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원 용궁마을에서...
산 높은 곳에 있는 부흥사란 절에서 내려다보면
산수유 꽃이 노랗게 모여 핀 모습이
용궁 같이 신비롭게 보인다고 해서 마을이름이 용궁마을....
마을 길 지나다 만난 할머니는
왜정 때 일본놈들이 여자아이들 잡아간다고 해서
전주에서 지리산 골짜기로 도망왔다가 눌러 살게 되었다고....
여기서 어찌어찌하다 시집가고 살림하려니
육이오 난리가 나서 새신랑은 전쟁 나가고
지리산 골짜기는 남한 군대 북한 군대 지들끼리 죽이고 마을사람 죽이고...
험하고 잔인한 사람들의 역사 속에서도
산수유는 해마다 봄이 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혹은 다시는 그러지 말라는 듯이
온마을을 용궁처럼 낙원처럼 아름답게 물들이고....
정자나무 가에선 산수유 구경 온 사람들 구경 나온 할아버지는
산수유 열매 딸 때는 힘들어도 꽃 핀 건 언제봐도 보기 좋다고.....
험한 세상 힘든 세상 잠시 꿈처럼 아련하게 물들이는 용궁나무 산수유 군락지
돌담 사이 텃밭 사이 햇빛 아래 산수유 꽃들은 바다속 해초처럼 노랗게 너울너울 출렁입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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