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바롭스크 아무르강에서
중국에서는 헤이룽(흑룡)강으로
몽골에서는 하라무렌강으로
러시아에선 아무르강으로
장장 4,350km 먼 길을 유유히 흐르는 강
찬바람 휘몰아치는 하바롭스크 우쵸스 전망대에는
이 근처가 고향이라고 알려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지도자가 다녀갔다는
표지비가 세워져있고
초겨울의 아무르 강변에 서니
얼음조각들이 서로 부딪히는 소리 내며
꽁꽁 얼어붙기 전에 흘러가야 한다는 듯
살을 에는 바람과 함께 강물은
소용돌이치며 거침없이 힘차게 흐르고
겨울이 더 깊어져서 모든 게 끝나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는 듯 서둘러 흐르는 강
죽기 전에 꽃을 피우는 대나무처럼
생존이 힘들어지면 더 강해지는 전나무처럼
상황이 어렵다 해도, 어려울수록
“불안 속에 피는 꽃..“
앙스트블뤼테(angstblὒte)..
겨울이 깊어도, 눈이 쌓여도
숲길에 치울 눈은 치워야 한다고
지켜야 할 약속은 지켜야 한다고
잠들기 전에 가야할 길은 가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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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스트블뤼테(angstblὒte) - 독일어로 ‘공포, 두려움, 불안’을 뜻하는 앙스트(Angst)와 ‘개화(開花), 만발, 전성기’를 뜻하는 블뤼테(Blὒte)의 합성어로, ‘불안 속에 피는 꽃’으로 번역할 수 있다. 생명체는 자신의 생존이 위태로워 질 경우 사력을 다해 마지막 꽃을 피우고 씨앗을 맺어 유전자를 후대로 이어가기 위하여 노력하는데, 이와 같은 종족보존 현상을 생물학적 용어로 앙스트블뤼테라고 한다.
*”지켜야 할 약속....“ -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서서(Stopping By Woods On A Snowy Evening)
......
숲은 아름답고 어둡고 깊지만
나에겐 지켜야 할 약속이 있고
잠들기 전에 가야 할 먼 길이 있다.
잠들기 전에 가야 할 먼 길이 있다.
......
The woods are lovely, dark and deep.
But I have promises to keep,
And miles to go before I sleep,
And miles to go before I sleep.
인간은, 지구 역사에서 처음으로 스스로를 멸종시킬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하죠
그게 아니어도 지구, 더 나아계 태양도 사라져버린다는 것이고
그 전에 가야할 먼 길은 어디일까요? d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