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진 사진전 <비지키드>
우리보다는 더 즐겁게 살아라
» 비지키드, 스포츠댄스
성희진의 사진전 <비지키드(BUSYKID)>가 갤러리 류가헌에서 열리고 있다. 3월 23일까지. 류가헌은 종로구 통의동에 있는데 서울 지하철 3호선 4번 출구로 나와 청와대방향으로 올라오다가 진아트갤러리를 지나 식당 <메밀꽃 필 무렵>을 지나서 옆 골목으로 들어가고 <수갤러리>를 지나 오른쪽을 보면 찾을 수 있다.
이번 전시는 6살부터 5학년 사이의 아이들을 찍은 사진 20여점으로 구성되었는데 사진 속의 아이들은 저마다 무엇인가를 배우고 있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성희진과 전화인터뷰를 했다.
-사진을 언제부터 했는가?
=고3때 사진과 진학을 위해 입시공부로 사진을 시작한 셈이다. 대학때는 다큐멘터리를 전공했는데 그때부터 아이들을 찍기 시작했다. 중형카메라로 철거촌의 아이들을 담았다. 대학생의 어린 마음에 그 아이들을 찍어서 사회에 알려 뭔가 도움을 주고 싶었다. 대학원에서 순수파트로 전환했는데 여전히 소재는 아이들이다.
-예전 작업은 어디서 볼 수 있을까? SNS활동을 하는가?
=블로그가 있긴 하지만 지난해에 전시했던 <어덜키드(ADULKID)>와 이번 전시의 내용 <비지키드>정도 밖에 없다. 홈페이지를 만들 생각도 하고 페이스북도 하고 싶으나 뭘 하든 완벽하게 준비해서 하고 싶어서 아직 시작을 못 하고 있는 상태다.
-사진 외에 다른 업을 가지고 있는가?
=한때 아르바이트로 영어강사를 한 적이 있으나 지금은 사진에 전념한다. 부모님의 도움으로…. 부모님께 감사하다.
-지난번 작업 <어덜키드>와 이번 작업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4년 전 <어덜키드>는 영어강사 아르바이트를 할 때 만난 아이들을 보고 착안했다. 아이들의 말투나 옷차림 등에서 나이를 뛰어넘어 동년배 친구같이 어른스럽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번 <비지키드>도 아이들을 찍었다는 점에선 연장선상에 있지만 내용은 많이 다르다. 요즘의 아이들은 평균 7~8개의 학원에 다닌다는 통계가 있을 만큼 바쁘다. 이들이 왜 바쁜지 객관적인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찍게 된 것이 <비지키드>다. 이 사진들은 사료의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전의 교육, 앞으로의 교육과 비교해서 현재의 아이들 교육을 통해 우리 사회를 이해해보자는 취지다.
-다음번 작업도 아이들로 할 생각인가?
=현재로선 그렇다. 다음엔 아이들과 소비문화에 대해 고찰해보고 싶다. 조카와 이야기해보면 요즘 아이들은 대형 백화점이나 대형 패스트푸드점에 관해 주로 이야기할 뿐이지 내가 어렸을 때처럼 공원같은 곳을 선망하지 않는다.
-소비문화라고 하니 윤정미작가의 작업 <핑크 앤 블루 프로젝트>가 떠오른다.
=대상이 아이란 점외엔 다르다. 내 작업은 아이들의 주말을 따라가는 식이 될 것이다.
-섭외는 어떻게 했는가?
=예전엔 지인들을 통해서 소개를 받기도 했고 주변에 없으면 학원을 찾아가 원장님들에게 설명하고 추천을 받았다.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크게 어려움이 없었다. 아이들이 잘되길 바라는 부모님들이 많아서 섭외가 잘 되는 편이다. 촬영을 한 다음에도 명절 같은 때가 되면 문자도 보내고 계속 연락을 하려고 한다. 그런데 이번 <비지키드>는 모두 모르는 사람들이다. 전시가 시작되었으니 주말엔 사진 속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올 것으로 기대한다.
-요즘 아이들은 뭘 배우는가? 촬영 중 에피소드가 혹시 있으면?
=승마, 태글리쉬(태권도+영어), 축구, 아이스하키 등이 있다. 아이들은 하나같이 씩씩하고 다부졌다. 부모들이 권해서 뭘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스스로 미래를 위해 준비해나간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촬영을 위해 “여러분이 진짜 선수처럼 포즈를 취해달라”라고 했더니 “저 전국 몇 위권이거든요!”라고 하더라. 아이들이 원해서, 하고 싶어서 하더라. 부정적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다. 예전 아이들이 웅변, 태권도같은 것을 했다면 요즘 아이들은 시대에 맞춰 나가는 것이다. 물론 바쁜 것은 사실이라서 이 아이들은 평균 3~4개를 배우는데 어떤 경우엔 사진작가인 나보다 더 바쁜 아이들도 있긴 하다.
-성희진 작가는 어릴 때 뭘 배웠는가? 지금도 이어지는 것이 있나?
=피아노, 플루트, 웅변, 태권도, 볼링, 배드민턴, 영어, 속셈 등을 했다. 물론 한 시기에 다 했다는 것은 아니다. 지금? 볼링이나 배드민턴, 탁구 같은 것은 지금도 꾸준히 한다. 당연히 어릴 때의 경험이 도움이 되었다. 체육 같은 것은 특히 어릴 때 해두는 것이 좋다. 지금은 취미로 드럼을 배우고 있다.
-결혼해서 아이가 생긴다면 뭘 가르치도록 할 것인가?
=글쎄다. 그 무렵이라면 아이에게 영어와 중국어는 기본으로 가르쳐야할 것이고 피아노 같은 악기 한두가지, 운동도 한 두가지를 하는 것이 나중에 사회생활할 때 도움이 되겠다.
» 비지키드, 첼로
» 비지키드, 잉글리쉬
» 비지키드, 스피치
» 비지키드, 요트
인터뷰를 마쳤다. 요즘 초등학교에선 방과후 교실, 창의적 체험활동 등을 통해 요리, 기타, 미술 등 다양한 활동을 교실에서 배우는 경우도 있다. 학원에서 배우는 것과 다를 수도 있으나 공교육을 통해 국·영·수가 아닌 문화활동을 하는 아이들이 늘어나는 것은 아주 바람직하다. 입시를 위한 스펙이 아닌 사회생활을 풍요하게 할 수 있는 기반이란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