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광원 가는 길 >
마포대교, 당인리 발전소 지나
건너편 국회의사당 지나
방화대교 지나
외곽순환고속도로 빠져
벽제로 들어서면,
21층 푸른마을 아파트가
젖가슴 같은 무덤으로
파편처럼 흩어지고,
8차로 고속도로가
실핏줄 같은 오솔길로
연기처럼 사라지고,
하얀 안개 속
비포장 길 넘어서
초록터널 지나서면,
이제서야
새 하늘이 보이고
새 숲이 보이고
새 물이 보이고,
하얀 손이
흐느끼며 들썩거리는
검은 어깨를 덮는다.
해가 나고
하늘은 푸르고
안개는 하얗고
비는 내린다.
날마다 내가 태어나는
자궁이 여기이다.
김원 작가의 여시아견(如是我見)
직장인이다. 틈나는 대로 사진 작업을 한다.
쪽방촌과 기독교 수도원을 장기 작업으로 계속하고 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계속할 것이다.
여시아견(如是我見)은 금강경에 나오는 말이다. 사진은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본 것을 전달하는 것이라는 의미와 통한다. 내가 보기에는 그랬다는 것에 대한 상징이다. 쪽방촌, 수도원, 소소한 일상, 이 세 가지 주제가 내가 카메라로 보고 있는 것들이다. 내가 카메라로 본 세상, 그것이 여시아견(如是我見)이다.
김원 페이스북 www.facebook.com/won.kim.50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