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사갱
지하 1000m, 그 뜨거운 온기를
온몸 가득 끓어 안은 광부들이
사갱에 모였다.
경사의 사각지대에서 줄로 연결되어있어
기계로 끌어당긴다.
곧 서서히 움직인다.
간간이 비추는 은근한 불빛 아래에
검은 사람들의 재빠른 몸놀림들이
신속하게 오르고 내린다.
촌각을 다투는 시간 안에서
타려는 광부와 내리는 광부들이
실낱처럼 엉키지만
몸에 베인 일사불란한 움직임에
땀으로 흥건히 젖은 광부들을 태우고는
다시 재빠르게 치달을 것이다.
희미한 천정의 불빛들도 광부들이 가던 그 길을
곧 따라 들어 올 것이다.
박병문 작가는
태백 출생, 현재 오투리조트에서 근무, 대한민국국제포토페스티벌 홍보운영위원과 한국리얼다큐사진가회회원.
2010년 제 24회 강원도 사진대전 대상, 2013년 제 1회 최민식 사진상 특별상 대상 등 여러 수상경력.
2014년 ‘아버지는 광부였다’ 개인전. 2013년 성남시청 초대전 '태백의 사계', 2014년 대한민국 국회초대전
'웅비하는 대한민국 그러게 말이다' 등 여러 단체전.
저서로 ‘금대봉의 야생화’, ‘아버지는 광부였다’ 사진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