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다누시마루
큐슈에 눈 내리는 일은 흔치 않다. 보통은 겨울이 다 가도록 눈 몇 점 볼 수 있을 정도다. 외부로 노출된 수도관을 싸매지도 않는다. 오두막 옆 녹나무는 겨우내 철 지난 낙엽을 떨어트린다. 거리를 지나다 보면 늦가을과 초겨울이 혼재해 있는 낯선 풍경들과 마주치게 된다.
다누시마루는 위도상 제주도보다 약간 아래쪽에 있다. 이렇게 말하면 따뜻한 남쪽 나라를 연상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아니다. 북쪽 끝 홋카이도처럼 무시로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혹한은 아니더라도 추위는 존재한다. 규슈가 사계절의 뚜렷한 특징이 있는 온대지방이라서다.
둥지를 튼 첫해 4월에 나는 규슈의 맹랑한 추위를 경험했다. 다카야마 부인이 챙겨준 다섯 겹 침구 속에서도 오돌오돌 떨며 밤을 지새웠더랬다. 문제는 다다미였다. 다누시마루의 집들은 온돌시설이 없다. 이곳은 온돌이 없더라도 견딜만한 겨울이라는 얘기가 된다. 익숙해지면 그럴지 몰라도 온돌에 익숙해진 몸은 다다미 사이로 스며드는 냉기를 견디기 힘들었다.
기온은 일반적으로 아래로 내려갈수록 높아진다. 위도상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고도 상 아래 지역일수록 기온은 높아지는 것이다. 후쿠오카보다 아래쪽에 있는 구마모토는 위도상 후쿠오카보다 남쪽이지만 내륙의 높은 고도지역이라서 해안 지역 후쿠오카보다 더 춥다. 추위는 기온뿐만 아니라 바람 강도와 공기 건조 상태, 햇빛 유무 등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춥다는 건 피부보다 마음으로 느끼는 심리적 온도인지도 모른다. 세상을 포근하게 만드는 것은 마음을 녹이는 따뜻한 소식들이 아닐까. 들리는 소식들은 북풍한설 몰아치는 엄동설한뿐이어서 몸을 더 한껏 웅크리게 한다. 입춘이 지났지만 봄이 쉬 올 것 같지 않다. 춥다.
유신준 작가는
가깝고도 먼 이웃 일본을 깊이 알고 싶어 조기퇴직하고 백수가 됐다.
지인의 소개로 다누시마루 산기슭의 오두막을 거처로 정했다.
자전거를 벗삼아 보고 느낀 것들을 기록하며 유유자적하게 살고 있다.
잘 지내시는지요.
작가님을 대할라치면 그 오두막이 제일 부럽고 욕심나지요.
다다미 방에 추위를 언급해주셔도 부러운건 변할 수 없지요.
더 부러운건,,그 오두막 주위를 가만히 살펴본다면,,얼마나 많은 새들이 있을까 하는겁니다.
ps/ 작가님 거 주고받고 책,,아직입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