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인 ‘어떤 미소’
1979년 대학 신입생 시절에 사진 동아리에서 선배들에게 처음으로 사진을 배웠다. 마냥 즐겁게 사진을 찍으러 다녔던 시간들, 암실에서 릴에 필름을 감을 때 차곡차곡 느껴지던 야릇한 완성감, 그리고 붉은 조명 아래에서 서서히 드러나던 이미지들의 은은함을 » 장려상 이재인 나는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2012년 크리스마스. 나는 나 자신에게 DSLR 카메라를 선물했고, 다시 초보가 되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사진집은 물론이고 사진 이론서, 사진 평론집 등 온갖 책을 읽고 생각하며 혼자 사진을 찍었다. 그러나 도무지 늘지 않는 것 같았다. 지도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꼈다. 그러다가 눈에 띈 것이 한겨레포토워크숍이었다. 망설임 없이 참가 신청을 했다.
내가 찍은 사진을 전문가들에게 보이고 조언을 받고 싶었다. 다만 조언을 받고 싶었을 뿐이다. 그런데 상까지 받게 되었다. 그것도 ‘장려’ 상. 30년도 넘는 세월의 공백 끝에 다시 카메라를 든 나에게 얼마나 용기를 북돋아 주는 상인가.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 장려해 주신 곽윤섭 기자님과 신미식 작가님에게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소통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대화에 응해주고 포즈까지 취해준 베트남 청년에게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
이재인씨는 전남대학교 독문과와 서울대학교 대학원 독문과를 졸업하고 베를린 공대에서 인터넷 기반 독일어 교육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Net 기초 독일어>, 번역서로는 <보이첵>이 있다. 현재 전남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독일어를 가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