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포토워크숍 태백편 최우수상] 이현준 ‘태백, 광산촌의 시간’
건설회사에서 건축 설계를 하고 있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는 풍경사진, 건물 사진을 찍을 때는 사람이 없어질 때까지 기다렸었습니다. 그리고 화려하고 멋진 사진을 어떻게 하면 사진으로 담아낼 수 있는지에만 고심해왔었습니다. 즉, 사진에는 제가 없었고 그 장소만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작년 말, 한겨레 교육 문화센터와 우연히 인연을 맺어 윤광준 선생님 수업을 들으며 ‘자신이 사진 속에 들어 있지 않은 사진은 사진이 아니다’라는 일관된 주제에 공감하였습니다. 그리고 곽윤섭 선생님의 촬영전 워크숍 시간에 해주신 몇 마디는 제 사진의 방향성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했습니다.
1박 2일간의 태백 한겨레포토워크숍에서는 임종진 작가님의 섬세하고 가슴 따뜻한 리뷰와 촬영에 동행하신 김민수 선배님의 조언과 보여주시는 작품들에 자극을 받았었습니다. 리뷰시간에 다른 분들의 사진 한 컷 한 컷에서 메시지를 읽었고, 사진구도 및 미학적으로도 훌륭한 작품들을 보며 부러워했고, 저는 왜 저렇게 생각하지 못했을까 하는 자기 독려가 있었습니다.
제가 부족한 것을 알기에 많은 분들을 대표하여 상을 받는다는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태백이라는, 평소에 발길 닿지 않고 생각조차 미치지 않았던 도시에 가서 1박 2일 동안 머물면서 태백이 내 도시인 것처럼 마음 한편이 저미었고 제가 태백의 희망과 미래를 위해서라면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을 느꼈습니다. 내버려진 도시의 현 상태를 보니 가슴 한편은 허했지만, 순박한 동네 사람들과 인사와 대화를 건네면서 정작 그네들의 마음씨에 짠해지며 반해서 돌아왔습니다. 이렇듯 사진 찍는 내내 태백이라는 도시와 순박한 인간들에 대한 진지한 마음으로 셔터를 누르지 않았나 싶습니다. 좋은 결과로 이어져서 더없이 기쁩니다.
이번 워크숍 동안에 자신을 사진 속에 담는 멋진 작가 분들과 동행하게 된 것이 굉장한 즐거움이었고, 그 분들과 친해지고 인연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저에게는 큰 기쁨입니다. 다들 사진 생활하시면서 즐겁게 셔터를 누르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