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고원길에서 (성수 오암 - 성수면)
쓰린 상처 위를 덮어주는 딱정이처럼
희눈은 세상을 포근하게 덮어서
고추밭 인삼밭도 하얗게 눈 덮여 빛나고
데미샘에서 시작되어 남해바다에 이르는
섬진강 물줄기도 설경 속에서 햇빛 받아 빛나고..
가마솥에 간수 적당히 넣은
장작불 연기 자욱한 포동마을 마을회관
하얀 순두부 구수하게 익어가고
열여섯에 왜놈들 눈 피해 산골로 시집온
반용마을 황점순 할머니의
수줍은 웃음도 하얗게 빛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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