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지금 행복한 사진가다.
웍샵을 다녀온 후 카메라가 아니라 눈으로 사진찍는 법을 익혔다.
그리고 마음에 장면을 담는다.
어제는 안과에 다녀왔다.
내 눈을 기계로 조사하더니 ...거기에는...에드벌룬이 있었다.
아..타고싶은거였는데...
암튼 그걸 계속 쳐다보고 있으라했다.
촛점이 맞았다가,흐려졌다 했다.
안경 낀 의사샘이
검사결과를 보더니
일년 뒤에 오란다.
그때 돋보기를 하잖다.
아직은 경미한 근시라고.
기다리란다..일년 뒤를...
허걱!
돌아오는 길에,그리고 5기 사후?강의를 들으러 가서
그리고 뒤풀이 자리에서
난 내 눈으로 사람들을, 풍경을 ,소리를 찍었다.
눈 속 깊이.
아마도 일 이년 뒤에는 내 눈이 아닌 돋보기의 도움을 받아야
볼 수 있을 테니까.
늦은 시각, 집에 와 보니
거실에는 흐트러진 신문과 책,흠뻑 잠에 빠진 강아지 두마리
그리고 뽀로퉁한 딸의 모습이 눈에 찍힌다.
아름답다.
좋은 사진이 되기위해 빼버려야할 군더더기가 많은 풍경이지만
나는 그 모든 군더더기가 더 나 답고
내 삶답다는 걸 알게 된다.
오롯이 투명하게 존재하기에는
밥 그릇에 붙은 말라붙은 밥풀처럼
덜 예쁜 모습의 일상.
그 일상을 담고 싶어졌다.
감추고 싶은
멋지지 않은
구차한
그러나,,,
그게 바로 나고 나의 삶인
그대로도 참 아름다운 세상임을 보여주고 싶다.
나에게,그리고 사람들에게.
나는 행복한 사진가가 되었다.
무엇을 찍어도 내가 행복하니까.
그게 나 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