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과 인물사진이 크게 다르지 않듯 

축제사진도 그 기본은 동일

 

참신성 주목도 의외성 균형 필수

축제 특성에도 초점을 맞춰야

 

한겨레 <사진마을>의 포토워크숍이

서천 한산모시문화제를 찾았다

 

조화와 구성이 뛰어나기도 하고

세부묘사와 순간 포착이 절묘하고

색과 대비가 탁월한 작품 눈길

 

박남희씨 서천군수상 

최영애씨 한겨레사진마을상 

양동선씨 우수상 

김언지·이충근씨 장려상

 

hpw01.jpg » 한겨레포토워크숍 26기 한산모시문화제편 참가자들이 11일 충남 서천군 문헌서원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601.jpg » 서천군수상-박남희

2605.jpg » 한겨레 사진마을상-최영애

2602.jpg » 우수상-양동선 2603.jpg » 장려상-김언지 2604.jpg » 장려상-이충근

축제는 시끌벅적하다. 먹고 사고 볼 것의 향연이 여기저기서 펼쳐져 사람이 있는 풍경, 풍경이 있는 사람이 흐드러진다. 한 해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여는 축제는 1만건이 넘는다고 한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비롯해 카메라가 대중화된 시대다. 너도 나도 추억을 기록한다.
 축제를 담는 사진은 어떻게 하면 잘 찍을 수 있을까. 풍경이나 인물을 잘 찍는 법이 크게 다르지 않듯 축제사진도 그 기본은 동일하다. 참신성, 주목도, 의외성, 균형과 리듬을 잘 살리는 게 중요하다. 덧붙여 그 축제의 특성에 맞게 주제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놓치면 안 된다.
 한겨레 웹진 <사진마을>이 진행하는 한겨레포토워크숍의 26번째 출사는 좀 특별했다. 지난 11일 충남 서천군에서 열린 한산모시문화제 축제에 다녀왔다. 이번 포토워크숍은 이제껏 해오던, 포트폴리오를 평가하는 방식과 달리 한 장의 완성도를 기준으로 삼아 수상작을 뽑았다. 여러 장으로 구성되는 스토리텔링을 부담스러워하는 참가자들이 많아 참여의 폭을 넓힌다는 의미로 방식을 바꿔본 것이다.
 한겨레포토워크숍에 동행한 박태희 작가와 곽윤섭 선임기자가 심사를 했다. 그 결과 박남희씨의 ‘이어져 내려온 시간들’이 서천군수상, 최영애씨의 ‘한 올 한 올 얼굴에 그린 모시 주름’이 한겨레 사진마을상, 양동선씨의 ‘나무 사이에 걸어놓은 말린 모시줄’이 우수상, 이충근씨의 ‘흥겨운 농악’과 김언지씨의 ‘한 올의 모시가 되기까지’가 각각 장려상을 받게 되었다. 이 심사의 기준이 ‘축제사진 잘 찍는 법’과 다를 바가 없으니 살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포토워크숍 참가자들이 하루 일정으로 한산모시문화제를 잘 묘사하는 것이 그렇게 녹록하지 않았을 것이다. 출품된 사진들만 보더라도 길쌈놀이, 모시짜기 시연, 모시패션쇼, 장터 등 아주 다양한 행사를 다루고 있고 또 각각의 행사에서도 행사의 활동을 찍은 이가 있는가 하면 행사에 참가한 사람의 표정에 집중하거나 행사에 등장하는 모시의 결을 묘사하거나 낮잠, 휴식 등 행사의 이면을 찍은 이도 있다.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서 전반적인 ‘축제’를 형성하는 법이니 과연 무엇을 어떻게 찍는 것이 더 유리한지는 일일이 설명할 수가 없다. 다만 상을 받은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화려한 행사의 외형 자체에 주목하는 것보다는 모시짜기든 장터든 순간의 완성도가 더 중요하고, 진부함을 깨는 의외성과 참신함이 더 중요했다.
 서천군수상을 받은 ‘이어져 내려온 시간들’을 보면 우선 전통방식에 따라 한 올 한 올 입으로 자아내는 과정을 묘사했는데 특히 네 명의 여성들이 둥글게 앉아 오른쪽부터 왼쪽으로 연속동작을 보여주듯 길쌈하는 장면이 탁월하게 전개되고 있다. 한겨레 사진마을상 ‘한 올 한 올 얼굴에 그린 모시 주름’은 같은 길쌈 장면이지만 전체보다는 세부묘사에 치중했다. 모시 길쌈엔 이와 입술, 혓바닥이 모두 동원된다. 저 감고 있는 눈의 표정이 몇십년 모시를 짠 세월을 가득 담고 있다. 침을 발라가며 힘의 강약도 조절해야 하는데 모든 것이 몸의 기억이니 눈을 감는 것이 집중하는 데 더 도움이 되었으리라. 마치 맛을 보는 듯한 이 순간이 절묘하고 또 오묘하다.
 우수상인 ‘나무 사이에 걸어놓은 말린 모시줄’은 자연과 어우러진 모시의 색상을 과하지 않게 재현한 덕분에 모시의 특성인 ‘시원함’을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초록색은 나뭇잎의 색과 유사하고 붉은색은 대비를 보여주고 있다. 장려상 ‘흥겨운 농악’은 축제장에서 열린 풍물놀이를 찍었는데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실제 현장의 느낌을 전달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또 하나의 장려상 ‘한 올의 모시가 되기까지’는 백발과 모시의 조화를 비교시켜서 시선을 끌고 있다.
 요약하면 이렇게 된다. 한산모시의 특징인 섬세함과 단아함을 표현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앵글이나 새로운 접근 방식을 선보인 사진이 주목을 받았다. 조화를 살려야 하고 또 부분적인 묘사에도 집중하여야 한다. “이 사진은 뭘 찍은 사진이다”라는 문장을 충족시키면 좋은 사진이라 할 수 있겠다.
 누구는 조화와 구성을 찍었으며 또 누구는 세부묘사와 순간과 세월을 찍었고 색과 대비와 시원함을 찍은 사람도 있다. 전국에 많은 축제가 있고 그 축제의 특색이 각각 다를 것이니 잘 살펴보면 그 속에 길이 있을 것이다. 거기에다가 사진 자체의 속성을 더하고 뭘 찍었는지 분명하게 드러내는 것, 이것이 좋은 축제 사진의 비결이다.
 이번 한산모시문화제 포토워크숍은 한겨레 웹진 사진마을과 한겨레교육문화센터가 함께 진행했으며 서천군이 후원하고 온라인인화업체 찍스와 사진전문 출판사 눈빛, 그리고 사진영상 기자재 쇼핑몰인 세기피앤시(P&C)가 협찬을 했다. 37명의 사진애호가가 참가했다. 한산모시짜기는 2011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한국 고유의 전통문화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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