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 오랜만에 올라보는 용두산 공원.
부산 시민의 오랜 쉼터로 사랑을 받아왔지만, 요즘은 주로 갈 곳 없는 노인들이 많이 찾을 뿐
옛날의 생기는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듯 하다.
카메라가 흔치 않던 시절, 공원에 오른 사람들은 대부분 사진사들에게 사진을 찍었는데
지금도 공원 사진사들이 있는 것이 신기하였다.
이 커플은 자기들의 디카를 아저씨께 드리고 공원 요소를 돌며 사진을 찍는 것 같았는데
아저씨가 얼마나 열정적으로 찍으시는지 나도 따라 몰카로 그들의 풍경을 찍어 보았다.
대청동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내려가는데 할머니 한 분이 너무나 찍고 싶게 걸어 오신다.
몰카로 찍다가 들킨 김에 부탁을 하여 제법 가까이서도 한 장 찍을 수 있었는데 용기를 내어 더 가까이에서
얼굴 클로즈업 사진을 못찍은 것이 내내 아쉬웠다.
그리고 드디어 도착한 보수동 책방 골목.
얼른 셧트를 누르는 순간 느낌이 이상하다.
그리고 이 사진 이후로는 아예 셧트가 눌러지지가 않고 '에러 99'라고 작동이 안되는 데 대한 안내글만 뜬다.
밧데리, 메모리카드, 렌즈 등을 뺏다가 다시 끼워보기도 하고, 성작가님, 신작가님께 도움을 청해도 모두 고개를 가로 저으신다.
흐윽~~~ㅠ 부산에 살면서 보수동 책방골목 촬영은 한번도 해보지 못했기에 너무나 아쉬웠다.
워크숍 전날 링거를 맞는 등 몸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헤매다가 이 즈음부터는 조금씩 컨디션이 돌아와 열씨미 함 찍어보려 했더만
우째~~~~~~~ 광복동 캐논 점에 가서 보여도 as 받는 수 밖에 없다고...
너무나 고맙게도 짝지가 마지막 날에는 자신의 촬영을 포기하고 자기 카메라를 대여해 주는 사랑을(?) 베풀어 문현 마을 촬영은 할 수 있었다.
워크숍이 끝난 다음 날 바로 써비스 센터에 가지고 가니 셔트 박스 고장으로 수리비가 13만 몇 천원.
흐윽~~ㅠㅠ 2009년 1월에 얼마 쓰지 않은 중고로 구입하여 생일 선물로 스스로 내게 선물하여 사진 취미를 시작한지 만 4년 동안
손에 딱 맞았던 카메라가 수명을 다 한 것이다.
수리하지 않고 그대로 데려 왔다.
그 동안 많은 행복을 준 캐논 450d, 보급용 카메라지만, 모든 부분에서 딱 내 수준에 맞는 녀석,
사실 얼마 전부터 조마 조마하게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마음이 착잡하다.
새로 산 650d로 그 동안 주말이면 항상 내 손에 있었던 녀석을 찍어 보았다.
iso 최대 12800으로 찍었는데 이 녀석으로 400 놓고 찍었을 때의 노이즈 정도밖에 안 생기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기쁘다.
이번 워크숍은 개인적으로 사연이 많았지만, 일정을 무사히 잘 마치게 되어 기쁘고
함께 했던 분들과 더 많은 대화를 못 나눈 것이 좀 아쉽지만, 이 번 워크숍으로 나의 사진생활 1막을 끝내고
새로운 카메라와 좀 더 업그레드 되는 2막의 막을 올리게 된 것으로 의미를 부여하면서 혼자서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