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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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겠습니다…



 요양병원에 계시는 아버지께서는 거동이 불편하셔서 편찮으신 곳이 있으면 의사가 왕진을 하거나 보호자가 병원에 가서 환자상태를 말씀드리고 처방을 받아오고 있다.
 오늘 아버지께서 눈이 불편하셔서 안과 진료를 받아야 했으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셔서 눈 사진과 불편한 사항을 안과에 가서 말씀드리고 약 처방을 받아왔다.
 아버지와 눈을 마주치고 쳐다본 게 20년이 넘었었다. 무서워서 쳐다보지도 못한 눈 이였는데, 20년 게 마주치지 못한 눈은 호랑이같이 무서운 눈이 아닌 꽃사슴같이 순한 눈 이였다.
 
 기억하겠습니다.
아버지와 마주친 꽃사슴 같은 눈을….
 
 얼마 전 응급상황이 생겼을 때 아버지께서 제일 먹고 싶은 게 카스텔라빵이었는데, 그날 이후로 나는 병원에 갈 때마다 카스텔라를 사간다. 아버지께서는 빵을 드시기 전에 빵 냄새를 맡으신다.
 
잊지 않겠습니다.
아버지께서 가장 좋아하시는 카스텔라 빵 냄새를 맡던 코를….
 
어떤 음식이든 가리지 않고 잘 드시는 아버지 덕분에 어머니의 음식에는 깊은맛이 난다.
 
기억하겠습니다.
아버지의 입을….
 젊은 시절 너무 많은 일을 하셔서 이제는 쉬라는 신호인지 왼쪽 손에 마비증상이 와서 거의 사용을 못 하고 계셔서 점점 굳어져 가고 있는 손이지만, 사용을 못 하시니 손바닥은 아기 손만큼 부드러우시다.
 
기억하겠습니다.
아기 같은 아버지의 손을….
 
당뇨로 인해 무좀이 좀처럼 치료되지 않아서 손질할 때가 되면 의료진들이 항상 긴장하고 조심하는 발이지만, 다행히도 이제는 아프다는 말씀은 안 하신다.
 
잊지 않겠습니다.
너무 많은 시간을 걸으셨던 발을….
 
“오늘” 아버지와 함께한 추억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유소피아 작가는,pho02.jpg» 유소피아 작가
경운대학교 (디지털 사진 영상) 
대리점 대표



병원관련 업무를 10년 가까이 하면서 삶과 죽음은 동일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아름다운 삶을 살아야 한다.

사진이라는 도구로 ‘나’를 표현하는 ‘인생소풍’을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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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walker21

2018.11.07 09:57:17

문제는, 부모자식 관계가 단순명료하지 않다는 것

늙어가시고 죽음을 눈 앞에 둔 모습을 보면서도 마음이 복잡하기도 하다는 것 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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