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불러오는 꽃들이 있습니다. 

눈을 녹이고 얼음사이에서 피어나는 얼음새꽃(복수초),

아직은 춥지만 계곡물이 녹아내리는 소리를 들으며 양지바른 곳에  앉아있는 앉은부채,

봄이 오는 소리에 쫑긋 귀를 기울이며 피어나는 노루귀,

오는 봄 반갑다고 꼬리치는 '버들강아지'

덩실덩실 미친듯이 춤을 추며 봄을 맞이하는 '광대풀꽃',

겨울바람 몰아내고 봄바람 불어오는 '바람꽃',

이름만 불러주어도 시가 됨직한 바람꽃 중에서 가장 먼저 피어나는 '변산바람꽃'이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대체로 바람꽃의 피는 순서는 이렇습니다. 

변산바람꽃과 너도바람꽃이 앞을 다투고 피어납니다.

너도바람꽃이 질 무렵이면 만주바람꽃이 피어나지요.

만주바람꽃이 한창일무렵이면 꿩의바람꽃이 피어나고,

이쯤되면 봄이 숲을 한바퀴 돌았으니 '회리바람꽃' 피어납니다.

그리고,

홀아비바람꽃, 태백바람꽃이 피어날 즈음이면 숲은 완연한 봄을 피워내지요. 

봄이 오는가 싶다가 꽃샘추위에 눈발까지 휘몰아치면 애써 피운 꽃들이 얼어 터집니다.

피어난 꽃 얼어터진다고 봄이 멈칙거리던가요? 기어이 봄은 옵니다.

찬바람 쌩쌩부는 우리네 역사도 그렇게 피어나길 바랍니다.

 김민수작가는

 

서울생으로 현재 들풀교회 목사, 문화법인 ‘들풀’ 대표.

 

2003년 ‘Black&White展’, 2004년 ‘End&Start展’

2004, 2005년 ‘여미지식물원 초정 ’제주의 야생화 전시회’

2005년 북제주군청 초청 ‘순회전시회’

2011년 한겨레포토워크숍 '가상현실‘로 연말결선 최우수상, 한겨레등용작가

2013년 지역주민을 위한 ‘들풀사진강좌’ 개설

 

저서로 <내게로 다가온 꽃들 1, 2>, <달팽이는 느리고, 호박은 못생겼다?>, <하나님, 거기 계셨군요?>, <달팽이는 느리고 호박은 못 생겼다?>, <달팽이 걸음으로 제주를 걷다>,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 등이 있다.

각종 매체에 ‘포토에세이’를 연재했으며, 사진과 관련된 글쓰기 작업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