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희 작가께서 대전 한겨레포토워크숍에 참가하신 허성수님의 작품을 온라인으로 특별리뷰 해주셨습니다.

허성수님은 대전 현장리뷰 때 제출하신 파일이 깨져서 평가를 받지 못해 안타까워 했습니다.

이를 `어여삐 녀겨'(^^) 새로 박 작가께서 꼼꼼하게 작품을 살펴봐 주셨습니다.

따뜻하고 철저한 프로정신이 뭔지를 일깨워 줍니다. 이번 한겨레포토워크숍이 주는 또하나의 큰 배움입니다. 고맙습니다.

곽윤섭 기자께서도 뒤를 이어 작품평을 해주셨습니다.

반전의 결론과 더불어 ‘그 명성 그대로’(^^) 까칠한 부분이 녹아 있습니다. 명불허전!

편집자/문병권

 

게시글은 http://photovil.hani.co.kr/192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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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희 작가 리뷰

 

전주에서의 사진을 주제별로 두장씩 구성하셨는데 (시장, 한옥(동락원), 전통혼례, 널뛰는 외국인들, 녹슨 쇠줄). 짧은 이박 삼일의 여정동안 전주라는 장소가 지닌 역사적, 미적 아름다움과 그 중요성을 주의깊은 관찰력으로 바라보고 특징을 잡아내셨네요.


 사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보다 그 내용성이 얼마나 시각적으로 잘 전달되는가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사진을 찍은 사진가가 아무런 설명없이 자신의 사진을 보여주고 어떻게 읽어내는가를 들어보는것도 바람직한 배움의 방식이기도 한데요. 제게 좋은 사진이란 사진을 보는 사람들의 입에서 저마다의 얘기들이 많이 나오면 나올수록 사진이 지닌 환기의 힘이 크다라는 생각이 들고 그래서 우리가 살아가는 삶이 단 한마디의 말로 정의될 수 없는 것처럼 사진 한장에서도 삶의 조각들이 많이 읽힐수록 좋은 사진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장에서 찍은 두장의 사진을 한참 들여다보다가 마지막 녹슨 쇠줄 사진을 또 한참 들여다보았습니다. 시장 사진과 쇠줄 사진은 명백히 그 표현면에서 보자면 차이가 있겠지만, 저는 이 네 장의 사진들이 지닌 의미의 연결은 사진적 표현을 뛰어넘는다고 보았습니다. 거리에 좌판을 펴고 장사하는 상인 그리고 뿌리가 시든 파, 토란, 고구마, 수삼, 꽃... 들이 지나가는 행인들의 발걸음과 대비되어 부동의 존재들로 자리를 지키고 있네요. 그런데 바지춤에 손을 넣고 뒤돌아 앉은 상인의 뒷모습에서 묵묵히 앞을 바라보고 있는 상인의 표정이 보입니다.


 뒷모습을 찍었는데, 그 뒷모습에서 앞모습을 보이게 하는 것. 전 이것이 사진가의 가장 중요한 역량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앞모습의 표정은 상인 옆에 자리한 텅빈 노란 바구니의 모습이고, 뿌리가 시든 파의 모습이고 화사한 봄의 기운을 품은 꽃화분의 모습이고, 바로 뒤에 나오는 사진 속 남자의 모습일 겁니다.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일 겁니다. 그리고 맨 밑의 녹슨 쇠줄 사진은 이 모든 얘기를 대변하는 상징물로서 와닿더군요. 쇠줄 사진에서 보여지는 조형적인 아름다움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겠지만 이렇듯 구체적인 묘사로 이루어진 시장 사진들이 있었기에 더욱 그 의미가 증폭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선생님이 담으시는 삶의 표정들이 시장이든, 한옥이든, 구체든, 추상이든 불문하고 한 장 한 장의 사진속에 담겨있다는 것이 제게는 인상적입니다. 자유로운 접근방식과 대상을 대하는 열린 태도로 계속 작업하시길 바랍니다. 첫마디에 악소리가 나오는 이미지의 힘도 좋지만 보면 볼 수록 이야기가 피어나고 된장같은 깊은 맛이 우러나오는 사진작업 기대하겠습니다.
 박태희/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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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윤섭 기자 리뷰

 

 박태희 작가님이 벌써 리뷰를 하셨네요. 흠...
 1번부터 10번까지 전체의 흐름을 먼저 짚어보고 한 장씩 뜯어보겠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던 것은 세로사진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이네요. 이렇게 하기 쉽지 않습니다. 어떤 종류의 사진이든 세로가 더 힘이 있습니다. 힘이란 것은 시선을 잡아채는 힘을 말합니다. 교과서나 컴퓨터의 화면, 영화의 스크린은 모두 가로거든요. 그래서 사람들은 가로에 익숙합니다. 심지어 카메라도 대부분 가로로 만들어져있습니다.

 
 10장의 흐름은 전주에서 발견한 일상과 주변의 단상입니다. 공통점은 끊어서 봤다는 것인데 끊어서 보면 생략이 되기 때문에 친절하지 못한 사진이 될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탄력은 더 생깁니다. 3번과 4번의 경우엔 다른 사진과 달리 끊지 않고 여백을 많이 남겼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의 위를 다 잘라먹었으니 약간의 일관성은 있다고 하겠습니다.
 
 10장의 순서는 질서를 놓쳤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장에서 힐끗거리다가 한옥 집을 들어섰고 혼례식의 신부(두 장은 같은 사람이죠)를 슬쩍 봅니다. 널뛰기를 하는 두 사람은 여자, 남자, 한국인, 외국인의 대비를 보여줬는데 역시 둘을 짝지었다는 점은 보입니다. 다른 두 장씩, 그러니까 (1·2), (3·4), (5·6), (9.10)의 경우엔 유사한 둘을 짝지었는데 7과 8의 경우에는 유사가 아니라 대비입니다. 특히 한명은 내려서고 한 명은 올라갔다는 것이 다른 두 장과의 가장 큰 차이죠. 그러므로 놓쳤다는 이야길 하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1·2), (3·4), (5·6), (7·8), (9.10)의 두 장씩의 연결은 억지스럽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진을 찍은 허 선생님의 의도는 본인의 의도이지만 보는 사람들에겐 쉽게 다가설 수 없게 되어있습니다.
 
 1. 첫 장의 중요성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정도입니다. 나머지 전체를 규정짓고 들어가는 역할도 합니다. 그래서 제일 매력 있는 사진을 내세웁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1번 사진은 그 역할을 하고 있는 걸까요? 역시 의도는 보입니다만 외형적으로 매력적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2. 배경으로 왼쪽 위의 빨간 의자가 있고 가운데 인물이 있으며 전경으로 하얀 비닐봉지가 있습니다. 입체적 구성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하얀 비닐봉지는 엉뚱하며 생경합니다.
 3. 깊은 사진입니다. 확대해보니 이쪽으로 걸어오는 사람입니다만 자꾸 멀어져가는 것 같습니다. 그림자도 한 몫 합니다.
 4. 명백히 문을 나선 모습입니다. 그런데 1, 2의 짝에서 말하는 것과 3, 4의 문법은 다릅니다. 반복으로 보일 뿐입니다.
 5. 족두리가 잘렸습니다. 흔들렸습니다. 흔들려도 좋은 사진이 있고 일부러 흔들 수도 있습니다만 글쎄요. 이 사진이 그런지는……. 내용은 좋습니다.
 6. 오른쪽의 시녀(역할)가 가마를 잘라먹습니다. 10장이 모두 잘라내는 일관성은 유지됩니다. 자신이 자신에게 말을 거는군요.
 7. 널뛰기에서 널판을 잘라먹는군요. 파격이라 좋습니다. 그런데 위에서 말했듯 다른 두 장의 묶음과 7, 8의 묶음은 다르므로 흐름이 끊어집니다.
 8. 통과
 9. 사진의 녹은 사진 찍는 사람의 녹입니다. 사진의 상처는 사진 찍는 사람의 상처입니다. 이런 사진은 소재 자체가 웅변합니다.
 10. 같은 이야긴 생략.
 
 결론
 두 장씩 병렬 배치하여 감상한다면 쉽게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두 장씩의 연결성은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두 장 사이의 조화도 일관성을 놓친 대목이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작가적 소양이 다분합니다. 훌륭합니다.
 곽윤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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