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시간은 매우 짧습니다. 그 짧음은 상대적이어서 매미나 하루살이에 비하면야 불만이 없겠지만, 그래도 인생의 덧없음을 종종 풀잎 끝의 아침 이슬에 비유하기도 하지요. 그런 비유가 괜히 나왔겠어요? 부안군 위도의 대월습곡 앞에 서면 그 비유를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땅 위의 먼지와 모래가 바다로 흘러들어가 차곡차곡 쌓이면서 육중한 무게를 가지기 위해서는 억겁의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 무게의 압력을 받아서 아래층의 먼저 쌓인 흙먼지와 모래가 단단한 바위로 변하기까지 다시 억겁의 시간이 흘러야 할 것이고요. 이렇게 형성된 바위를 퇴적암이라 한답니다. 이 바위가 깊은 바다 속에서부터 솟아올라 히말라야 산맥이나 안데스 산맥을 이루기도 하였는데 그리 되기까지는 다시 억겁의 세월이 흐릅니다. 그 과정에서 솟아오른 바위가 경우에 따라서는 물결모양처럼 구불구불 굽어지기도 하지요. 습곡이라고 합니다. 깊은 땅 속에서 이루어진 이 습곡 현상이 비바람에 깎이는 침식 과정을 거쳐 우리 눈에 보이기 위해서는 또 억겁의 세월을 기다려야 합니다.

  그런데, 위도의 해안가에서 드러난 대월습곡은 구불구불 굽어진 정도가 아니라 거의 원을 이룰 정도로 바위가 휘었어요. 보세요. 저 정도로 휘어지기 위해서는 얼마나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을까요? 그런 자연 앞에서 인간이 수명은 찰나일 뿐입니다. 눈이 멀 정도로 욕심이 가득하거나 일이 안 풀려 괴로운 사람은 이 습곡 앞에 서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한낱 구경거리로 끝날 것 같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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