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리는 것이 힘들지만, 그래도 혼자서 띄엄띄엄
제19기 한겨레포토워크숍 우수상 김제숙
살아오면서 잘한 일 중의 하나가 어렸을 때 보았던 아버지 손에 들려 있던 카메라를 기억해 낸 일일 듯합니다.
학창시절엔 소풍 때마다 김밥이나 맛있는 간식을 다 그만두고 카메라만 들고 가곤 했습니다. 하굣길, 긴 그림자를 드리우며 집으로 가는 친구들의 뒷모습을 찍던 장면이 아득하고 아련합니다. 가정을 이루어, 저 역시 아버지처럼 어린 남매의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오랜 시간을 앞에 놓인 삶을 살아내느라 골몰하였습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헛헛한 마음으로 살아가던 어느 날 문득, 사진을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사진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2008년 7월 11일, 처음으로 사진마을의 사진클리닉에 노크를 했습니다. 세 장의 사진을 올리고 ‘이런 사진들도 객관적인 사진이 될 수 있는지요?’ 제가 했던 질문입니다. 저 혼자 보기에만 좋은 사진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공감할 수 있는 사진인지 물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곽윤섭 기자님은 이것저것 신경 쓰지 말고 그냥 편하게 찍으라는 조언을 하셨는데 저는 아직까지 거기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것 같아서 스스로 민망합니다. 대상에 가까이 다가가지도, 쉽게 포기하지도 못한 채 가슴앓이를 할 때가 잦습니다.
사진을 선별하는 일은 찍는 일보다 더 어려웠습니다. 열다섯 장을 인화해서 책상에 늘어놓고 오며 가며 들여다보았습니다. 욕심을 내려놓기가 쉽지 않았고 미련은 아무리 떨쳐버려도 물러앉지 않았습니다. 다섯 장을 버리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아마 우리의 삶도 그러할 듯합니다. 무엇을 채우기에 급급하지만 사실은 잘 비우는 것이 한결 홀가분한 삶을 사는 비결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진은 제게 인생 공부에 다름없습니다.
이 상을 주신 것은 오래전에 제가 했던 질문의 답을 이제 실천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입니다. 혼자서 띄엄띄엄 가고 있는 저에게 주신 격려에 감사 드립니다.
이제 막 품은 사진가 꿈, 머무르지 않고 한 걸음 더
제19기 한겨레포토워크숍 우수상 정태경
사진을 사랑하는 분들과 2박3일 동안 여행하며 사진에 푹 빠져 보냈던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이었는데 이렇게 우수상까지 받게 되니 쑥스럽고 너무 영광이다. 더불어 취미로 사진을 시작하여 이제 막 사진가의 꿈을 품은 저에게 늘 부족하게 느껴졌던 나의 사진으로 처음 상을 받게 되어 더욱 기쁘다.
3박4일 동안 일본여행을 하면서 짧은 일정 속에서 시모노세키의 모든 것을 카메라에 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했기에 나의 작품 ‘시선…. 그리고 또 다른 시선’은 그들의 소소한 이야기와 시선들을 통해 나만의 다른 시선으로 그들만의 일상을 담고자 노력했다.
아직 많이 부족한 작품이지만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앞으로 여기에서 머무르지 않고 노력하여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여행사진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마지막으로 신미식작가님과 곽윤섭기자님 그리고 함께한 모든 분들과 사진 그리고 여행으로 소통할 수 있어 나에게 너무 소중한 시간들이었고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경북 포항출신이며 학창시절 축구선수였고 대구가톨릭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였다
현재 여행사진가를 꿈꾸며 차근차근 준비중에 있다. 11월부터 3개월 동안 남미를 여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