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의 구석 구석에서 담아낸 아름다움

곽윤섭 2013. 10. 30
조회수 8675 추천수 1

질서있고 화려한 거리사진

'마음의 렌즈'로 찍은 세상

 

01.jpg

스페인 아빌라

 

 

 

케이채의 사진전 ‘마음의 렌즈로 세상을 찍다’가 서울 종로구 통의동 류가헌에서 열리고 있다. 11월 10일까지.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세계 43개국을 여행한 결과물 중에서 25점을 전시한다. 전화를 인터뷰를 했고 29일 개막일에 맞춰 전시장에 가서 사진을 구경하고 작가 케이채와 잠깐 인사도 나눴다. 보도자료로 받은 사진을 보는 것과 전시장에서 보는 것의 차이가 역시 하늘과 땅의 차이만큼 크다. 그리 공간이 넓지 않은 류가헌에서 대형으로 25점을 채워넣었으니 꽉 찬 느낌이 들었는데 아름다운 풍경이 많으니 클수록 좋았고 볼 만했다.

 

-파일 정보를 보니 다양한 카메라로 작업했다.

=기본적으로는 수동 라이카를 쓰는데 스포츠, 공연, 야경 등을 찍을 땐 DSLR을 쓰기도 한다. 라이카로 작업하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든다. DSLR을 보면 요즘 카메라가 얼마나 좋은가? 너무 편하다 보니 사람이 사진을 찍는다는 기분이 들지 않고 카메라가 사진을 만든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카메라가 아닌 내가 모든 것을 조절하고 싶어서 약간이라도 불편하게 찍고 싶어서 수동으로 찍는다.

 

-거리사진가의 거리사진이라고 말한다. 여행지의 사진처럼 보이는 것도 있는데?

=여행가서 찍은 사진이지만 거리에서 찍은 사진이 맞다. 기린이 보이는 사진? 초원은 기린에겐 거리가 아니겠는가. 엘리엇 어윗이나 브레송이 외국에서 찍은 사진을 놓고 여행사진이라고 부르진 않는다. 나도 그 분들처럼 거리에서 순간을 포착하는 사진을 찍는다는 뜻이다.

 

-이제 막 사진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조언을 해달라. 어떨 때 셔터를 누르는가?

=글세 그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에게도 어떤 ‘순간’이 있는 것 같다. 어떤 풍경이 있으면 마음에 드는 상황이 올때까지 기다렸다가 포착한다. 일부 사진에선 사람이 마음에 들었다면 그 사람의 행동변화를 기다렸다 찍기도 한다.

 

-15년째 사진을 찍어왔다. 사진이 변하고 있는가?

=처음엔 두서없었다고 할 수 있다. 당연히 바뀌고 있다. 처음엔 흑백으로 찍었으나 지금은 컬러에 빠져서 흑백은 하지 않는다. 처음에 사람에게 다가가기가 불편했으나 이젠 개선되었다. 나의 스타일이 구축되고 있다. 자신만의 사진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니겠는가?

 

-이번 전시는 모두 외국의 사진이다. 국내사진은 하지 않는가?

=한국사진도 찍고 있다. 그러나 아직 발표할 시기가 아니다. 조심스럽다. 한국은 내가 잘 아는 곳이다 보니 쉽지 않아서 완성이 되기 전까진 내보이지 않을 뿐이다.

 

-영향을 받은 사진가가 있다면?

=전몽각, 브레송, 엘리엇 어윗, 윌리 로니스 등 주로 옛날 분들이다. 요즘의 사진은 나와 맞이 않는다. 옛날 스타일이 좋다.

 

-다른 사진가와 다른 점이 있는가?

=사실 나를 여행사진가라고 부르는 사람이 많은데 나는 여행사진가가 아니다. 나는 사진가일뿐, 여행은 부차적인 것이다. 포즈를 취하지 않은 사람들을 한순간에 담아낸다. 후보정을 많이 하느냐고 묻는데 나는 후보정을 하지 않고서도 이 색감을 낼 수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 나의 컬러감을 찾은 것이다.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방식이 남들과 다르다.

 

-사진을 볼 때 다른 사람의 사진과 겉으로 다른점이 있는지를 물은 것이다.

=나는 정형화된 스타일, 나의 스타일 같은 것을 가지고 있지 않다. 비율이나 사람의 위치 같은 것을 늘 일치시키는 사진이 아니다. 나는 사람이든 동물이든 혹은 어떤 공간이든 피사체에 대한 존중을 가지고 찍는다. 나를 낮춘다. 좋은 사람이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이다. 오래 볼 수 있는 사진을 찍으려고 한다.

 

-사진으로 생계가 유지되는가? 사진외에 다른 일도?

=하나만 하려고 일부러 다른 일은 하지 않는다. 사진만 한다. 힘들었는데 올해 들어 조금 나아졌다. 그냥 먹고 사는 정도밖에 해결되지 않지만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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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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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리스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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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하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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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레일리아 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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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렝게티의 기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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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미비아의 밤하늘

 

 

전화를 끊고 사진을 한번 더 관찰했다. 그리고 전시장에서 크게 출력된 사진을 봤다. 풍경 속에 사람이 있는 것도 있고 사람자체를 풍경으로 삼은 것도 있다. 두 가지는 서로 다르지 않은가 싶은데 크게 개의치 않고 찍는 것 같다. 25점 중에는 관광지에서 여행객들이 찍는 멋지고 쨍한 풍경사진도 있다. 물론 절반 이상의 사진은 그가 주장하는 것처럼 거리의 스냅이다. 대체로 아름답게 찍는 재주를 가졌다. 그의 주장처럼 순간적으로 찍으면서도 색감을 유지했고 질서도 있다. 그러나 인터뷰에서도 그랬고 눈으로 보고 왔지만 여전히 시원하지 않은 점이 있다. 다른 사진가들이 외국에서 찍어오는 사진과 케이채의 사진은 어떤 차별성이 있는가라는 점이다. 다르지 않아도 좋다고 한다면 상관없다. 그러나 사진가들은 서로 달라야 한다. 그게 작가가 작품을 발표한다고 할 때의 기본이다. 그러므로 사진은 참 어려운 것이다. 사진가는 고달프다.

그러나 전시장에 가서 사진을 구경하는 관객은 피곤하게 관람할 필요가 없다. 고민은 사진가의 몫이다. 안구정화가 되는 아름다운 사진이 많으니 편하게 보고 오면 그걸로 충분하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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