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팔백 원
목련꽃벚꽃진달래꽃철쭉꽃라일락꽃산수유꽃개나리꽃
모두 한꺼번에 피어 버리는 봄날이
나는 이상한데
아침부터 점심때까지
아픈 무릎으로 계단 오르며
폐지 모아
오백 원짜리 세 개에 백 원짜리 열세 개 번
여자는 삼백만 원이 필요한 세상이 이상하다
나는 4월인데도 바람 불어 춥다고 말하고
여자는 덥다고 말한다
여자는 사흘 동안 번 8천 6백 3십 원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 두었다고 자랑을 하는데
나는 오랜만에 본 십 원짜리에
봄꽃을 잊는다
여자는 나에게 할 말이 많은데
나는 여자에게 해 줄 말이 없다
봄인데도….
김원 작가의 여시아견(如是我見)
직장인이다. 틈나는 대로 사진 작업을 한다.
쪽방촌과 기독교 수도원을 장기 작업으로 계속하고 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계속할 것이다.
여시아견(如是我見)은 금강경에 나오는 말이다. 사진은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본 것을 전달하는 것이라는 의미와 통한다. 내가 보기에는 그랬다는 것에 대한 상징이다. 쪽방촌, 수도원, 소소한 일상, 이 세 가지 주제가 내가 카메라로 보고 있는 것들이다. 내가 카메라로 본 세상, 그것이 여시아견(如是我見)이다.
김원 페이스북 www.facebook.com/won.kim.5099
깊게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