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자 후기와 이 한 장

7기 조회수 21541 추천수 0 2011.12.19 14:54:33

 [제7기 포항 한겨레포토워크숍]

 

서초순

7699번이나 셔터를 누르면서 무엇을 생각했나

 

SUH_7685.JPG

 

한겨레포토워크숍 주최 쪽에서 내건 슬로건은 이렇다. ‘사진으로 기록하고 사진으로 말하고 사진으로 소통한다.’
 이야기가 있는 사진을 찍으려면 사전에 시나리오를 짜놓고 찍어야 하는데, 아무런 준비 없이 나가서 찍고 싶은 것만 찍고 와서 나중에 그 사진들을 서초순.jpg보면서 제목을 붙이고 이야기를 만들다 보니 억지가 많았다. 여러 곳을 다니면서 촬영했고 촬영지마다 풍경이 다른데 어떻게 통일된 주제와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가 자문해 보기도 했다. 내 디카의 마지막 컷은 7699.JPG로 끝났다. 워크숍을 마치면서 나 자신에게 물어 보았다. 8000번에 육박하는 셔터를 누르면서 나는 무슨 생각을 하며 찍었을까? 내가 하고싶은 이야기가 무엇인가 생각을 해 보기나 했는가?  나는 사진 전문가가 아니다. 그저 취미로 풍경사진들을 찍어오다 어떤 전환점을 갈망하고 있었는데 그런 갈증을 풀 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으로 즐겁다. 어느듯 길거리에서, 시장에서, 삶의 한 가운데 서서 이곳 저곳 기웃거리며  카메라를 들고 찰칵거리는 내 모습이 떠오른다.
전직 교수

  

 

 

이지인

마음의 창, 영혼의 프레임으로 엿보는 신의 선물
 

이지인 - 손 - 04.jpg

 

나에게 사진은 ‘마음의 창, 영혼의 프레임’입니다. 사진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가치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화석과 같지요. 사진을 찍고, 본다는 행위는 카메라 건너편의 피사체을 통해 투사된 카메라 뒤에 있는 사진가의 마음 엿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지요. “당신의 사진을 보여주면, 당신에 대해서 말할 수 있어요.” 또한 나에이지인.jpg게 사진은 ‘나의 발견’이자 ‘생활의 발견’이기도 합니다. 사물을 현미경으로 보면 또 다른 세계가 나타나듯이, 숲을 벗어나 멀리서 그 숲을 바라보면, 또 다른 나무의 모습이 보이듯이 사진은 새로운 나, 이웃의 새로운 모습, 삶의 새로운 면을 보게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도 말할 수도 있겠지요.“세상의 사진을 모두 볼 수 있다면, 세상 모든 것을 알게 된 것과 같아요.” 결국 나에게 사진은 ‘선물’이겠지요. 말이 부족한 이에게 글을 주고, 글이 무른 이에게는 노래를 주고, 노래가 낯선 이에게 그  림을 주고, 그림이 서툰 이에게 준 신의 선물이겠지요. 그래서 신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지요. “당신의 사진이 마음에 안들면, 또 다른 신의 선물을 찾아 스스로를 표현하라.”

                   회사원

 

 

 

 민경태

누워서, 비스듬히, 쪼그려 앉아 찍고 찍고 또 찍고

 

민경태.JPG

 

포항 한겨레포토워크숍을 마치고 돌아와 나도 모르게 입 밖에 낸 첫소리가 “아~ 좋다. 즐겁다. 감사하다!”였다. 그만큼 이번 사진여행은 나에게 재미있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포토워크숍의 묘미는 자율성에 있었다. 정해진 틀이나 규칙 없이 자유롭게 사진을 찍는 분위기 속에서 평소에 시도하지 않았던 다양한 구도에 도전해봤다. 동일한 대상을 바닥에 누워 찍고, 비스듬히 찍고, 쪼그려 앉아 찍기도 하면서 마치 사진작가가 된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했다.
 온종일 마음껏 사진을 찍고 숙소로 돌아오면 리뷰시간이 시작되었다. 사진작가님께서 내가 찍은 사진에 대해 날카로운 분석을 해주셨다. 200장이 넘는 사진을 한 장 한 장 살펴가며 ‘이 사진은 왜 좋은지, 나쁜지’ 꼼꼼히 지적을 해주셨다. 듣다보니 사진에 대한 독해력이 조금씩 늘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곽윤섭 기자께서 하신 말씀 중에 “작가의 사진에는 의도가 담겨 있어야 한다”라는 말이 내겐 무엇보다 큰 배움으로 남았다. 사진을내사진.jpg 찍으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 무엇을 찍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점이었다. 아무리 좋은 카메라를 손에 들었다 하더라도 무엇  을 찍느냐에 따라 결과물은 천차만별이다. 리뷰시간에 다른 분들께서 찍으신 사진들을 보면서 내가 생각해보지 못했던 구도와 새로운 시선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이번 워크숍은 여러 사람과 함께 내가 좋아하는 사진을 찍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또한, 가는 곳마다 맛있는 음식이 있어서 행복했다. 아직도 덕장에서 먹었던 과메기와 구룡포 항구에서 먹었던 매운탕 맛을잊을 수 없다. 끼니마다 배부르게 먹은 덕분에 쉬지 않고 열심히 셔터를 눌러댄 듯하다. 워크숍에 다녀온 지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카메라 셔터 소리가 귓가에 쟁쟁하다. 아무래도 당분간 카메라를 손에서 놓기 어렵겠다.
                        한동대 한동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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