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수상/황도연-공원, 분리된 공간

 우수상/김문기-함께 즐겨요, 박호광-공원의 기, 허란-아이들의 휴식은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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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6기 한겨레포토워크숍의 주제는 <서울 공원>이었고, 강사와 심사위원은 곽윤섭 한겨레 사진기자, 신미식, 정은진 작가, 최봉림 한국사진문화연구소 소장이었다. 강사들은 포트폴리오 구성을 위한 작품 선정을 2회에 걸쳐 조언했다. 그 결과 참가 인원은 적었지만 심사에 응모한 포트폴리오의 짜임새, 주제/소재의 집중성은 그 어느 때보다 좋았다. 두어 장의 멋진 사진들에 집착하여 전체적인 일관성을 흩트리기보다는, 10장의 사진이 어떤 내러티브, 혹은 메시지를 형성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인 흔적이 역력했다.
 포트폴리오의 구성능력이 향상된 까닭에, 모두 16명의 참가자 중 13명의 응모작에서 최우수상 1명, 우수상 3명이 선정되었다. 최우수상 선정에는 심사위원들 간에 생각이 엇갈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여러 이견들이 오갔다. 결국 최우수상에는 황도연 씨의 <공원, 분리된 공간 Separated space>으로 돌아갔고, 우수상은 김문기 씨의 <함께 즐겨요>, 박호광 씨의 <공원의 기(旗)>, 그리고 허란 씨의 <아이들의 휴식은 즐거움이다>로 결정됐다.

 

 여가의 공간에서 대도시의 일반적 특성 포착 높이 평가


 최우수상 <공원, 분리된 공간>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무엇보다도 휴식, 여가의 공간으로 여겨지는 공원에서 대도시의 일반적 특성을 포착한 데 있었다. 그러니까 황도연 씨는 19세기 후반, 엥겔스가 ‘영국 노동자 계급의 위치’라는 글에서 지적한 도시 군중의 자폐적인 소외현상을 서울의 공원들에서 여실히 잡아냈다. 주변에 초연한 채 오직 자신과 자신의 대상에만 몰두하는 도시 대중의 양상을 예리하게 카메라에 담았기 때문이다. 그는 도시민들이 무의식적으로 드러내는 타인에 대한 철저한 무관심, 그리고 자신만을 향하는 집착을 공원의 일상 정경 속에서 적절히 포착했던 것이다. 그러나 아쉬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분리’의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해 중앙에 나무를 의도적으로 항상 배치한 ‘순진함’이 눈에 거슬렸다. 중앙의 ‘분리대’가 없었더라도 사진을 볼 줄 아는 관객이라면, 도시 군중 속에 내재하는 소외, 고독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차분한 사진언어, 소재의 집중성, 파격적 앵글 돋보여


 우수상 <함께 즐겨요>는 공원에서 일어나는 일상의 다양한 표정들을 차분한 사진언어로 얘기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장면을 과장하거나 극화시키지 않고, 시민들이 자연스레 연출하는 제스처, 동작을 감칠 맛나게 포착했다. <공원의 기>는 태극기라는 소재의 집중성과 사진적 열정이 호평을 불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태극기의 의미 탐구보다는 소재주의에 빠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아이들의 휴식은 즐거움이다>는 파격적 앵글과 사진의 우연성을 십분 활용한 카메라 워크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파격적인 구도, 대상에 과감하게 다가서는 적극성이 돋보인 훌륭한 포트폴리오였다. 그러나 소재가 아이들의 한 놀이장면에만 국한되어 아쉬웠다.

 

제목붙이기, 너무 문학적이거나 지나치게 설명적


 예전 경우에도 마찬가지였지만, 이번 심사에서도 참가자들의 ‘제목 붙이기’는 여전히 문제였다. 거의 모두 제목들이 너무 문학적이거나 지나치게 설명적이었다. 독자 혹은 관객의 이해력을 믿으면서 제목 붙이기에 고민한 흔적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못하는 제목, 이미지의 대상 혹은 성격을 문자로 다시 반복하는 순진함 혹은 자신의 사진 선정에 타당성을 부여하려는 억지스러움은 거의 모든 출품작이 피하지 못한 결점들이었다.
 그렇다고 사진 제목 붙이기에 어떤 원칙, 규범이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규칙이 없기 때문에 사진 제목 붙이기는 작가들 모두의 고민거리다. 그러나 분명히 적절한 제목, 이미지를 돋보이게 하는 제목, 관객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제목은 존재한다. 제목 덕분에 포트폴리오의 의미가 더 확장되고 깊이를 더하는 예를 흔치는 않지만 우리는 마주친다. 다음 워크숍에서는 좋은 사진 포트폴리오에 멋진 제목이 붙는 그런 응모작을 기대해본다. 현명한 제목 붙이기는 언제나 쉽지는 않지만 주변의 의견을 적절하게 경청한다면, 좀 더 심사숙고한다면 어느덧 우리의 필 끝에 다가오는 지혜임에는 틀림없다.   
 최봉림 (한국사진문화연구소 소장)

 

◇심사위원 소개

 최봉림

00407214401_20111020.jpg 한국외대 불어과와 서울대학교 불문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파리 10대학에서 박사준비과정(D.E.A)을 마쳤고, 파리 1대학 미술사학과에서 ‘손의 초상과 사진’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과 경원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겸임교수를 역임했고, 현재 가현문화재단 부설 한국사진문화연구소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번역서로는 로잘린드 크라우스R. Krauss의 <사진, 인덱스, 현대미술>(궁리, 2003)이 있으며, 저서로는 <에드워드 슈타이켄>(디자인하우스, 2000), <세계사진사 32장면, 1826~1955>(디자인하우스, 2003) 등이 있다. 2006년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서울)와 2010년 공근혜 갤러리(서울)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전시기획으로는 <삶의 시간, 시간의 얼굴> (서울 토탈미술관, 2001) 등이 있다.
 
 신미식
00407763101_20111020.jpg 1962년 경기도 송탄 출생. 여행과 다큐멘터리의 경계를 넘나드는 사진가다. 80여 개국을 돌아다니며 1년에 절반 이상을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을 만나며 특별한 삶을 살고 있다. 신미식은 여행본능을 일깨우는 생동감 넘치는 글과 사진으로 평범한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특별함을 꿈꾸게 한다. 대학에서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했다.
 서른에 처음 카메라를 장만했고, 서른한 살에 카메라를 들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이후 20년 동안 프리랜서 사진가로 활동하며 다양한 매체에 글과 사진을 연재했다. 서울대학교, 숙명여자대학교 등 여러 대학에서 특강도 했다. 저서로는 <머문자리> <떠나지 않으면 만남도 없다> 등 20여 권을 펴냈고 전시는 몽골&아프리카 (충무아트홀 : 2011) 등 10여 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정은진
1319073911_00407268501_20111020.jpg 서울대 동양화과, NYU 티쉬 사진과, 미주리대 언론대학원 포토저널리즘과를 졸업했다. 미주한국일보 뉴욕지사 근무. 2004년부터 프리랜스 사진기자로 활동. 2004년말 태국에서 쓰나미 발생 이후 상황을 촬영한 사진이 <뉴욕 타임즈> 1면 톱으로 실렸다.
 2007년 아프가니스탄의 산모 사망률을 다룬 포토 스토리로 프랑스의 세계적인 보도사진전 <페르피냥 포토 페스티벌>에서 CARE 상 그랑프리를 차지하는 등 다양한 수상경력이 있다. 콩고의 성폭력 현실을 고발한 포토 스토리 ‘콩고의 눈물’로 2008년 페르피냥 포토 페스티벌에서 또다시 수상했다. 저서로는 아프가니스탄 생활을 담은 수필집 <카불의 사진사>와 콩고의 성폭력 고발 르포 <내 이름은 ‘눈물’입니다>, 브라질 결핵과 콩고의 성폭력, 중동분쟁등 취재기를 담은 <정은진의 희망 분투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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