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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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남았고, 꽃샘추위 두어 차례 남아있지만 입춘이 지나면 그야말로 봄이다.

입춘이 지나면 남도뿐 아니라 중부지방에도 여린 풀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물론, 보고자 하는 사람과 찾는 이들에게 먼저 보인다. 


여린 풀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하면, 이내 나뭇가지들은 물을 먹고 푸릇푸릇해진다.

축축늘어진 버드나무 가지는 이미 물을 잔뜩 먹고는 연록의 색으로 변해가고 있다.

숲에 사는 나무꽃들은 풀꽃에 비해 천천히 피어난다.


그래야만 숲의 낮은 곳에 사는 작은 풀꽃들이 맘껏 햇살을 받고 피어날 수 있다.

그래서 숲에서 봄에 피어나는 나무꽃들은 고작해야 생강나무나 산수유 정도가 앞을 다툰다.


그러나 숲에서 약간은 벗어난 계곡이나 개울가라면 어떨까?

그곳에서는 풀꽃보다도 더 먼저 피어나는 꽃이 있는데 그것은 버들강아지다.

계곡과 개울 언저리는 얼음이 녹으면 언제 물이 넘칠지 모르기에 풀꽃이 자라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그러니 그곳에서는 조금 일찍 꽃을 피워도 좋고, 

버들강아지의 앙상한 가지는 제 아무리 꽃을 많이 피운들 햇살을 막지 못한다.

막 피어나는 버들강아지를 만지면 마치 털 많은 강아지를 만지는 것 같이 부드럽다.


그러나 버들강아지도 꽃이다.

저마다 버들강아지에 대한 추억들이 있을 터이다. 


많은 추억이 있지만, 

버들강아지 피어날 즈음이면 가지를 잘라 피리를 만들어 볼기도 하고,

봄 햇살 따스할 적엔 겨우내 까마귀발이 된 발을 버들강아지 피어난 개울가에서 씻기도 했다.

봄을 앞당겨 보고 싶으면 꽃눈만 생긴 버들강아지 줄기를 잘라 꽃병에 꽂아두기도 했다.


버들강아지 피었다. 꽃구경 가자. 


 

 김민수작가는

 
서울생으로 현재 들풀교회 목사, 문화법인 ‘들풀’ 대표.
 
2003년 ‘Black&White展’, 2004년 ‘End&Start展’

2004, 2005년 ‘여미지식물원 초정 ’제주의 야생화 전시회’fkim11.jpg

2005년 북제주군청 초청 ‘순회전시회’


2011년 한겨레포토워크숍 '가상현실‘로 연말결선 최우수상, 한겨레등용작가
2013년 지역주민을 위한 ‘들풀사진강좌’ 개설
 
저서로 <내게로 다가온 꽃들 1, 2>, <달팽이는 느리고, 호박은 못생겼다?>, <하나님, 거기 계셨군요?>, <달팽이는 느리고 호박은 못 생겼다?>, <달팽이 걸음으로 제주를 걷다>,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 등이 있다.
각종 매체에 ‘포토에세이’를 연재했으며, 사진과 관련된 글쓰기 작업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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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재운

2016.02.14 00:07:19

어릴적 많이 꺽어서 놀았는데요.

가지는 새로 돋아난 껍질을 칼로 살살 벗겨 내서 피리를 만들어 불곤했죠. 


이 사진을 본 후엔 못 꺾겠어요.

너무 예뻐서!

박호광

2016.02.17 13:00:31

버들강아지도 꽃이 피내요. 그것도 아름답게.^^ 처음 알았습니다.

보고도 보지 못한것에 새삼 놀라고 있습니다.  

신승현

2016.02.20 04:18:16

첫 사진 보고 저도 모르게 어머나 했어요ㅎㅎㅎ

보송 보송 봄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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