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냥 웃을 수만 없는 사진

곽윤섭 2014. 05. 08
조회수 12254 추천수 1
 

지금 우리는

 

 

knm00003.jpg » 서울 상암동, 1974, 김녕만

 

 반가운 전시가 열린다. 한 달 전에 소개했던 사진집 <시대의 기억>의 사진가 김녕만의 사진전 <김녕만, 해학을 공유하다>가 6월 13일까지 <아트스페이스 J >에서 열린다. 서울 기준으로는 조금 멀지만 성남 사는 사람들 기준으로 보면 가깝다. 신분당선 정자역 3번출구에서 500미터 정도 걸어가면 나온다. 지난번 책은 사진가의 인생을 집대성한 것이었고 이번 전시는 제목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해학에 관한 사진들만 모았다. 매 사진에 빈틈이 없다. 사진가의 실력을 알 수 있다. 사진집 소개에서 작은 제목이 “웃다가 울다가”였는데 정말 웃겼다가 울렸다가 하는 사진들이다. 겉으로야 웃음이 배어나오지만 사진이 찍힌 시대의 배경을 보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사진가의 말을 잠깐 인용하자면 “저는 단순히 웃고 마는 사진이 아니라 웃음으로 버무린 눈물까지 보여주고 싶어요. 웃음이란 장치를 통하여 간접적으로 삶의 애환을 보여주고 싶다고 할까요. 우리나라 판소리처럼요. 판소리 사설을 한참 듣다보면 웃다가도 눈물이 난”다는 것이다. 그의 사진은 인간에 대한 기록이고 해학이 스며든 인생은 살 만한 것이라고 사진들이 소곤거리고 있다. 사진에 표기된 촬영연도를 상기해야한다. 1974년, 1990년, 2009년의 한국은 어땠는지를 기억할 수 있는 연령대라면 이해할 것이다. 그 후에 태어난 사람이라면 역사책을 찾아볼 일인데 잘못된 교과서보다는 차라리 잘 쓰인 그 무렵의 소설을 보는 것이 더 낫다고 추천한다. 전시장엔 김녕만의 사진 26장에 더하여 여덟명의 작가 사진 한 장씩도 같이 걸린다. 작가가 소장하고 있었던 사진들이라는데 그 사진들을 어떻게 소장하게 되었는지 물었더니 사연을 쭉 이야기하다가 “밝히지 말자”라고 했다. 돈을 주고 구입한 것도 있고 김녕만의 사진과 해당 작가의 작품을 같은 가치로 교환한 것도 있다는 것이다. 해당 작가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여기서 보였다. 사진가라고 자처한다면 다른 사진작품의 가치도 인정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한국에서 사진하는 사람들 중에는 다른 사진을 무시하는 경우가 왕왕 있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무시한다는 대목안에는 합당한 가격을 지급하고 사진전시를 보러 가거나 사진집을 사서 보는 행위를 하지 않으면서 사진을 취미로 한다는 이들도 포함되어있다. 사진전 입장료가 얼마나 되는가. 조금 비싼 사진집 가격이라고 해야 어지간한 렌즈보다 싸다.

 

knm00002.jpg » 서울 <강제등교>, 1974, 김녕만

knm00004.jpg » 1982, 사울 사당동, 김녕만

knm00005.jpg » 서울 군자동, 1989, 김녕만    

knm00006.jpg » 판문점, 1990, 김녕만

knm00007.jpg » 함양, 1991, 김녕만

knm00008.jpg » 화순 <떠나시던 날>, 1993, 김녕만knm00009.jpg » 서울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 2009, 김녕만

 

knm00001.jpg » 골목안 풍경, 1980, 김기찬     

 

 

제안: 사진마다 제목을 달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제목이라는게 무겁게 느껴지면 말풍선 정도로 생각하고 한 마디씩 달아봅시다. 어느 정도 쌓이면 사진가 김녕만과 의논하여 선정한 다음에 상품을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재치있는 한 마디를 기대합니다. 전시가 끝나는 날 마감하겠습니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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