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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윤섭기자님의 사진마을, 즐겨찾기에 올려놓고 매일같이 들러보지만, 회원가입도 않고 항상 살짝 훔쳐보고 돌아나오곤 했었다.
 어느날 들어갔더니 한겨레 포토워크숍 5기가 진행된단다. 그것도 멀지 않은 태안에서... 아이들 방학기간에 딱 맞춰서.... 아, 이건 운명이다.
 남편에게 바로 전화를 걸었다.
 나  : “여보, 이런 걸 한다는데....”
 남편: “그래서?”
 나  : “나, 가고 싶은데....”
 남편: “그래서?”
 나  : “선착순이래... 선! 착! 순!!!”
 남편: “해보든지....”
 나  : “고마워~~~~. 딸깍!”
 이렇게 해서 나의 운명과 같은 태안워크숍이 시작되었다.
 
 ##
 한겨레포토워크숍은 나에게는 꿈이었다. 1년 전 3기 제주워크숍 공개사전교육. 무료라는 말에 혹해서 강의만 들으러 왔다가, 결국은 비참가자의 비참한 심정만 껴안고 집으로 돌아와야만 했었다.
 하지만, 올 7월 27일, 태안워크숍 사전교육시간. 이제 꿈은 현실이 되었다.
 욕심으로 인해 사진이 크게 힘들었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마음을 비우고 사진을 찍고 싶었기에 기초반을 선택했다. 이런 나에게 최봉림 작가님의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서 필요한 건 집중력, 열망, 관심이다”라는 말씀이 귀에 들어온다. 박태희 작가님께서는 “너무나 말하고자 하는 것에만 집착하지 말라”고 하신다. 마지막으로 신미식 작가님께서는 “태안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알고 가려 하지 말고, 가서 내가 본 나의 사진을 찍어오라”고 하신다.
 (죄송합니다, 강의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곽기자님의 명강연을 못 들었습니다.)
 사전교육내용은 워크숍 내내 사진 찍는데 있어서의 길잡이가 되어주었다.
 본격적인 촬영이 시작되는 둘째 날 이른 아침, 숙소 근처 바닷가로 나갔더니 해무가 자욱하다. 답답했다. 마음을 비운다고는 했지만, 테마도 무시할 수는 없었다.
 천리포수목원에서도 신진도항에서도 다른 참가자분들의 기세에 주눅까지 들어 도저히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문득, 내가 본 나의 사진을 찍으라는 말씀이 떠올랐다. 그래, 내 눈에 보이는 것, 내 마음이 가는 것을 찍자. 그러는 와중에 유람선에 올랐다. 난생처음 보는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바로 눈앞에서 눈부시게 반짝이는 하늘을 가르고 역동적으로 날개짓  하는 갈매기들. 그리고, 한낮의 햇살을 온몸으로 받아 안아 어느 보석보다도 빛나게 부서지는 바다. 그 하늘과 바다의 빛에 이끌려 마구마구 셔터를 눌러댔다. 눈은 시려오고 심장은 터질 것만 같았다. 그날 저녁 첫 번째 리뷰 시간, 각자의 사진이 큰 화면에 채워지면 작가님들의 평이 시작된다. 평소에 존경해마지않던 작가님께서 사진을 봐주시기만 하는 게 아니라, 깊이 있는 평까지 해 주신다. 정말 황홀한 순간이었다. 첫날 사진에서 놓친 부분, 보충해야 할 부분까지 덧붙여주신다. 마음에 깊이 새겨놓았다.
 다음날 아침, 새벽같이 일어나 바닷물이 빠진 시각, 갯벌촬영을 나갔다.
 세상에... 나는 어쩜 이리도 처음 보는 풍경이 많은 걸까? 흡사 광야와도 같은 갯벌이 눈앞에 펼쳐진다. 어제 태안의 하늘과 바다에 이어 오늘 태안의 땅까지...내가 가져가야 할 테마가 이제 모두 갖추어졌음을 알겠다. 온몸을 헤집어놓는 바람소리, 갯벌 가까이 귀를 가져가면 따닥따닥 갯벌이 살아있는 소리가 들린다. 그때 그 감동을 조금이라도 덜 억눌렀다면 나는 아마 그 바람 속에서 춤을 추고 있었을 것이다. 태안의 어머니들께서 바지락을 캐고 계셨다. 숨가쁘게 호흡하며 쉼없이 바지락을 캐는 모습을 보니 함부로 말씀도 못 여쭈어 보겠다. 숨을 죽이고 사진을 찍을수록 태안의 어머니가 커보인다. 내 자세는 자꾸만 자꾸만 아래로 내려간다. 이제는 돌아가야 할 시간, 태안의 어머니께서 손을 들어 잘 가라 인사해 주신다. 그 미소, 나에게는 정말 멋진 선물이었다. 갯벌도 내 발목을 붙잡고, 어머니의 미소도 나를 붙잡는다. 전날부터 태안의 아름다움에 벅찼던 가슴이 드디어 봇물을 터뜨린다. 눈물이 핑 돌았다. 그날 저녁, 두 번째 리뷰 시간, 스토리반 분들의 사진까지도 볼 기회가 있었다. 정말 놀라웠다. 같은 곳을 다녔는데, 어쩜 이리도 다른 사진들, 다른 생각들로 찍을 수가 있을까? 자정을 넘어가는 시각까지도 지루한 줄 모르고 리뷰를 즐겼다.
 돌아오는 날 아침, 간밤에 함께 뒤풀이 시간을 가져서일까? 이제야 5기 회원분들의 얼굴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연령, 성별을 떠나서 같이 걷게 되면, 자연스럽게 사진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헤어지는 시간을 앞두고 이제야 이런 이야기를 나누니 아쉽기만 하다. 작가님들과 곽기자님께도 좋으면서도 그저 어려운 마음에 많은 것을 못 여쭈어 본 게 후회로 남는다. 이번 한겨레 포토워크숍을 통해 나는 “나, 여기 이렇게 살아있어요!!!” 라고 세상에 큰 소리로 외치고 돌아왔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라는 곡의 한 구절을 인용해 한겨레 포토워크숍에 수줍은 고백을 하면서 나는 이제 일상으로 돌아간다.
 한겨레포토워크숍!  너를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램은 죄가 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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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으로 돌아오는 길, 전화를 걸어 남편에게 워크숍 기간 동안 먹었던 음식에 대해 자랑을  늘어놓으니 남편이 물어본다.
 남편 : “거기 공짜로 간 거야?”
 나   : “아니, 당연히 참가비 있지.”
 남편 : “얼마? 10만 원, 20만 원?”
 나   : “(헉, 조금만 깎아야겠다) ...30만 원...”
 남편 : “그건 왜 말 안했어?”
 나   : “당신이 그때 안 물어봤잖아.... 씨익~~~~^^.”

 

 김선희/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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