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둘의 인생 이야기
딸과 동행한 생초보의 첫걸음
이제야 첫 걸음을 내딛는 내게 큰 상을 주신 것에 대해 뭐라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얼떨떨하고 믿겨지지 않아 하는 내게 제일 먼저 축하의 박수를 보내준 딸. “왜?”라는 물음에 심사위원님들의 선정의 수준을 믿으라는 말로 엄마를 인정해주는 아이가 참으로 든든합니다.
평소 사진을 찍을라치면 손사래를 치면서 싫어하시던 어머니가 그리도 답답하더니만 어느덧 불혹의 나이를 훌쩍 넘은 나 역시 사진에 찍힌 모습이 마뜩잖아 했던 나. 그런 내가 한겨레신문에서 하는 사진워크샵에 관심을 갖고, 용기를 내 참여하는데는 기꺼이 손을 잡아준 딸이 아니었다면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었을 것입니다. 첫날에서야 용산에서 부랴부랴 카메라를 사고, 태안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셔터 누르는 방법을 물었던 내게 이런 행운이 찾아오다니...
무조건 많이 찍어보라는 곽윤섭기자님의 말씀에 한나절동안 천장 넘게 셔터를 누르는 나. 그 곁에서 한 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4일 동안 함께 한 아이. 여행을 오죽 함께 갈 사람 없으면 엄마랑 가느냐는 친구들의 핀잔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웃음 띤 얼굴로 내 눈을 바라보는 아이. 「‘둘’의 인생이야기」는 그런 아이와 나, 그리고 내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인생 이야기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를 너무 닮은 아이, 그 아이를 통해 느껴지는 기쁨과 환희, 늘 해바리기 하는 부모마음, 그리고 점차 ‘떠나보냄’의 여정, 각자의 방향을 향해, 각자의 모습으로 그렇지만 함께 걸어가는 인생여정, 그게 바로 우리의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굽은 허리로 갯벌과 치열하게 살아온, 그 속에서 희망을 만들어 내는 태안 사람들,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어르신들의 열정적인 셔터소리, 뒤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내는 스텝분들, 밤 11시가 넘도록 우리의 열정에 하나하나 힘을 실어주시는 신미식, 박태희 사진작가님들 모습에서 삶은 무엇을 담아내고, 무엇으로 채우느냐가 중요함을 이번 워크샵을 통해 딸아이와 내가 함께 경험하고 나눈 것이지 않나 싶습니다. 또한, ‘사진이란’ 얼마짜리 렌즈냐, 어떤 기술을 써서 셔터를 누르느냐..라는 것보다 렌즈를 통해 담아내고 싶은 세상은 무엇인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가 중요한 핵심이구나...하는 것을 배우고 알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끝으로 열정을 넘쳐나는 한겨레사진워크샵 5기 참여분들, 자신의 자리에서 자분자분하게 최선을 다하신 스텝분들에게 감사의 마음 전하며, 가족과 함께 이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