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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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의 기적


아버지가 계시는 병원에서는 입소 가족들을 대상으로 사랑이 담긴 사진과 글을 공모해 상장과 상금을 주는 큰 행사를 하고 있다.
 학창시절 상이라고는 둘째 언니가 70퍼센트 이상 해 준 방학숙제인 탐구생활, 그림 그리기 달랑 두 장의 기억만 남아있다.
 그런 내가 불혹의 나이가 지나면서 상복이 터졌다.
 아버지 덕분에 받은 상만 해도 몇 번인지. 내 인생에 기적 같은 일이다. 감사하게도 아버지 병원에서 3년 연속 1등 자리를 놓치지 않는다. 부끄럽기도 하고 스스로 대견하기도 하다. 나의 진심이 다른 이들에게도 전해져 함께 공감되었나 보다. 병원 복도와 로비에 내 이름 석 자가 있는 작품들을 대할 때면 신기하다.
 올해는 외할아버지와 아들의 사랑이 담긴 사진이 뽑혔는데, 우리 아들은 이 사진을 찍은 줄도 모르고 공모전에 낸 줄도 몰랐다. 이날 시상식이 끝난 후 아들의 하교 전화에 당연히 좋아할 거라 생각하고 데리러 갔다가 차에서 얘기하니, 갑자기 고함을 지르면서 성질을 얼마나 내던지 아들이 태어나서 이렇게 나에게 성질 부린 적은 처음이라 순간 너무 당황하고 놀랐었다. 바로 차를 세워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할아버지와 자신의 사진이 남에게 감동을 주는 건 좋은 일이지만 자신의 얼굴이 공개되는 건 싫다고 했다. 초상권침해라는 말까지 하면서. 그랬다…. 중학생인 아들의 입장을 생각 못했던 것이었다. 다음부터는 동의없이 사진을 안 찍고 어디에도 안 내겠다고 사과하고는 아버지 병원으로 갔다.
 도착하자마자 병원 원장님과 직원들이 아들의 얼굴을 알아보시고는 너무 대견하다며 아낌없는 칭찬에 아들은 어리둥절해 했다. 그 타이밍을 빌러 바로 상금으로 받은 금일봉 전액을 아들에게 주었다. 순간 아들의 입꼬리는 광대뼈까지 승천하면서 나에게 미안함과 멋쩍은 웃음을 보냈다. 다과를 먹은 후 아버지 병실로 가서 상장 소식을 전해드리니 너무 좋아하시면서 얼마나 눈물을 흘리시던지 “고맙다…. 고맙다…. 고맙다….” 하시면서 좋아하셨다.
 그런 외할아버지의 모습에 상장을 전해드리고 덤으로 함박웃음도 전해드렸다.
 착한 사춘기 아들이 가끔은 미우면서도 아직은 어린애같이 순수해서 사랑스럽고 대견하다. 아들아 어머니는 너에게 물려줄 유산이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이런 “아름다운 추억”들이라는 것을 언젠가는 알아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인간은 태어날 때 폐로 숨을 쉬기 위한 불안감과 공포 때문에 세상을 마주할 때 그렇게 울어댄다고 한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은 아이와의 첫 대면에 반가움과 사랑의 웃음과 박수를 보낸다.
 우리가 죽음을 마주할 때면 이 상황이 바뀐다.
 주인공은 더 이상의 고통 없는 안식처인 천국으로 갈 테니 행복하게 눈을 감을 것이다. 반면 헤어짐의 아쉬움과 슬픔은 남은 자들의 몫이다. 그만큼 아름다운 추억이 많아서일 것이다.
 요양원에 누워 계신 아버지와는 좋은 추억보다는 상처받은 내면의 추억이 많은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와 헤어짐의 약속 시간이 점점 다가오는 것이 느껴져 좋은 추억들을 만들고 싶은 것 같다. 누구나 자신의 약속된 시간이 지나면 육신의 때보다 마음의 때를 빨아 입고 갈 때가 올 것이다.
 마음의 때가 많지 않기를 바라며 “오늘”도 나는 마음을 다해 사랑하는 사람들과 추억 한 장 남긴다.
 


 

유소피아 작가는,pho02.jpg» 유소피아 작가
경운대학교 (디지털 사진 영상) 
대리점 대표



병원관련 업무를 10년 가까이 하면서 삶과 죽음은 동일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아름다운 삶을 살아야 한다.

사진이라는 도구로 ‘나’를 표현하는 ‘인생소풍’을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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