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바람 소리는
물의 집착을 버린 물고기는 새가 되려고 원대리 하늘내린터 오두막에 둥지를 틀었다. 눈을 감고 걸어도 눈을 뜨고 걸어도 보이는 것은 초라한 얼굴과 보고 싶은 얼굴들이지만 우리 모두 잊혀진 얼굴들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라, 헤어짐은 멀어도 마음에 남아서 창문 흔들리는 소리에 돌아보는 마음으로 그저 바라만 볼 뿐, 가을바람 소리는 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
경기도 가평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돌아오는 길에 강원도 인제 박인환 문학관을 들렀다. 명동백작 이봉구, 돌체, 모나리자, 오비서 캐빈, 필하모니 등등 어느 한 시절 몸으로 가슴으로 받아들였던 그 이름들이 떠오르며 지난 날 기억과 미련을 담은 엘피 레코드에서 <서울야곡>이 흘러나오는 듯한 분위기이다 “네온도 꺼져가는 명동의 밤거리에 어느 님이 버리셨나 흩어진 꽃다발, 레인코트 깃을 올리며 오늘밤도 울어야하나 베가본드 맘이 아픈 서울 엘레지~”
김성훈(아이디: norlam)작가는
부산 출생이며 고려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고 쌍용투자증권 등 금융 파생상품 관련 기업에서 근무.
건강회복의 일환으로 명상수련과 절집, 왕릉, 폐사지 등의 문화유산 답사기행과 걷기여행을 시작하였다.
법륜스님의 글 중에 -일어나는 모든 일은 잘된 것이다-라는 글귀를 늘 염두에 두고 산다.
늘어만 가는 음반, 공연장 티켓, 그동안 모아둔 수많은 내한공연 연주자 사인이 있는 포스터를 한적한 시골 창고 작업장 같은 곳에 패널로 걸어놓고 싶은 것이 작은 소망중 하나이다.
근래는 이미지 인문학, 디지털 미학 쪽에 관심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