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윤섭 기자의 “T.V 화면을 찍어도 사진인가?”의 글에 대하여...

 

이글을 쓰는 나는 사진가 육명심 선생님 제자이며, 곽기자의 글에서 언급한 육명심 선생님의 이번 이산가족 사진집의 사진을 정리하여 출판사에 가져간 장본인인 사진가 조인상이다.

우선 곽기자의 현대사진의 이해에 대한 생각을 언급하고 싶다.

1950년대 시작된 독일의 주관주의 사진은 2000년대 토마스 루프(Thomas Ruff)에의해 꽃을 피운다.

토마스 루프의 사진 중에는 인터넷에 떠도는 포르노 사진이나 이미 오래전 신문에 계시된 사진을 그대로 복사하여 옮겨 놓은 사진들이 등장한다.

물론 그는 다른 여러 가지 실험적 작업도 병행 하였지만, 그의 사진이 엄청난 가격으로 미국의 국립 미술관에 소장된 것은 그 미술관에서 그의 이미지를 구매한 것이 아닌 그의 개념을 구입하여 소장한 것으로 보여 진다.

1960년대부터 팽배해진 예술에서의 유미주의 (唯美主義)는 작품의 가치를 감상자에 두지 않고

작가의 몫으로 돌리는 시대를 맞이한다.

포스트 모던이즘 이후에 예술에서의 차용(借用)의 정당성은 이제 그 누구도 부정하지 않고 있다.

나는 빅뱅의 붉은 노을를 이문세 노래의 리메이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느 한 부분의 리듬과 가사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붉은노을이라는 노래의 탄생인 것이다.

텔레비전의 화면은 고정된 카메라로 연속하여 이미지를 보여 주는 동영상이다.

그 연속된 이미지를 그대로 오래된 자료 하면으로 생각하여 같은 방법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원하는 이미지를 직관으로 선택하여 지면으로 옮겨 놓은 것은 이미 재창조된 이미지로 표출한 또 하나의 이미지로 이해하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곽 기자는 그뤼에르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그가 이제는 티비 샷 찍는 일을 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했다고 해서 그것이 그와 유사한 작업을 병행한 모든 사진가들의 잘못된 작업이라는 생각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아직까지 우리가 안고 있는 아픈 현실인 이산가족의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당시 그것을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으로 현실을 직시한 주변 환경과 T.V 화면일 수밖에 없는 당사자의 슬픈 감정을 지면에 옮겨 놓은 작가의 주관적 작업을 마치 가치 없는 복제품처럼 치부하는 글은 상당히 조심스러워야한다는 생각이다.

무엇을 보고 느끼는 나의 감정을 솔직하게 기록하는 것은 사진가의 자세이고 작업과정이다.

한국적 정서와 문화, 한국인의 아픈 현실을 당신 일반 사진가로서 어쩔 수 없이 직접 촬영 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T.V 화면에 집중 했던 작가의 작업이 그리 가치 없는 것인가?

80년대 초 한국의 사진계에서 누가 그저 한번쯤 해보는 장난스런 실험이 아니라 100여통의 필름으로 T.V화면에 집중하여 작업했던 작가가 있었는가?

T.V 화면을 찍은 작업에 대해 곽 기자는 기술적 문제를 언급하고 있지만, 사진을 찍는 행위는 초보자들이 말하는 기술적 문제가 아니다.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사진을 어떻게 찍는가?의 문제가 아닌 내가 무엇을 보고 있는가?의 문제인 것이다.

우리는 사진가 육명심 선생님의 백민, 장승, 검은 모살뜸, 예술가의 초상 등등 평생의 작업을 회고해 보아야 한다.

당시 한국의 사진가 중에 누가 그렇게 한국인의 현재의 모습과 현실의 문제를 자신의 이미지로 표출하려 노력해 왔던가?

 

곽 기자의 입장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는 기자이다.

기자는 팩트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위치에 있다. 어떤 내용의 사진집이 출판되었는지를 객관적이고 균형적으로 전달하는 위치에 서 있으며 그 가치나 평가는 독자에게 맞춰져야 하는데 자신의 편협한 생각으로 글을 쓴다는 것은 무서우면서도 위험한 펜이 될 수 있다.

남을 깎아 내려서 자신이 올라가는 것은 절대 아니다.

 

육명심 선생님은 현존하는 최고의 원로 사진가이다.

육명심 선생님의 프로필을 검색한다면 그 사실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 할 것이다.

선생님에게는 이제 그 어떤 명성이나 스펙이 더 이상 필요치 않다.

다만 당신의 해 왔던 작업들을 후배들에게 정리하여 보여주고 싶었던 것일 뿐이다.

적어도 그가 인지도 있는 지면의 기자라면 최고의 원로의 사집을 보며 자신의 위치를 고려해 86세임에도 불구하고 또렷한 정신과 사상으로 활동하고 계신 당사자와 직접적 인터뷰 한번쯤은 한 후에 평가적 글을 썼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자신의 좁은 생각으로 바라 본 책과 출판이 목적인 출판사와의 몇마디 주고받은 이야기로 한 평생을 사진인으로 살아오신 육명심 선생님에 작업에 대한 치졸한 생각을 함부로 글로 쓴다는 것은 ........

조 인 상 (: 사진가 www.photoclas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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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walker21

2018.10.22 21:38:21

현대사진에 대한 이해가 깊지 못해 댓글로 묻는 것도 조심스럽지만 몇 자 적어봅니다


1. 누군가가, '육명심 작가의 사진집을 내 방식으로 재해석하겠다'라는 거창한 명분을 내세워, 육 작가님의 사진집들을 아주 정밀하게, 한 쪽씩 한 쪽씩, 그것도 중형이나 대형 카메라로 찍고, 사진집의 크기에 맞게 만들고, 그걸 사진집으로 낸다면, 육명심 작가님은 내 작품들을 재해석했다며 흡족해하실까요?


2. '육명심 선생님은 현존하는 최고의 원로 사진가'이신지는 잘 모르겠는데-육 작가님의 책 몇 권은 나름 열심히 읽었지만- '최고의 원로 사진가'에 대해서는 듣기 불편한 발언을 하면 안 되는지요? 조인상 작가님은, 이런 생각이 스승을 욕보이는 것이라는 걸 모르시나요? 혹시라도 우상으로 숭배하는 건 아닌지 여쭤봅니다 부처님이 그러셨다고 하죠 "길을 가다가 부처를 만나면 죽여라"


3. 조인상 작가님의 설명대로라면, 포르노 사진이나 오래전 신문에 계시된 사진을 그대로 복사한 토마스 루프의 작품은 그의 '개념'이 담긴 것이며 그건 '포스트 모던이즘 이후에 예술에서의 차용(借用)'이고, 스승인 육명심 작가님의 이번 사진들은 '한국적 정서와 문화한국인의 아픈 현실을 당신 일반 사진가로서 어쩔 수 없이 직접 촬영 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T.V 화면에 집중 했던 작가의 작업'입니다 두 가지가 같은 얘기인가요? 제가 이해하기론, 육 작가님은 어떤 사정으로 인해 현장에 못 갔고 그래서 T.V 화면을 찍었다는 거 같은데, 거기에 '포스트 모던이즘 이후에 예술에서의 차용' 개념이 들어갔다는 건가요? 그게 같은 건가요?


4. 조인상 작가님은 '빅뱅의 붉은 노을를 이문세 노래의 리메이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시지만, 그건 본인의 생각이시고, 빅뱅은 '붉은 노을'을 다시 부르기 위해 비용까지 치르고 그 권리를 샀습니다 기본적으로 리메이크한 것이고, 다만 그 이후에 원작과 다른 빅뱅만의 요소를 넣은 것입니다 후자에 초점을 맞춰 강조하실 수는 있지만, 리메이크에서 출발한 겁니다 원작을 뛰어넘은 작품을 만들었느냐는 다른 얘깁니다


사람의 취향은 존중해야겠지요? 현대사진이 어떻고 '차용'이 어떻고 하셔도, 저는 육명심 작가님의 이번 사진들은 굳이 내 돈 주고 사서 보고, 다른 이들에게 권할 생각이 없습니다 '차용',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베끼기 같습니다 베끼는데서 생기는 효과가 있으니 예술가라는 분들이 활용하겠지만, 현대사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람이 보기엔 별롭니다 차라리 다른 기법이나 효과를 탐구하셨으면 더 좋았겠다 싶기도 합니다


이곳 '사진마을'은 소소한 사진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조인상 작가님의 반론은 충분히 알았으니 더이상 분위기를 흐리지 않으시기를 부탁합니다 dh

열린공간

2018.10.24 06:24:49

육명심 작가님 본인의 이야기가 있어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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