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간의 긴 외유를 마치고 새벽에 인천공항에 도착하여 집으로 향하는 공항버스에서 수상 소식을 들었다. 난생처음으로 세상과 » 권해진 단절하고 긴 시간을 오직 하늘과 바람과 그리고 모래와 함께 보내고 왔다. 문자도 전화도 카카오톡도 페이스북도 모두 놓고 온종일 지나온 시간과 살아야 할 시간을 생각하면서 고비사막에서 나날을 보냈다. 밤에는 아름다운 은하수와 손을 뻗으면 잡힐 것 같은 별들을 바라보고 낮에는 끝없이 펼쳐지는 고비 알타이산맥과 고비사막 앞을 몇 킬로미터에 걸쳐 무리지어 지나는 양떼만 쳐다보면서 보름이란 시간을 허송하고 돌아왔다. 어쩌면 고비와 백령도는 외로움에서 너무나 닮은 장소라는 생각이 언뜻 들었다.
수년 전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아들을 해병대라는 험한 사회에 보내놓고 그리고 또다시 절해고도 백령도라는 섬에 보내놓고 “그곳은 어떤 곳일까?” 하는 궁금증으로 몇 달을 보냈다. 그리고 아들은 그곳에서 제대를 했다. 그래서 백령도는 나에게 가슴 저린 장소였다. 그러나 이제 백령도는 저리고 아픈 가슴보다 아름다운 해변가를 거닐었던 18기 동기들의 아름다운 실루엣이 더 생각나는 섬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