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포토워크숍 13기 부산~대마도편 심사평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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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토워크숍은 길든 짧든 제한적이다. 이번 13기 <부산대마도워크숍>은 3박 4일짜리였으니 참가자들이 제한된 일정 안에서 사진을 찍어야하므로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기간이 10박으로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만약 10일 동안 한 마을에서만 머무른다면 현지인의 삶에 대해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겠으나 워크숍을 구성하기가 난감하다. 한겨레포토워크숍은 여행이란 틀을 함께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형식을 바꿔볼 생각도 가지고 있다.

 어찌되었든 이번 워크숍도 부산의 여러 곳과 대마도의 여러곳을 이동하면서 사진을 찍어나가는 기존의 형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현지의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기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것은 처음부터 감안하여야한다. 따라서 워크숍에서 찍어 제출하는 포트폴리오 10장의 완성도는 시선이나 형식에 더 치중하여야 한다. 겉으로 보기에 “잘 찍은 것처럼 보이는” 사진을 찍어야한다는 뜻이다. 짧은 시간 안에 동네의 주민과 대화를 나누고 라포를 형성한 다음 사람을 주인공으로 하는 포토스토리를 만들 순 없으니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의 관점을 일관성있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했다. 참가자 7명이 사진을 보내왔고 워크숍에 강사로 동행했던 임재천 작가와 내가 공정하게 심사했다. 임작가가 양보하여 심사평을 내가 쓰게 되었다. 모처럼의 워크숍이었고 모처럼 쓰는 심사평이라 손가락에서 경련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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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롤랑 바르트의 <밝은방>을 강의하다보니 요즘은 사진을 볼 때 “바르트는 이 사진을 어떻게 생각했을까?”라고 자문해보는 버릇이 생겼다. 물론 바르트는 거의 모든 사진을 의미없고 자신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고 치부했을 것이긴 하다. 그에겐 아주 소수의 몇 장만이 필요했다. 그럼에도, 억지로 보라고 한다면 어떤 반응이 나왔을까?
 1번 사진을 제외하고 나면 모든 사진에 뭔가 나를 찌르러 오는 것이 있다. 그게 뭔지 표현하지는 않겠다. 들여다보고 있으면 보이니 각자 판단하기 바란다. 주 요소가 아닌 다른 무엇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걸 의식하고 찍었는지 우연히 따라온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눈썰미가 있는 사진가라면 의식하고 찍는다. 그러나 “나를 찌르러 오는” 그 무엇이란 것이 해당 사진을 찍은 목적은 아니란 점도 중요하다. 뜬 구름 같은 표현으로 비칠 것이니 직접 예를 들어 설명한다. 2번 사진은 가운데 걸린 색동한복을 찍은 사진이다. 그런데 나를 잡아끄는 것은 왼쪽에 있는 스쿠터의 측면거울이다. 이런 식으로 나머지 사진에서도 찾아보자는 뜻이다. 4번은 난데없이 튀어나왔고 나머지는 일관성이 있다. 뒤로 갈수록 점점 시선이 가까워지고 10번에선 갑작스레 대상과 교감하고 있다. 워크숍은 훈련의 의미가 크니 크게 뭐랄 일은 아니다. 전반적으로 볼 때 잔잔한 재미는 있으나 큰 울림은 없다. 울림이란 표현 또한 뜬 구름 같으니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왜 찍었는지” 알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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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이 있는 구성이며 각각의 사진에도 힘이 있는 편이어서 임재천작가나 내가 가장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장점을 먼저 이야기하자면 “어떤 앵글로 찍었지?”라는 생각을 불러올만한 사진이 몇 있어서 시선을 끄는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2번, 7번, 9번이 그렇다. 광각을 잘 사용한 덕분이다. 단점을 이야기하자면 2, 3, 4, 5번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지루하게 느껴진 대목이다. 배경만 바뀌었지 동어반복에 해당한다. 2번은 시작이니 그랬을 리가 없다. 3번을 보다가 의혹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4번과 5번에선 반복이란 확신이 섰다. 그 바람에 좋았던 2번까지 덩달아서 지루해져버렸다. 그렇다면 어떻게 했어야 하는가? 멀고 가까운 컷이 번갈아 나왔으면 좋지 않았을까싶다. 혹은 가장 마음에 든 사진이 있다면 그걸 중심으로 엮었어야했다. 1, 2, 7, 9번과 3, 4, 5, 6번은 서로 다른 풍의 사진이다. 10장이 모두 같은 풍이어야한다는 원칙은 없다. 흐름에 따라 점점 강하게 갈수도 있고 반대로 갈수도 있는데 지금의 흐름은 일관성이 없다. 그런 측면에서 2번과 8번처럼 연결고리에 해당하는 사진이 소중해지는데 그 또한 제대로 앞뒤를 이어주고 있진 못하다. 10번은 의문의 한 수였다. 공감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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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마도에서 찾은 작은 일본’이란 제목에 의존하지 않더라고 뭘, 어떻게 찍으려고 했는지 알 수 있는 친절함이 배어있는 사진들이다. 외국에서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낯선 것을 찾을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 못보던 것, 한국에는 없는 것에 시선이 가게 되어있다. 범위를 좁히자면 서울 사람들에게 부산이란 장소는 이국적으로 보일 수 있는 것이다. 자판기, 경차, 일장기, 헬멧, 교복, 운전석의 위치 같은 것이 모두 깨알처럼 “이곳이 일본”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불만스러운 대목은 1, 2, 10번처럼 대상 자체만 찍은 경우다. 일본에만 있는 것을 찾는다는 점에선 다른 사진과 다를 바가 없으나 심심하게 보일 가능성이 크다. 6번과 7번도 힘이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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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장의 사진을 잘 찍는다는 것과 10장의 사진을 엮어낸다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만큼이나 다르다. 10장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은 글쓰기에 비유하자면 원고지 100매짜리 단편소설을 쓰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초기에 원고지를 메워나가다보면 어느샌가 딴길로 빠져들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다가 90매쯤에 이르게 되면 처음에 하려던 이야기와 전혀 다른 소리를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어 깜짝 놀라는 경우도 있다. 10장의 사진을 제출한다는 대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다. 그런 점에서 최윤영의 10장은 고심한 흔적이 뚜렷해서 좋았다. 2번부터 9번까지는 생명과 결을 줄기차게 보여주고 있다. 1번과 10번은 그러하지 못하다는 뜻인데 이해할 수는 있다. 1번은 어떤 집으로 들어가는 대문이니 뒤에 따라올 사진들과 달라도 좋다. 10번은 결론에 해당하니 역시 총합일 수 있다. 특히 바람직했던 것은 2번부터 7번까지였는데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해 굉장히 노력했다. 나머지 4장도 그랬다면 훨씬 좋아졌을 것이다.
 
  
 
곽윤섭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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