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일요일, 영월을 지나는 길에 일부러 모운동에 들러 보았다.
은행잎 입에 물고 있던 고독한 가을 멍멍이가 잘 있을까 젤로 궁금하였다.
슬픔 가득했던 멍멍이 (작년 가을 워크숍에서)
아하! 반가워서 손을 마구 흔들며 다가갔다.
지붕도 수선하고 집이 제법 그럴싸하게 변해 있다.
무엇보다 다 찌그러진 밥통이 너무 멀쩡한 것으로 바뀌어 있어 보기에 좋았다.
그리고 또 한 녀석,
방충망을 사이에 두고 한참을 대적했던 녀석도 과연 볼 수 있을까?
어머머! 마침 녀석이 밖에 나와 있구나~
반가워서 다가가는 나를 보는 순간 "야옹~ 야옹~" 절박하게 울면서
집 안의 주인에게 줄기차게 구원을 청하며 무조건 집안으로 숨고만 싶단다.
드디어 문이 열리고, 얼른 안으로 도망치는 녀석을 덥썩 안아
나에게 사진을 찍을 기회를 주는 아저씨. 아마도 도망치고 싶은 녀석만큼
사진을 찍고 싶은 나의 마음도 간절하다는 것을 눈치채신 모양이다.
끝까지 내 카메라를 외면한 녀석은 주인이 놓아주자 마자 안으로 줄행랑이다.
지난 가을에는 방충망을 방패삼아 제법 오랫동안 나를 째려 볼 수 있었지만
사실은 무한 겁쟁이였던 것이다.
흘러내릴 듯 말듯 힘겹게 매달려 있던 빨래 그림자를 안고 있던 벽(작년 가을)
슬프게 흔들리던 빨래 대신
정갈한 손길이 느껴지는 장독 위에 빨간 제라늄이 화사한 웃음으로 반겨준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문득문득 생각나는 모운동에 들를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제키님이 가끔 올려주시는 단양 연수원도 언젠가는 가보고 싶다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무더운 날씨에 모두들 건강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