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진애, 50대 후반
‘죽음’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 : 십자가, 부활이 있다고 믿으니까.
남진애가 죽기 전 남기고 싶은 유산(legacy)은?
“신앙이요.”
남진애씨는 “순간순간 생생하게, 감정 하나하나를 느끼며 살고 싶다”며 “집착과 탐욕을 버리는 삶을 살면 떠날 때 가벼울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껏 가까운 사람들의 죽음을 접하며 저도 조금씩 죽음에 대해 정리해나가고 싶었는데 오늘 말로 해보네요. 지금 이순간이 떨리고 설레고 소름 돋을 만큼 전율이 느껴져요.”
그는 죽음이 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때때로 후회도 했고 사랑도 했고 꿈도 쫓아봤다. 그것들은 삶의 과정이었고 흔적이 됐다.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이 필요했고 그 배움으로 제가 이 정도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왜 갑자기 눈물이 나죠? 가슴에 파장이 일며 응축된 무엇이 뿜어 나오는 느낌이네요.”
조금 기다렸다가 촬영을 하며 다시 인터뷰를 했다.
“발 촬영이요?” 많이 늙고 초라하지만 잘 지탱하고 견뎌준 내 발, 고마운 발이네요.
부끄럽지만 할게요.“
발 촬영이 두 번째라고 했다. 20대 후반, 잡지에 ‘건강한 발’이라는 테마로 사진이 실렸다.
딱 30년 만이다.
“두 번 모두 우연이라 기분이 묘하네요. 감회가 새롭기도 하고.”
벗었던 양말을 신으며 마지막 말을 했다.
“거추장스럽지 않게, 가장 나답게 살고 싶어요. 오늘 ‘자유’ 할 수 있게 해줘서, 들여다보고 싶었던 제 마음을 다시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줘서 참 고마웠습니다.”
처음 마주한 사람이었기에 충분히 자유로울 수 있었다며 몇 번이나 인사를 했다.
윤정 작가는
글 쓰고 사진 찍는 프로젝트 아티스트.
사각거리는 연필 느낌을,
아날로그 카메라 셔터소리를,
비 온 뒤 흙내음과 공기 냄새를,
고소한 원두 볶는 향을,
인간미 넘치는 소박한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
2013년 휴먼다큐프로젝트 ‘어른들의 꿈 굽기, 꿈꾸는 사람들’ 등 수차례 개인전.
bookcooker 프로젝트아티스트 윤정 이라는 블로그를 운영중이다.
미국 인디애나대학 순수미술 졸업
전 한국일보 사회부, 문화부 기자
전 홍보회사 Video PR 신규 툴 개발 및 대외협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