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심에서는 시간의 흐름을 감지 하기가 어렵다.
허나 농촌에서는 들판에 나가 보면 하루가 다르게 모습이 변하고 있다.
무논에 겨우 고개를 들던 벼들은 이젠 녹색정원을 이룬다.
엊그제 꽃피던 감자는 벌써 수확을 기다리고
노지의 고추는 열매를 맺고, 옥수수는 사람의 키를 잰다.
열흘전 마른 땅에 고개 처박고 있던 고구마 잎은 한여름 땡볕에도 싱싱하다.
풀이 못자라게 막은 검은 비닐사이로 참깨잎들이 무더기로 고개를 내밀고,
김장철에 쓸 쪽파는 온밭을 가득 메우고, 감자밭 뒤로 다시 콩을 심었다.
농부들은 참 부지런하다. 손바닥 만한 땅도 그냥 두지 않는다. 뭐든 뿌리고 심고 키운다.
땅은 생명이다. 생명의 원천인 땅 , 그 땅이 점점 없어진다.