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 여시아견 31회
차이와 차별
쪽방은 다르다.
방은 낡은 반쪽이다.
허술한 방문은 작은 자물통에 의지한다.
화장실은 십여 명의 공간이고
세면장과 세탁기는 공용이다.
구멍가게 30촉 백열등 아래 선반에는
술과 된장과 가스와 순간접착제와 에프킬라와 연필과
비타민워터와 WD-40과 화장품과 이쑤시개가 함께 널려 있다.
연탄불은 추억이 아니라 현실이다.
태극기는 상징이 아니라 도구이다.
바로 옆 유리벽 고층빌딩에는 없는 것들이다.
같은 공간에 차이가 공존한다.
차이가 쪽방 사람들을 힘들게 만든다.
낙인이다.
낙인이 낙담을 낳고 차이가 차별을 만들어
쪽방 악순환을 반복하게 한다.
쪽방에 필요한 것은
낙인이 아니라 인정(認定)이다.
차별이 아니라 사랑이다.
분리가 아니라 연결이다.
연말 불우이웃돕기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김원 작가는
24년차 직장인이다.
본격적으로 사진작업을 한지 10년 정도 되었다.
몇 번의 단체전에 참가했다.
쪽방촌 작업을 5년째 진행 중이고, 기독교 수도원 작업은 8년 정도 되었다.
여시아견(如是我見)은 금강경의 첫 구절 여시아문(如是我聞)에서 따 온 것이다.
‘내가 본 것’을 나의 느낌으로 보여 주고자 함이다.
쪽방촌, 수도원, 소소한 일상, 이 세 가지 주제가 내가 카메라로 보고 있는 것들이다.
내가 카메라로 본 세상, 그것이 여시아견(如是我見)이다.
김원 페이스북 www.facebook.com/won.kim.50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