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눈썰미로 ‘발견 그 너머’를 보다

곽윤섭 2010. 04. 16
조회수 6538 추천수 0
 [5~8강 클리닉]
 
▣ 5강 문을 찍어라
의미까지 읽을 수 있는 사진 많아
 
5강은 문이었습니다. 단순하게 문만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고 문의 의미까지 읽을 수 있는 사진들이 많아서 놀랐습니다. 문이 갖는 의미에 더해서 시각적인 우수성까지 더한 사진인 checky님의 작품을 우수작으로 뽑았습니다. 문이 프레임 구실을 한다는데 착안해 문 너머의 세계를 압축적으로 보여준 멋진 사진입니다. 큰 그림액자 앞에서 두 남자가 감상을 하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문 바깥의 풍경이 멀리 떨어진 곳이다 보니 구체적인 형태보다는 색과 공간과 점으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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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희님의 문엔 반영으로 보이는 반대편 세상이 들어있어 볼거리를 풍부하고 은밀하게 전해줘서 좋았습니다. 김용태님은 앵글을 아주 고급스럽게 구사한 사진을 보내주셨습니다. 우수작으로 뽑고 싶었던 작품 중 하나였습니다. 위로 인물이 문을 열고 들어가려는 순간에 남겨진 아이가 웅크리고 있습니다. 계단이 주는 의미가 두 인물의 공간을 더 멀고 가파르게 만들었습니다.
 
둘러보기님의 문은 시각적으로 좋았습니다. 문 속에 숲이 들어있다는 메시지를 보여주려는 의도가 잘 전달되었습니다. 굳이 이 사진에 사람이 들어있을 필요는 없고 사람이 없는 것이 더 좋았습니다. 은밀한 숲엔 사람이 없습니다. 다만 찍는 과정에서 조금 쉽게 발견한 것 아닌가 합니다. 사진 선정에 지나치게 까다로운 기준이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제 눈에 그렇게 보이는 것을 어쩌겠습니까? 저는 사진을 볼 때 얼마나 고민하고 찍었을까를 먼저 생각합니다. 성정엽님과 지상님의 사진도 그런 점에서 잘 만든 프레임입니다. 다만 더 고민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 6강 얼굴을 찍어라
우열 가리기 어려워 못 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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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강 얼굴편에선 우열을 가리기가 어려웠습니다. 별난 곳에서 별난 얼굴을 찾아냈다는 점에선 거의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얼굴의 형상을 찾아냈으면 그 다음에 뭘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선 깊이 생각해봐야겠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효승님의 사진이 단순하지만 재미라도 있는 편입니다. 우수작을 가리지 않겠습니다. 찰카기님이 아주 다양한 사진을 올려주셨고 김광룡, 머프천사님이 놓치기 쉬운 소재를 잘 다스려서 찍었습니다.
 

 
▣ 7강 올라가는 것을 찍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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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가기의 우수작은 김옥희님으로 결정합니다. 여러 장의 올라가기 사진을 보여주셨는데 전봇대를 향해 올라가는 덩굴성 식물과 놀이기구를 타고 치솟는 아이의 사진이 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반달이아빠님의 사진에서도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checky님, 김용태님의 사진도 재치 있고 의미 있는 올라가기를 보여줍니다. 김옥희님을 필두로 한 20 분의 올라가기 사진을 모아서 전시회라도 열면 좋겠습니다.
 


▣ 8강 자전거를 찍어라
뒷모습에서 잡아낸 표정 돋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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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에선 김세환님의 작품을 우수작으로 선정합니다. 사람의 뒷모습에도 표정이 들어있다고 합니다만 자전거의 뒷모습에도 표정이 있다는 것을 김세환님이 보여주셨습니다. 자전거의 포트레이트에 머무르지 않고 배경과도 연결이 되며 짐받이에 있는 빨간 보자기까지 의미가 확장이 되는 좋은 사진이었습니다.
 
김민수님이 올린 여러 장 가운데에선 땅 끝에 서 바다를 바라보는 인물과 그 뒤에 강아지가 서있는 사진이 좋았습니다. 둘러보기님은 모처럼 앵글에 신경을 쓴 흔적이 있는 작품을 선보였고 이충환님은 엄청나게 큰 자전거를 구경시켜 주셨습니다. 김옥희님은 이야기가 보이는 자전거를 담았습니다. 표준영님과 송주원님은 서로 비슷하면서도 다른 자전거들의 행렬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표준영님의 경우엔 모든 것이 생략된 동그라미들의 질주가 느껴집니다. 반면에 송주원님의 경우엔 맨 선두를 중심으로 패닝을 한 덕에 다른 자전거들과 배경은 조금씩 흐려진 맛을 냈습니다. 모두 좋은 사진들입니다.
 

 
사진마을은 하루에 수백, 수천 장씩 사진이 올라오는 거대한 공간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사진에 대한 깊은 애정이 있고 또한 찍기도 잘 찍는 분들이 아껴주는 공간입니다. 늘 소중한 작품들을 선보여주시는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서로 보면서 감상하고 배우는 것이 가장 큰 미덕이 아닌가 합니다.
 
곽윤섭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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