 아니다. 한겨레 기자의 대부분은 취재원을 만나면 밥값이나 커피값을 먼저 내려고 한다. 실제로 절반이상 낸다. 우리 그런 기자들 아니다. 고맙다는 인사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사진을 많은 독자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작가와 독자들 모두에게 좋은 일이란 뜻이다. 위 여섯 분 중에 절반 정도는 이 내용을 그대로, 혹은 이 내용을 포함한 사진전을 그 후에 오프라인에서 열었다. 사진마을에 전량이 다 소개되었기 때문에 전시가 망했을거라고 생각하는 사람 있으면 손 들어보시라. 임재천씨가 페이스북에 날마다 사진을 올렸기 때문에 “다 본 사진이라서” 사진집 <한국의 재발견>이 그렇게 망했다고 생각하는 사람 손 들어보시라. 사진작가가 넘치는 시대다. 이름이 알려져야 전시장도 가고 사진집도 사 본다. 그래서 결론은 올해에는 온빛사진상을 소개할 방법이 없어서 못한다. 아쉽다. 결선에 오른 분들 안에는 좋은 사진도 많았다고 전해들었는데, 그리고 온빛사진상을 받은 사람의 사진을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는데 아쉬운 것이다.

 

rfrfc-001.jpg » 사진/사진바다 곽명우 제공  
 
 

곽윤섭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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