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천변 남부시장에서
사는 것이 되는 일도 없고 안되는 일도 없이 시들할 때
사람들이 주는 것도 없고 받는 것도 없이 싫증날 때
찬바람 맞으며 허위허위 천변길 걸어 남부시장에 가면
사람들 옹기종기 모여 앉아 혹은 따로따로 떨어져 앉아
파 다듬고 시금치 다듬고 생선 다듬고....
지저분하고 끈적끈적한 찌꺼기들
미련없이 버릴 건 버리고 남길 건 남겨서
다시 매끈하게 다듬어 잘 간종거려져서 정리되고....
찬바람 맞으며 터덜터덜 천변길 걸어 남부시장에 가면
사는 게 시들할, 사람들에 싫증날 여유도 이유도 없이
헝클어진 생각들 파 다듬어지듯 깔끔하게 정리되어지는 듯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