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처럼 돌아가 다시 새 걸음으로
한겨레포토워크숍 제25기 경부선편 우수상 소감/ 김은영(눈부신 봄날)
<한겨레>에서 사진을 배운 지 5년차가 되는 올해….
온갖 생각들로 복잡해진 머리를 텅 비우고, 사진을 처음 배우던 마음으로 돌아가고 싶어서 이번 워크숍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사진이란 무엇인지, 좋은 사진이란 또 어떤 것인지, 어떤 사진을 어떻게 찍어야 하는지, 방향을 잃고 무기력증에 빠져 ‘사진을 그만 접어야 하나’ 하는 생각으로 막막해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첫날, 아산 지중해마을, 대구 김광석 거리, 부산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머릿속은 더욱 혼란스러워졌습니다.
특히 33℃까지 치솟은 폭염의 대구에서는 수많은 인파에 휩쓸려 다니며 카메라 들이댈 곳을 찾지 못하고 그만 주저앉고 싶었습니다.
이튿날 돌아본 부산은 건설공화국의 대도시답게 높다랗게 올라가고 있는 크레인들이 곳곳에서 사람들을 굽어보고 있었습니다.
남루한 살림살이들로 가득한 좁디좁은 골목길을 헤매다 할머니 한 분을 만났습니다.
당신이 살고 계신 초라한 방 한 칸짜리를 보여주시던 그 할머니의 모습은 황금 빌딩 안에 살고 있다는 사람들과 오버랩되었습니다.
순간 마음은 불편해졌고 머릿속은 많은 생각들로 복잡해졌습니다.
그 할머니와의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돌아선 골목길에는 환한 햇살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햇볕은 차별 없이 골고루 내리쬔다는 생각에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틈새로 비치던 햇살처럼 한줄기 희망을 선물해주셨습니다. 다시 기운 내어 새로운 걸음을 옮겨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